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암 돌계단 / 정하해


비가 내려도 새벽은 붉었다

먼데 북소리처럼 나무를 두드리는
그 소리, 떨어져 내 등에 한 짐 경쾌하다
처음부터 그대가 오르는 중인지
내려가는 중인지 생각 않기로 했지만
한 발 옮기면 그대는 서너 발쯤 길어지고
가쁜 호흡을 쉬게 하면 그대가
쳐드는 산으로 하여 내가 절벽이다
내 전부 그러쥐고 오르는
~중략~
어쩌랴 그 비늘 밟아야 오를 수 있는
저 세상 밖의 암자를
이 또한 천근만근 사람이라는
죄목에 해당되는 일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