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평
그의 독자적인 회화작업이 전통기법과 만나고 있음은 눈여겨 봐야할 요소이다. 그의 벽화는 고대 중국의 벽자(壁字)화법, 바로 그것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서양미술의 전성기에 유행하는 스터코Stucco기법과 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이처럼 그의 작업이 역사 속에서 발견되는 사실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닌 것으로 믿어진다… 잊혀졌던 우리 것의 개발이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는 오늘날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알맞은 형식을 찾아내는 일은 모든 예술가들의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때 돌을 통해 자기 것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작가가 우리 곁에 존재한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권 영 필(고려대 교수 ‧ 美學)
자연의 오브제로부터 상징기능의 오브제로 만들려는 데서 시작되고 있는 김삼학의 돌그림은 방법론적으로는 돌이 지니는 ‘神話的 분위기와 歷史的사실’을 탐구함으로써 가능해졌다. ⋯ 그리고 테마의 내용을 그가 현실에서 겪고 있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비극적인 인식과 정반대편이랄 수 있는 유토피아적인 것으로 집약되어진다… 주제의 해석에 있어서도 종래의 충실한 설명과 구상적 묘사를 벗어나 생략과 상징적 묘사가 두드러졌다. 이를 특정지어〈記號>에 가까워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궁긍적으로 말해 어언 10년 모색의 결정으로서 그의〈石畵〉가 가지는 의의란 무엇일까. 이 점에 관해서는 역시 그의 지론인 〈꿈꾸는 돌〉로 응답될 수 있을 것으로 믿어진다. 즉 그는 돌을 통하여, 또는 돌에 의해, 말하자면 돌에다 그림을 그려 넣음으로써 자신의 꿈을 실현코자 한다는 것이다.
김 복 영(홍익대교수 ‧ 美術評論家)
김삼학의 돌그림은 재해석 캔버스에서 탈피, 그의 화면을 입체감있는 돌로 바꾸고 있다⋯특히 기존의 물감에서 탈피, 붉은 흙 등을 안료로 채택한다. 이런 연후에 끌로 긁어내면, 그 누루는 힘의 강도에 따라 몇 번째 바탕색깔이 드러나게 될 지가 결정된다. 특히 돌의 바탕이 드러날 때는 인위적 채색작업과 도르이 고유색이 융합되어 재미난 효과를 이룬다⋯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친숙한 소재들이 한데 어우려져 자연적 소재인 돌 위에 펼쳐진, 태고적 낙원의 정경처럼 여겨진다.
김 혜 주(미술평론가)〈新東亞 ‧ 1991.9월호〉
김삼학의 石畵에 나타난 효과는 처음에는 자연적인 묘사에서부터 차츰 양식화(Stylization)의 과정을 거쳐서 그 독특한 석화의 형식을 완성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마치 그것들은 동굴벽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신기함으로서 오늘날의〈인간의 이야기〉의 시리즈가 전개되어 간다. 그것들은 돌의 결과, 표현대상의 마티에르 Matiere가 혼화되면서 놀라운 표면질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정 점 식(서양화가)
김삼학의 돌그림은 원형에로의 회귀욕구라는 예술의 본래 면목을 떠올린다⋯ 그것은 종교적인 사원이나, 무속적인 성전속에서 흔히 발견되는 원형적인 이미지의 모습들이다. ⋯ 그가 나타내는, 또는 나타내려고 애쓰는 형상들은 돌 위에 '그려진‘것이 아니라 ’돌의 품속에 편안히 잠겨‘있다. 이럴 때 그의 돌은 재료로서의 돌이 아니라 ’꿈꾸는 돌‘이며, ’黙示의 돌‘이 된다.
이 하 석(詩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