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속 여자 10
해와 달의 초침 소리 숨어있다
그 리듬의 맥박 소리에 맞춰 꽃봉오리 지고
또 다시 맺힌다 긴 시간 새침 떨다가 어느 날
새벽부터 입을 열 몸단장해야한다
정오에는 선명하게 붉은 빛깔 드러내다가
하오엔 차츰 입술을 오므린다
재깍재깍 소리에 귀 기울인다
낮 동안 가둔 햇살과 바람 그리고 안개와
어둠을 섞어 제 생의 향기를 만들어 낸다
다시 새 아침이면 그 *향그럼 뿜어내도록
하늘과 땅의 맥박이 그 고운 입술을 재촉한다
한 일주일 동안 그 *향내 다 소진하고나면
자신의 흔적 다 지워버리고
제 뿌리에 걸린 인연의 끈 차마 잘라버리지 못 해
다시 해와 달의 숨소리에 맞춰
저만의 향을 만들어야하고
*향기의 여러 표현: 향그럼, 향내, 향
36
제 4부 구멍論 및 선과 줄
구멍論 1
-------막힘 또는 뚫림
막힘은 죽음인가
마음 문을 꽁꽁 닫아걸었던
겨울 땅이 얼마나 숨이 막혔던지 드디어
숨구멍을 열기 시작한다
뾰족뾰족 새 움들을 틔워 한숨 크게 내쉬면서
세상 환하게 불 밝혀볼 작정인지
그 한숨으로 밀어, 밀어 올린
새싹과 꽃들은 땅의 숨구멍이자
언어요 몸짓이요
열명길이라며, 봄은
바로 구멍이
길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골짜기마다 숨구멍을 틔워
저리 화안하게 봉화를 피워 올리는 것인가
37
구멍論 2
-해어화
나는 한 때 세상과의 문을 닫아걸고
마늘처럼 겨울이 얼린 땅, 어둠 속
녹슨 철문에 기대어 매일
자신의 분노 뽀드득 씹으며 살아왔다
모든 게 남의 탓이라고
수없이 가시에 찔린 상처 어루만지면서
그러던 어느 봄날 내 몸의 가시가
자신을 찌른다는 걸 *믄드시 깨닫게 되었고
한 줄기 빛을 찾아 세상 밖으로
새싹을 깨워, 화해의 손길로
막힌 숨통을 틔우려 *맛문하다 보니
비로소 환한 눈빛이 봄을 밀어 올리는 것 같아
가시를 매운 향으로 녹여
사람들에게 뭔가 말을 전하려는데
내겐 그 통로가 없어
혼자 핀 *들꽃바람에 그저 흔들리고만 있었더니
*문득 *몹시 지치다 *조어
38
구멍論 3
-입술
묘하게도 요 작은 문양이
화사한 *꽃무늬수다 뱉어낼 때 마다 마음 속
봄도 겨울도 엇갈리는
철따라 묘한 향기 뿜어내는
음순으로
나비 부르는 붉은 장미꽃이었다가
금세 깨진 유리그릇이 되어
누군가의 가슴에 박히는 사금파리였다가
어느새 관음보살이 되어 자근자근
그 상처 쓰다듬다가
대신 아파하며 울어주기도 하다가
*아름다운 수다 의 조어
39
갯바위
---선과 줄 1
바다는
산을 갉아먹으려 쉼 없이 몸부림이고
산은
그 바다 밀어내느라 잠 한숨 못 들고
그 틈새 작은
돌부처 하나 가부좌 틀고 앉아
산은 산으로서
바다는 바다로서
서로의
경계線, 지켜야한다며
미세기의* 시달림으로
제 온 몸 찢기고 부서지는 줄 모르고
세월없이 목탁 두드리며
경전파도 뒤적이면서
*밀물 썰물
40
밤길
------선과 줄 2
