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03    업데이트: 25-10-17 10:13

자유게시판

빙하, 혹은 커튼콜
관리자 | 조회 64
빙하, 혹은 커튼콜
                 
 
 언제부터 싹트기 시작한 것일까 얼음에 꽁꽁 갇혀있던 연민이 틔운 싹, 뿌리의 떨림 거부할 수 없었던가? 칼미움 다 내려놓고 싸늘한 눈빛 열쇠로 풀어 저 따스한 물결 따라가면 온갖 오물로 가꾸어진 쓰레기 더미 구경 할 수 있을텐데
 
 세상 꽃들이 루즈 색깔 가꾸다 꿀벌을 말벌로 바꾸고 있는 아름다운 이들 바닷물이 넘치거나 말거나, 매순간 꺾어버리는 저 나무젓가락 숲 태워버리거나 말거나 지구의 모든 관절 삐걱거리는 소리 시작한 애증의 논리, 그 전류들 밤낮 꿈속 뻗어나가고 있으니
 
  사람 사이 얼음벽 무너진다는 것은 서로 간의 벽 허물어 온천지 햇살 입술 피워 향기 스며든다는 것인데 왜, 바닷물 넘치고 고래들 숨가삐 해안으로 밀려나야 하는지 여기 저기 흔들리는 지축 벌, 나비들 암수 가리기 애매한지 어디로 숨어버렸는가
 
 어느 순간부터 사람의 마음 닮아 녹아내리는지 사랑 천사들 피어날 순서 의심은 의심을 낳고 혼돈에 빠진 종이컵, 종이접시가 오늘도 나무 수백 그루 베어내고 있는 현장 찾아 떠내려가고 있다
 
  설산은 하늘 잣대와 본분 잊어버린 채, 점점 뜨거워져 가는 입김으로 마음 빙벽 무너뜨리고 있을 뿐인가! 노을은 제 거친 혓바닥 해 삼켜버리고, 바다는 핏물 넘쳐 해안선 지우고 있는데, 벙어리뻐꾸기 한 마리 암전된 뱁새 둥지 안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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