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역에서 내릴지 / 박숙이
‘저 이번에 내려요’라는
레쓰비 캔 커피 광고처럼
나 이번 역에서 갑자기 내릴지
미련이 꽉 붙잡아
몇 정거장 더 지나서
생의 어느 역에서 내리게 될지,
문득, 열차처럼 스쳐 지나가는
그 광고 카피에
내 삶이 슬쩍 비친다
풍경 같은 그리움 손 턱 놓고
준비 없이
나 어느 역에서 하차하게 될지
ㅡ 계간 《시산맥》 2024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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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숙이 시인
경북 의성 출생
1998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동시), 1999년 《시안》 시 등단.
시집 『활짝』 『하마터면 익을 뻔했네』.
2019년 서정주문학상 및 대구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