큰길에서 연등 밝혀들고 급히 흘러가는
시간의 물살
그 틈새에서 떨어지는 미세한 먼지 입자들이
조용히 가라앉고 있는 듯하지만
실은 그 앙금들끼리 처절한 혈투를 벌이거나
삶이란 깃발 아래서 칼날을 갈고
사람은 자신의 마음이라는 그릇 크기에 따라
제 별자리 만든다고
어둠의 장난, 숨은 소용돌이가
어떤 이는 부처로
어떤 이는 사형수라는 지울 수 없는
붉은 線을 키우기도 한다
그 모든 것 위장하기 위해
밤은 마녀의 빗자루를 타고
알록달록 휘황한 불꽃들을 피워 올리기에
가로등은 밤 내 잠들지 못 하고
41
밤을 태우는 힘에 대하여
------선과 줄 3
초겨울 어느 밤
‘불타는 조개’
간판을 붙잡느라 바람에 펄럭이며 안간힘을 쓰는
포장마차엔 온갖 사람들이 소주 한 잔에
고집스런 서로의 선, 지우며
시달렸던 하루를 씻어 내리고
그 자리엔 회전의자의 높낮이도 아파트 평수도 상관없이 곰장어 굽는 불길이 지글지글 추위를 녹여주고 공들여 키운 아들을 사랑이란 덫에 잃어버린 아버지, 울며 늘어놓는 푸념도 공사장에서 죽도록 일하고도 품삯을 받지 못한 어느 아저씨의 쓰린 가슴도 같이 따뜻이 데워주면서 그 시간만큼은 서로 순대 속처럼 끈끈한 피로 엉켜 시린 추위를 달래주고
하찮은 조개 몇 개와 막창들이 그리고 떡볶이까지 아무 힘없어 보이는 것들끼리 어울려 어둠을 몰아내려 불 지피며 세상을 움켜쥐고 끌어당기거나 끌어안는
힘, 그 힘이 부러워, 부러워
밤의 깊이도 잊은 채
42
삶의 형장에서
--선과 줄 4
산다는 건 선 긋고 줄 잇는 일이라
어떻게 선을 잘 치느냐에 따라 세상이 달라지는데
꼬마물떼새는 비포장 길에 알을 품다가
다가오는 트럭에 깔려버리고
개개비는 갈대밭에 둥지를 틀어
보금자리 떨어질까 전전긍긍하고
동고비는
까막딱따구리 둥지에 진흙으로 제 몸 맞춰
담을 쌓지만 곧 돌아온 집 주인이 허물어뜨리고
자연이 사람들에게 세 들었는지
사람이 자연에게 세 들었는지, 지극히 애매모호한
경계선
그 아슬아슬한 선에 매달려
그 선들의 다툼 때문에 태풍 루사에게 산채로
소나 돼지를, 사람까지 제물로 바치는 것인가
43
숨바꼭질
-선과 줄 5
무당거미가 제 선의 조형, 그 거미줄에 걸린
낙엽으로 몸을 숨긴다
천적 삼광조를 속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점 연두 왕거미는
연둣빛 잎에 죽은 듯 엎드려 숨죽이고
노란 거미는 노오란 꽃 속에 숨어
밤낮 예고 없이 일어서는 어둠의 독 가시를
이기기 위한 내 위장술은 웃음뿐인가
그것이 바로 내 목숨의 꽃이기에
더 절실하게 게워내도록 밤잠 설치지만
아직 그 실마리 잡지 못해, 이제까지 내가
엮어온 거미줄들이 아침 이슬 한 방울에
끊어질 듯 흔들리고
오늘도 내 시의
안식처, 나의 우주가 흔들리고
44
어떤 차선위반
--------밤도장 찍는 여자
나의 처용은 내내 샐쭉해진 눈 꼬리 내리지 않는다
노래방엔 가기 싫다고 누차 말했는데 어젯밤
기어코 옆집 부부와 같이 가자더니 말꼬리의
