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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평론

​경북일보 ‘마음의 길’ 출간…반세기 문학 여정 결실
아트코리아 | 조회 178
경북일보 2025. 8. 29
 
이태수 시인, ‘마음의 길’ 출간…반세기 문학 여정 결실
‘비움과 초월’ 주제…78편의 시 담은 23번째 시집
 
곽성일 기자 승인 2025.08.28 19:22 지면게재일 2025년 08월 29일(금)
 


등단 반세기를 넘어선 이태수 시인이 스물세 번째 시집 ‘마음의 길’(문학세계사)을 펴냈다.
‘마음의 길’은 이태수 시인이 반세기 넘는 시력(詩歷)을 통해 끊임없이 탐구해온 비움과 초월, 자아의 본질이라는 주제를 집약한 시집이다. 삶의 풍진 속에서도 본질을 찾고자 하는 그의 시선은, 독자에게도 “내 마음의 길”을 묻는 조용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올해 초 낸 ‘은파’ 이후 다시 선보이는 이번 시집에는 ‘이 풍진세상에서’, ‘내가 나를 찾아’, ‘목어(木魚) 울음’, ‘강가의 저물녘’, ‘은피리 판타지아’, ‘달항아리’, ‘겨울 입새에서’, ‘한밤의 눈’, ‘거울 앞에서’, ‘먼 여정(旅程)’ 등 78편이 수록됐다.
 
△현실 초월에서 본질적 자아로
이태수 시인은 일관되게 삶의 근원과 의미를 지성적 사유와 감성적 상상으로 추구해 왔다. 이번 시집은 그 여정의 새로운 지점이다. 그는 현실적 자아를 비우고 내려놓음으로써, 본래의 자아와 마주하는 경지를 보여준다.
“잃어버린 나”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삶 속에서 비움의 철학을 실천할 때 다시 만날 수 있는 존재다. 그의 시는 그 비움과 내려놓음이 곧 자아를 회복하고, 자연의 순리에 맞닿는 길임을 일깨운다.

△ 대표작 ‘달항아리’의 울림
“어두운 마음에 순백 달항아리 하나 / 데려와 앉혔으면 좋겠습니다 … 마음속에 끌어당기면서 동경했습니다.”
시 ‘달항아리’는 마음속에 순백의 달항아리를 앉혀두고 싶은 간절한 동경을 노래한다. 내부가 비어 있기에 오히려 무한을 담아낼 수 있는 달항아리는, 비움으로 충만을 얻고자 하는 시인의 소망을 상징한다.
그의 눈길은 일상의 풍경에도 머문다. ‘솔숲길을 걸으며’에서 소나무들이 마음 낮추듯 등을 굽힌 모습 속에서 깨달음을 얻고, ‘겨울 입새에서’에서는 비워야 비로소 본래의 나가 살아난다는 사실을 환기한다.
 
△ “그래도 지금 여기가 좋다”
시집의 또 다른 결은 현실 긍정과 순응이다. ‘그래도 지금 여기가’에서 시인은 몸살을 앓으면서도 “이만하면 다행”이라고 말하며, 채우려 하기보다 비우고 내려놓는 삶을 택한다.
그에게 “지금, 여기”는 단순한 체념이 아니라, 마음과 몸이 하나 되어 자연의 흐름을 따르는 삶의 지향점이다. ‘한밤의 눈’에서는 환몽적 이미지 속에서 본질적 자아와의 만남을 암유하며, 자아와 세계의 합일을 꿈꾼다.
 
△반세기 문학 여정의 결실
197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태수 시인은 ‘은파’, ‘먼 여로’, ‘유리벽 안팎’, ‘나를 찾아가다’, ‘거울이 나를 본다’ 등 다수의 시집과 ‘잠깐 꾸는 꿈같이’, ‘먼 불빛’, ‘유등 연지’(육필시집) 등 시선집을 펴냈다. 또한 ‘예지와 관용’, ‘현실과 초월’등 여섯 권의 시론집을 통해 시인과 비평가로서의 발자취를 동시에 남겼다.
그는 한국시인협회상, 한국가톨릭문학상, 상화시인상, 천상병시문학상, 동서문학상, 대구시문화상 등을 수상했으며, 매일신문 논설주간, 대구한의대 겸임교수,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1ffcbb13.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00pixel, 세로 721pix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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