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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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부 갈대를위하여 질기고도약한숨줄고르느라 지친날개의뼛조각들 얼마나더잘말려야 비워버린그몸속길이 바람이된영가의흐느낌이 숨결깊은피리소리로거듭 태어날수있을까 <2010년 만해 님시인상수상작> 50 초경, 들장미 피어나던날 열네살적사월눈부신햇살아래서비눗방울을불고 놀았지요종일무지개따라다니다가그비눗방울의동 그라미에그만갇히고말았어요 해는뉘엿뉘엿하는데아랫도리뜨끈뜨끈진홍빛꽃잎 꽃잎피어나면서가시도삐죽삐죽돋아나더니 난 탱자가시 울타리 밑에 웅크리고 앉아 훌쩍이고만 있었는데 냇물 건너 노을 지는 하늘이 내그림자를 저보다 더 진하게물들이고있었어요 51 첫남자 여자는 향기도 가시도 함께 지녀야 한다며 찔레꽃울 타리둘러놓고 헝클어진내생을참빗질해주시던 내태초의첫남자 아버지 당신, 내 눈길 벗어나지 못해 지금껏 기억의 어느 끄 트머리에매달려 물먹은별* 반짝이고있는가 * 정지용의‘유리창’에서 눈물을뜻함 52 코브라 누가사람사막을건너고있는가 지금 사하라사막에홀로걷는저목숨고독, 새파랗게 벼린피리소리의절대고독을홀로듣고있는가 세상바람의 적 위협하려 긴 혓바람으로 작고 매서운 눈알이불꽃내쏘고있는데발구르고박수치며바람의 춤을춘다고얼버무려넘어갈것인가 53 바람다듬이질소리 시집살이삼십년에바람구멍숭숭다뚫린저여자 허파, 간, 쓸개 몽창 빼내어주고온갖잔소리의 통북어들한데모아쿵닥쿵다닥, 제가슴다듬이방망이질하고있는가, 이한밤중에 54 불의심판 불알이란 불의알, 불의씨앗 그렇다면불씨가된단말인가 한 집안에서불씨꺼뜨리면여자는가차없이보따리 싸야했다는데 씨받이몇씩들여대기도했다는데 검은 비닐봉다리는여성의가장비밀스런몸꽃입술, 고추씨앗이싹틔워불씨살려이어져내려갈남정네들 의고달픈성지순례길 이불두덩이가자정의지구돌리면서 사느냐, 죽느냐불의심판을받고있다 55 선풍기랩소디 어느 꽃잎살결 보드라이 안고 있을 바람끝은 어디메 더뇨어린바람의왕자가장미가시에물뿌리고있을그 먼사막은또어디던가 따지며 어르고 보챈다 성내고 윽박지르기도 하면서 날파람속바람길들이느라허덕허덕 바람의오르가슴을향해 온몸허리엉덩이돌리고, 달려가고있다 56 어느젓가락장단을위하여- 어느 부부2 밥상에놓인깍두기를집을까말까오직별일아닌문 젯거리에만 좀팽이처럼 골몰하면서 이승밭고랑을 매고 있는 그러면서도 먼저 떠나보내고 나면 홀로 남아 뼛골의 그림자까지 욱신욱신 시려 올어느부부, 아직도 몸집, 몸길이맞추느라삐거덕거리는가 57 밥그릇을위해물구나무서다 제뿌리헐벗는줄모르고하늘하늘키만키우는대나 무들고집틈에거꾸로매달려가랑이찢어지도록흔들 건들거리는 어머니, 아버지 당신울타리넘어질까봐애면글면, 그비바람멎어달 라며 댓닢피리로모내기철초사흘달빛치성드리고있다 58 백지, 흰 어둠을받쳐들다 왜이리무거운가 티없이맑은이한목숨하늘이 잠못드는밤A4 용지한장에동공빛을모으면희 디흰뼈와뼈틈서리가차츰열리면서검은그늘이보이 기시작한다 찢기고 짓이겨지는 고단한 한 생의 비명이 어둠속에 서 어둠을 밟고 다가온다 저하얀눈부심아래얼마나 많은눈빛이젖어빛나고있는가 젖은그무게때문에세상그림자하늘이저리도어두 운가 어둡다못해오히려희게보이는가 그흰그림자의뼈마디가저어둔눈빛위에서 연꽃을피워올리는가 59 흰소의울음징채를찾아 딸아, 네 몸도마음도다징이니라 한번울때마다둔탁한쉰소리지만그날갯죽지엔 잠든 귀신도깨울수있는울림의흰그늘이서려있 단다 살다보면수많은징채들이네가슴두드릴것이니 봄눈이기려는매화매운향이낙엽까지휩쓸어가려는 높새바람의춤이한파를못견디는설해목의목꺾는 울음소리가 이모든바람의징채들이너를칠것이나 그렇다고자주울어서는안되느니라 참고웃다가정말로가슴이미어질때 그럴때만울어라 울고울어네흐느낌슬픔의밑뿌리까지 적시도록, 징채의 60 무게탓하지말고네떨림의소리그늘이 은은히퍼져나가도록 눈내리는이밤, 아버지 그말씀의거북징채가새삼저를울리고있습니다 61 엘리베이터사랑-할아버지와 손자, 상사와 부하 직원, 시어머니와 며느리 누가빈허공바닷물을되질하고있는가 스승과학생 서로지켜야할수직의위엄 층계따라육신의무게더싣거나 욕망의짐덜어내리기도하면서 적절한관계끊어지지않도록애정의수하물싣고 오늘도끝없는상승과하강을되풀이한다 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