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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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활짝 표지 그림

박숙이 시인의 시들에는 살면서 마주하는 자잘하면서도 평범한 생활의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와 생기있는 물결을 이룬다. 무심히 스쳐지나가는 법 없이 시선을 던지는 시인에게 되풀이되는 일상과 범상한 자연의 현상들, 일반적인 이웃의 모습들은 시의 주된 소재가 된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서의 상념은 긴장된 날들 가운데에서도 삶에 대한 긍정을 보여주고 있으며(「싱그러운 퇴근 길」) 가을이 되어 붉어진 산세는 경이로움 그 자체를 나타낸다(「시월은 만장일치로」). 별 것도 아닌 돌을 보고 세상의 “신비를 발견한 듯” 즐거워하던 이웃(「커리어우먼들」)에게서 시인은 인간의 순수성을 찾아낸다.
결코 특별할 것이 없다고 간주되는 생활들 속에서 진실의 속내를 발견하는 시인에게 삶은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진리로 채워져 있는 것이다. 허위와 기만으로 가득 차 세상이 온통 무용함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는 가운데서도 시인의 눈은 그 속에 웅크리고 있는 진리를 찾아내곤 한다. 물론 이때의 진리란 다름 아닌 삶을 향한 열정과 닿아 있는 것이다. 진리는 곧 삶에의 치열한 지향성이 빚어내는 순금 같은 인식의 결과물인 까닭이다. 이는 삶을 향한 의지가 없는 한 인식도 진리도 없음을 의미하거니와 박숙이 시인이 발견하는 진리는 곧 그가 추구하는 삶에의 의지가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를 짐작하게 한다. 시인은 그 누구보다도 순연하게 생에의 지향성을 나타내고 있다. 
- 김윤정(문학평론가)
박숙이(朴淑伊) 경북의성출생, 청구문학대상, 신라문학대상,  209대구문학상, 1998년 매일신춘문예(동시)당선, 1999년 시안신인상당선, 대구문인협회회원, 대구펜문학회회원, 대구문학아카데미, 시집 <활짝><하마터면 익을 뻔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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