꼬투리 풀지도 않고 볼트만 꼭꼭 조이면서
내 눈길이 그 밤 내 그 남자 가슴에 안겨
몸부림을 쳤다나, 내 원 참
알콩달콩 이 정도는 그래도 행복이지
뉴스에서 중앙선 침범으로 한 가족이 다 세상
하직했다는 보도 보다 관계있는 낱말 줄긋기 하듯
차선 약간씩 넘나들며 사는 것도 참, 맛일 텐데
흥, 가끔 내 인주에 이웃집 *연장으로
밤 도장을 찍을 수도 있지 뭘 그래
우격다짐 몰래 해보지만
오늘밤도
선, 하나 제대로 긋기에도 역부족이다
내 불운한 시처럼
*남성
45
線에 관한 명상
-선과 줄 7
창경원 쇠창살인가
어릴 때 그렇게 가보고 싶었던 동물원,
호랑이, 오랑우탄, 비단뱀, 악어들
*소마를 보면서 서로의 영역 최대한의 허풍과
비장의 무기로 선을 긋고 있었지
갇힌 열망들이 활화산 되어 흘러내리는
용암, 저 붉은 악마들의 응원과
축구 선수들의 건널 수 없는
운명의 강,
회전의자를 향한 집념보다 더 강렬하게
승자와 패자라는 선 하나를 긋기 위해 오늘도
공 하나가
온 세계를 미치게 하는 이 시각
저 벽과 벽 사이
너와 나 사이에 거미들은 목숨으로 줄을 치고 있고
모래사막에선
지금 방울뱀, 고슴도치가
숨길 막히게 서로의 생명줄 노려보고 있지
*오줌의 점잖은 표현
46
밤벌레
----선과 줄 8
시집 식구와의 딱딱한 껍질
허물지 못해
성냥 개피 똑똑 분지르고 있던 날
비슬산에서 주운
알밤들에
밤새 벌레들이 뒤엉켜 두터운 *아람의 껍질
선의 성곽을 허물어뜨리고 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 무엇보다
가슴속으로
마음의 틈을 파고드는 것이 제일이라며
속내 파고들어 보라는 듯이
서로 사이에 터널을 뚫으면서
이빨로 서로 할퀴고 물어뜯기보다
가슴과 가슴이 뜨겁게 만나야한다며
입술 열어 넌지시 일러주며
* 잘 익은 열매
47
직선과 곡선
-----접시 깨는 여자
직선은 피가 차갑다
장미정원에 앉은 35평 빨간 벽돌집 그 내부 칸칸이 가로막은 기하학적 선들 시어머니와 며느리 올케와 시누이 그리고 동서와 동서 사이에 교차되는 차가운 눈빛들이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녀들 간의 뜨거운 곡선 끈끈하게 엉킨 실타래와 같이 한 지붕 밑에 얽혀 *옭매여 있다
서로 토우가 되길 강요하는
직선의 외줄타기에 갇힌
맏며느리
차가운 유리 접시 깨트리며
곡선을 만들려고 끙끙거리고 있다
*옭아 매이다
48
제 5부 중심론 및 수몰지구
가로등이 켜지면
-중심論 1
하루살이와 불나방들
자신이 하찮은 존재인 줄만 알았다가
죽어서야
제 기름으로 어둠 속 불 밝힌다는 걸 깨닫고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었다는 것과
산다는 것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
49
분수
-중심論 2
여직 바위 굴리고 있는
시지프스 형벌은 분명 아닌데
제 욕망의 끈 놓지 못하고
