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딱한 나무
- 박숙이-
나무라고 싶지 않은 빼딱한 나무, 근처 복숭아나무 중, 맨 날 생각을 비틀고 있는 빼딱한 나무가 있다 직립을 거부하고 질서를 거부하고 부러지거나 어느 한 가지가 정의의 반대쪽으로 휘어져 있는 안전망에서 훅 벗어난 감수성이 풍부해 보이는 빼딱한 나무가 있다 지루한 직진에서 탈출하고 있는 삐딱한 길을 찾아 즐겁게 헤매고 있는 저기 저 위태위태한 생각이 엇나가고 있는 나무 한 그루 그 삐딱함을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