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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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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332 업데이트: 26-09-17 12:19
신작소개
26, 시와시학 직무유기 연꽃 조산원
관리자 | 조회 7
직무유기
ㅡ정 숙
밥이 되고 싶었다 따끈따끈 하얀 쌀밥이 되어
모든 이의 가슴을 데워주고 싶었다
짜면 짠 대로 매우면 매운 대로 악어의 눈물도
상추 쌈 싸 듯 감싸줄 수 있다 믿었다
곧 쓰러질 듯 슬픈 표정으로 쌈을 싸야하는데
그래야 나를 얇은 유리잔처럼 모두 착각하는데
조화처럼 멍하니 맨날 웃기만 하면 속울음도
그러려니 오지랖바보가 된다
갈비찜이 김치 찌게 불고기가 맛있다고 하지
아무도 밥 덕분에 맛있다고 하지 않는다
이쪽저쪽 세상이치를 모르니 내가 나 자신에게
벌금 매겨야 하는 건가
연꽃 조산원에서
큐피드 화살이 비너스를 겨냥했나?
서로 질투하느라 아치랍고 숨 막히면서
탄생의 길고 긴 순간 기다리다
끓어오르다가 마침내 폭발하는 순간
산파가 몽고반점 찰싹 때려야 깨어난다
메마른 연못 속 활짝 웃도록 울어야 한다
우렁찬 여름 보고서에 새삼 살아있다 환호
전달하려 칠월 삼정지는 울다가 웃느라
연잎들 쓰러질 듯 말 듯 자지러진다
난 그걸 기록한다는 핑계로
바람 눈동자 속 필라멘트 깨우자 말자
노랑나비들 연분홍 관능에 취해 비틀거린다
전류 흐르며 향불이 켜지는가
팔순 할머니도 감히 생산을 꿈꾸는지
밑뿌리 근질거린다며 손뼉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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