바스러진 몸 다시 추슬러 채찍질하며
*소쿠라지다가
늘 그 자리 떨어진다
기둥을 아무리 높이 세워도
하늘은 볼 때마다 한발씩 뒤로 물러서 있고
물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땅을 벗어날 수 없다는 걸
깨닫지 못 한다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線을 그리고 있다
삶의 끝, 죽음이 뻔히 보이지만
살아가는 사람들처럼
*물결이 굽이쳐 용솟음치다
50
얼음 축제
-정리해고 1
소나기 오던 한 여름에 그는 얼어버린 것인가
뿌리부터 서서히 차가워 오는 자국 느끼면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크리스탈 식탁 등 아래
노란 앞치마 두른 아내와 분홍빛 뺨의
남매들이
퇴근시간 통통 달려와 품에 안겨
꺼칠한 수염 자국에 볼 비비던
고 햇빛 달빛 몽우리들
낡은 흑백 사진 속 한 장면으로
멈춰지고
여름 한파에 사업도 가정도 다 잃어버린 그 남자
조금씩 녹아내리다가 다시 굳어버리는
얼음 조각상이 된 추억의 단맛들 애써 핥으며
역 대합실 의자에 누워 봄꽃 자지러지게 피우던
그 시절의 꿈 길게 청해보는 것인가
51
진눈개비
----------정리해고 2
누가
하늘의 거대한 얼음날개 속 깃털 정리하는가
시나브로 희끗희끗한 눈발들 떨어지고
춤추는 듯 흔들리다가
바람 세게 회오리치면 갑자기
화살, 직선이 되어
어둠의 끝 모르는 누군가의 여린 가슴에
사정없이 내리꽂히는
저
얼음 *꽃창날들
*조어, 꽃처럼 날아와 꽂히는 것들
52
초겨울
-정리해고 3
빈 *펀드기
누군가에게 알곡 다 빼앗겨버린
볏단끼리 서로 기대서서
시린 몸과 마음
비비며
어깨 다독여주면서
*넓은 들
53
달팽이 우화
-수몰지구 1
운문 댐 수몰지구 장씨 아저씨
누덕누덕 기운 꿈 보따리 짊어지고 상경하더니
온몸의 뼈와 살 다 짜내어 10여 년
달동네 벌집 한 칸 마련하였더니
이제 육신의 힘 허물어지고 있는
등뼈 위에 그 벌집 하나 짊어지고
노을 지는 삶의 비탈길을
허덕허덕 오르는 모습 뒤엔
무슨 하늘의 운세인지
서울에서
집 한 채 등에 지고 태어난
달팽이 한 마리
제라늄 이파리에서 보란 듯이 기어가고
54
달맞이꽃
-----수몰지구 2
효성병원 꽃밭 한 귀퉁이에 숨어
잎 다 떨어뜨리고
온 몸에 조명등 작은 전구 휘감고 있는가
누렇게 말라 비틀어
발끝에 낙엽 몇 장 맴돌고 있는
가출한 뒤
역전 뒷골목에서 밤마다 불 밝히고 반짝이며
제 병든 꽃 파느라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들이던 길거리의
숨은 꽃
그 헐벗은 여자 하나
하늘 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젊은 산모들 몰래 훔쳐보며 한숨만 쉬고
55
제 6부 모르스 부호 및 석류
폐가
----모르스 부호 1
어머님, 팔순 문턱에 서 계신다.
