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이명재 제20회 개인전 /
2013. 10. 1 ~ 10. 6 /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145x72.5cm,오후의 물빛2013-3,Oil on Canvas
72.7x53cm,근원201315,Oil on Canvas
72.7x53cm,근원201313,Oil on Canvas |
72.7x53cm,근원201313,Oil on Canvas |
1369의 부분,근원201314,Oil on Canvas
90.9x60.6cm,근원201312,Oil on Canvas
145x94cm,근원201311,Oil on Canvas
116x72.7cm,근원201310,Oil on Canvas
72.7x53cm,근원20139,Oil on Canvas |
72.7x53cm,근원20139,Oil on Canvas |
90.9x60.6cm,근원20138,Oil on Canvas |
90.9x60.6cm,근원20138,Oil on Canvas |
100x50cm,근원20135,Oil on Canvas
100x50cm근원20134,Oil on Canvas |
100x50cm,근원20133,Oil on Canvas |
130x89.9cm,근원20132,Oil on Canvas
145.5x72.5cm,근원20131,Oil on Canvas
90.9x64.5cm,도라지꽃이 피었네20133,Oil on Canvas
100x50cm,꽃이 피었네20132,Oil on Canvas
72.5x36cm / 꽃이 피었네20131,Oil on Canvas
100x50cm,오후의 물빛2013-2,Oil on Canvas
90.9x65.1cm, 오후의 물빛2013-1,Oil on Canvas
145x72.5cm,오후의 물빛2013-3,Oil on Canvas
“대나무竹” … 찍어내고 그려지고, 만들어내 숲을 이루다.
대나무작가로 알려진 화가 이명재가 평면에서 입체 작품으로 작업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처음에 배경적 요소로 자리한 한지 작업이 한지죽韓紙粥으로 빚어져 대나무 부조浮彫로 형상화 되었기 때문이다.
결코 부러지지 않는 강인함의 상징이기도 한 대나무가 좋아 주로 대나무를 테마로 작업에 전념해온 그의 작품세계 저변에는 자연주의 사상이 깊게 녹아 있다.
청정한 자연에서 올곧게 은일隱逸하는 대나무는 도교적道敎的 관점에서 볼 때 한마디로 속세를 떠나 숨어사는 은자隱者의 상징성이다. 하여 대나무 문양은 언제나 올곧고 굳센 형태가 강조되게 마련이다. 댓잎竹葉의 형태는 겸손과 절개를 상징하듯 밑으로 숙이고 그 마디는 속이 텅 비어 있으면서도 강인하고 유연하다.
춘하추동 사시절 절기가 아무리 바뀌고 세월이 변해도 고유의 푸르름이 변치 않아 예부터 학식과 덕행이 높은 군자君子의 품격을 상징하는 도교적 신선사상에 비유되어 왔다. 때문에 옛 선현先賢들은 화폭에 묵화墨畵를 칠 때에도 무한한 허虛와 맑고 깨끗하고 고요한 정靜과 한가롭게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망忘과 속세를 초월한 무無가 있어야 한다는 신선사상의 감성感性에서 대나무를 조형미로 창조해 수기지심修己之心으로 삼았다고 한다.
특히 한지는 한국의 자연현상 속에서 발견돼 인류와 함께 형성되었고 그 과정에서 우리 한민족의 정서와 혼이 담겨진 표현 매체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 현대미술에 있어서 한정된 범주의 재료적 개념만으로는 그 장르를 구분하는 그 자체가 의미가 없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 이명재가 즐겨 사용하는 한지는 침투성과 흡수성, 질긴 성질 등 천년고래千年古來의 조형미에 더하여 평면적인 작업뿐 아니라 입체적인 표현도 모두 가능한 물성으로 회화에 적용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변화로 평가된다.
애초 작가가 한지작업을 시도하게 된 것은 평소 작업실로 사용하던 폐교 교실 마룻바닥에서 우연히 나뭇결의 입체적인 형상들을 발견하면서 부터였다고 한다. 그 입체적인 형상을 화면으로 옮겨야겠다는 육감에서 시도해본 것이 바로 종이 탁본. 마룻바닥에 한지를 대고 물을 품고 조심스럽게 두드려 대상물의 양각과 음각에 따라 한지를 도드라지게 한 다음 종이 위에 원하는 색을 올리면, 표면의 양각부분은 색이 남고 음각부분은 흰바탕이 남게 된다. 이 경우 나무결 문양은 자연스레 종이 위로 옮겨지고 작가가 대나무 마디나 댓잎 등을 그려 넣을 수 있는 배경이 된다는 것이다.
한지 탁본 작업은 색의 변화와 찍어내는 종이의 재질에 따라 여러 차례 반복 실험해 볼 수 있는 장점도 있으며 특히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색상, 즉 초록, 황토, 주황 등 시간과 계절의 변화에 따른 감정적인 요소를 반영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기법이기도 했다. 나무의 단면을 탁본한 한지가 가지는 느낌은 바로 자연의 섭리와 생동감이 살아 있고 그 생동감이 형태의 자유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작가 이명재의 근작에서는 손으로 그려지던 대나무가 입체적인 부조기법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종이죽 반죽으로 대나무 형상을 그대로 떠내어 탁본으로 형상화된 배경적 이미지 위에 붙이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한지 종이죽으로 만들어진 대나무는 인위적으로 색을 가하지 않았으며 희게 그대로 남겨 놓거나 아님 배경과 함께 자연스레 어우러지도록 탁본 당시 사용했던 색상들을 조금씩 가미할 정도로 표현하고 있다. 이렇듯 작가 이명재의 화면은 조형 언어의 최저 단위인 선線으로 환원還元되어 하나의 정신성을 구현하고 있다. 한지라는 매체 자체가 어찌보면 한국적 체질을 그대로 지니고 있으며 지극히 소박하면서도 민감하고 담백하면서도 친밀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의 일상적 생활공간, 그 정감의 표상이기도 한 것이리라. 그리고 그것을 작가 이명재는 가능한 있는 그대로 되살리고자 집념을 쏟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미애 (미술학 박사 · 수성아트피아 전시기획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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