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0    업데이트: 25-04-21 09:22

언론&평론

[매일신문] [책보따리] ‘인생이 내추럴해지는 방법’ 外
관리자 | 조회 23


◆간절함은 늙지 않는다(박지영 지음/ 시인동네 펴냄)

1992년 '심상'으로 등단 후 시와 평론 등 다방면에 걸쳐 활동하고 있는 중견 시인 박지영의 다섯 번째 시집. 시인은 일상을 채우는 수많은 마주침의 순간을 포착해 작품으로 빚어냈다. 특히 이번 시집에서 두드러지는 주제는 언어와 글쓰기에 대한 자의식이다.

이러한 시인의 의식은 품사의 하나인 '부사'(副詞)와 사과 품종 중 하나인 '부사'(富士)의 동음 관계를 이용한 시 '부사'나 '밤'과 '밤'(栗)의 동음 관계를 이용한 '밤 까먹는 밤' 등에서 잘 드러난다. 전자의 시에서 시인은 사과 상자에 갇혀 말라가는 사과의 형상을 "형용사는 버리고/ 동사로 누워 있는 부사"로 표현함으로써 언어적 동음 관계 이상의 의미를 발견해내고 있고, 후자에서는 '밤'의 의미를 모호하게 만듦으로써 새로운 의미 형성의 가능성을 실험한다. 128쪽, 9천원.




신중언(shyoung3@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