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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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부 월광소나타-달빛여자2 물너울이살비늘툭툭터뜨리며 피아노건반몸살나도록두드리는데 그여자 흐드러진제꽃잎씻어내리고있다 밀려왔다가 다시밀려가는 그고랑깊은선율의되풀이에휘감기면서 그사이 까아만씨앗하나가눈을뜬다 그시간, 먼산속에서곰한마리 달을덥석문다 끝내는붑괴어어쩔줄몰라컹컹울부짖으며 34 연꽃-곝1 바람에쉴새없이몸흔들리면서도 시린발견디며진흙을밟고서서 곧사라질 목숨, 이슬방울을 잠시라도햇살에한번더빛나도록 소중히떠받들고있다 35 이슬염주-곝2 진흙갈퀴에발목잡혀 오직하늘우러르고있을뿐 밤새손벌려무슨간절한 발돋움하고있으면 그아침이슬방울모아 햇살이 백팔염주를꿰고있다 36 눈물이슬-곝3 헐벗겨진몸, 썩은냄새나는뻘에파묻혀 진종일흐느끼며오래서있어본이가 하찮은이슬방울안고도 낮결에몸내어줄줄안다 시린발견디며별들이어둠속길내느라 밤새빛, 굴리는소리들어본이가 다른이들의눈물방울 햇살에빛나도록떠받들줄도안다 37 두부-불의여자1 내업장도 자꾸갈고익히면저리*나스르르해지는가 얼마나속이더문드러져야 누구에게나숫접은 살보시로 새로태어날수있는가 38 시, 를 위한 광시곡-불의여자2 어느덧끝이무뎌져버린남자가아닌 다른이의힘찬펜촉이몸속흔들면서 백지에 빗금, 마구잡이긋기를몰래꿈꿔 앙큼스런 뭇사내들이제펜촉을밤낮으로 담그고싶도록섹시그리한 잉크통 그리하여 함께친빗살무늬 거미줄에옴짝달싹못하게가두어 가슴진저리치게하고픈 그런시한편건지고싶어어러이 가슴에불붙은저여자 39 깊은상처가때론빛을키우는가 진주조개는 어쩌다뛰어들어온모래알, 뱉어버릴수없는 그상처가슴에안고살아가면서 쌓이는외쪽생각*의시간과손잡고 뱉어내려고몸부림치다치다가 그냥끌어안고같이되새김질하며뒹굴며 미운정고운정서로자리다툼하다가 사랑이라는얄궂은운명속으로갇히면서 자신도모르게빛을발한다 흙에묻힌항아리가김치를익히듯이 캄캄한지하창고가포도주를익히듯 어둠속에자신을가두고 늪이되어제다솜**을고이키운다 * 짝사랑 ** 애틋한 사랑 40 뿌리에도땀방울이있는가-늪의여자2 이제사눈이뜨이는지 아침산책길, 벚나무에옹기종기앉아 하늘우러러기도하는 하얀봄들이 꽃이아니라새삼뿌리의땀방울로보인다 봄을꽃피우기위해 겨우내어둔땅속에서곡선으로서로엉켜 다독이다가, 뾰족한돌멩이를끌어안거나 직선으로무작정바위를뚫으면서 온갖몸부림치며불을지폈을텐데 결코나서서생색내지않는걸보면서 이봄, 캄캄한내어둠을뭉쳐언젠가 자잘한풀꽃이라도피워 속눈썹밑 불밝혀보리라발가락끝에힘을줘본다 이제껏뿌리없는꽃이라도피우겠다고 마른나무가지에매달려허둥거리던 내가, 41 구멍걩3-입술 묘하게도요작은문양이 화사한꽃무늬수다뱉어낼때마다마음속 봄도겨울도엇갈리는 철따라묘한향기뿜어내는 음순으로 나비부르는붉은장미꽃이었다가 금세깨진유리그릇이되어 누군가의가슴에박히는사금파리였다가 어느새관음보살이되어자근자근 그상처쓰다듬다가 대신아파하며울어주기도하다가 42 초조(初潮)*-석류1 열다섯딸아이의젖망울 부풀어오르다가 철없이뜨거운여름기운이기지못하는가 어느날기어이붉어지는속보여줄까봐 옳게여물지도못하고 가슴긁혔다고짙붉은울음보터트릴까봐 멈출줄모르는시간의한가지를잡고 종일어미는살얼음판을밟고간다 * 초경(初經), 첫 달거리, 첫 개짐 43 수련-모르스부호2 시어른과쿵쿵찹쌀떡찧던작은 돌호박에 어른들돌아가시고집정리하면서 층층시하육남매맏종부라는 강산이세번바뀌는동안의 그미궁속추억으로남기기위해 물을채우고수련을심었다 살벌하도록문꼭꼭닫아건꽃봉오리 다섯개오래도록맺혀있었는데그중한송이가 어제가슴을먼저열었다 열고나면햇살가득히품어안은속 저리곱고붉은데 어둠만끌어안고서로날카로운부리로 쪼아댄건아닌지돌이켜보라는듯 44 어처구니사랑-모르스부호3 아파트 베란다에서먼지만덮어쓰고한십오년살아 남은 맷돌한짝, 신혼 시절 오래된적산가옥에서4대 가 아래위손잡고정답게또는눈물콧물을섞어넣으 며두부콩을갈던시절잊지말라며눈흘끔거리더니 언제부터인지 그손잡이, 어처구니 빠진 자리에 파란 사랑초싹이자라고있다증손자업고다독거리시던시 할머니, 돌아가시기 전 간절히 용서를비시던시어머님 의적막이고인눈동자와응급실에서말씀대신맏며느 리인 내손바닥에손가락끝꼭꼭누르시며뒤를부탁 하시던시아버님, 삼십 년간그분들의숨막히던숨결들이, 새록새록 다시 자라고 있다 머지않아 분홍 꽃송이도 몇피어나 겠지 45 네바다를난알고있지-기러기아빠 넌밤마다피흘리고있지바다밑으로철길을놓으려 다가파도에밀려나고 부딪치면서 온몸 상처투성이로 피 철철 흘리고 있지 그래도다음날밤이면 또비뉘한* 바다품속으로잠수하며 그러다무리무리** 괭이갈매기되어 끼룩끼룩울며하늘을배회하기도하면서 그런모습날마다바라보는난어쩔수없어 흔들리고만있지 해초가되어물결에휩쓸리며 기러기아빠인네울음소리들어주는것밖에 아무것도할수없어난또미치도록흔들릴뿐이지 그런어느날부터깊은바다멀리서칙칙푹푹기적이 이명처럼들려오고 해저 터널이뚫렸다며밤마다기차를타고손흔들며 먼수평선찾아어딘가로 46 떠난다는걸난알고있지 * 비릿한 ** 가끔 이따금 47 안동간고등어-간이밴여자 맛이있다는것은 간이잘들었다는말인가 간이잘절여졌다는것은 간잽이*가 소금을맞갖게잘뿌렸다는말이겠지만 제고향바다를떠나그골짜기까지 험하고도먼길을이리치이고저리치이다보니 그성깔, 생속다죽이고 저절로푸욱절여져나긋나긋짭짤한 그맛이들수밖에없는것이리라 무심히흘러가기만하는시간과터진생채기에 덧씌워뿌리는사람사이의소금말고는 매정스런칼바람에다살과살부딪히는비린내와 뒷골목썩은냄새나는 삶의현장만한 간잽이가또어디있겠는가 * 입맛에 바로맞게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