살아가기 위해 가족을 위해 서까래 정렬시키듯
정성스레 두레밥상을 차리시던 분
이제 무너져 가는 당신의 빈집에 갇혀
밤마다 저승길의 어둠, 혼자 바라보시며
등뼈도 헝클어지고 귀에선 와글와글
저승사자들이 하얗게 밤잠 설치시게 하지만
그래도 집지킴이 구렁이와 시들어 가는
꽃밭에서
낮이면 채송화, 맨드라미 씨앗 뿌리시는
어머님의 여윈 몸 점령하려
*집터서리 애호박 다 따버리고 없는 빈 덩굴이,
마른 댕댕이가 발 뻗으며 휘감고 있지만
무너지는 한 쪽 지붕을 이고
한 때 실했었던
대들보, 때 지난 *철개이 *날감지처럼 삭아가고
*집의 바깥 언저리 *잠자리의 경상도 방언 *날개
56
수련
--모르스 부호 2
시어른과 쿵쿵 찹쌀떡 찧던 작은
돌 호박에
어른들 돌아가시고 집 정리하면서
층층시하 육남매 맏종부라는
강산이 세 번 바뀌는 동안의
그 미궁 속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물을 채우고 수련을 심었다
살벌하도록 문 꼭꼭 닫아건 꽃봉오리
다섯 개 오래도록 맺혀있었는데 그 중 한 송이가
어제 가슴을 먼저 열었다
열고나면 햇살 가득히 품어 안은 속
저리 곱고 붉은데
어둠만 끌어안고 서로 날카로운 부리로
쪼아댄 건 아닌지 돌이켜보라는 듯
57
*어처구니 사랑
---------모르스 부호 3
아파트 베란다에서 먼지만 덮어쓰고 한 십 오년 살아남은 맷돌 한 짝, 신혼 시절 오래된 적산 가옥에서 4대가 아래 위 손잡고 정답게 또는 눈물 콧물을 섞어 넣으며 두부콩을 갈던 시절 잊지 말라며 눈 흘끔거리더니
언제부터인지 그 손잡이, 어처구니 빠진 자리에 파란 사랑초 싹이 자라고 있다 증손자 업고 다독거리시던 시할머니 돌아가시기 전 간절히 용서를 비시던 시어머님의 적막이 고인 눈동자와 응급실에서 말씀 대신 맏며느리인 내 손바닥에 손가락 끝 꼭 꼭 누르시며 뒤를 부탁하시던 시아버님,
삼십년간 그 분들의 숨 막히던 숨결들이, 새록새록 다시 자라고 있다 머지않아 분홍 꽃송이도 몇 피어나겠지
*맷돌의 손잡이
58
자목련
--------모르스 부호 4
이른 봄
자줏빛 어린 꽃봉오리들
하늘 우러르며 서 있는 모습이
*우멍거지 수술 잘 된 어린 고추들이 아닌가
아들, 아들하며 그 고추 높이 치켜세우며
자랑스레 거풍시키면서
맵고 씩씩하게 잘 자라서
세상 어둡고 깊은 고랑 모두 뒤집듯이 벌떡 벌떡
일어서보라면서
정화수 한 사발로 기원하던
옛 어머니들 보인다
*우멍거지 수술; 포경수술
59
학처럼
-------모르스 부호 5
가랑잎 떠나버린 겨울 가지 위에서
홀로 임종의 시간 견디며
생의 마지막 시간 힘들게 조율하고 있다
어머님,
앉혀드리면 날갯죽지 힘없이 늘어뜨리며
자꾸 허리 꺾으며
미음 한 모금 겨우 부리 들어 넘기게 하면
살아온 설움과 기쁨 모두 내려놓으려는지
미안한 마음으로 냄새나는 *매화 꽃송이들
계속 요 위에 부려놓는다
가끔 헛것들 보인다며 허공에 손 그어대더니
곧 홀가분히 날아가려는지
지친 날개 몇 번 퍼덕거리다가 *이승잠에 든다
이제는 꿈 아닌 꿈에서 깨어나지 않으려는가
* 대변 *병중에 자꾸 잇대어 자는 잠
60
우주에서 *변쓰다
------모르스 부호 6
응급실은
지상의 인간들이 마지막 인사 나누는 대합실인가
아버님, 이미 지상과 우주 공간을 오르내리고 온 식구 *콜콜히 우닐면서 손잡고 흔든다. 그중 내 손바닥에 마지막 남은 힘을 모아 손톱 끝으로 꼭꼭 누르더니, 맏며느리인 내게 당부할 말씀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세상모르는 바보 같은 며느리 일일이 가르치느라 참, 지독한 *숨질이었는데 살면서 그 전문 속에 담긴 언어들 풀다보면 어깨는 더 무거워지고 그동안 정성으로 가꾸던 긴장의 끈, 철사를 더 꽁꽁 옭아매어
아무리 조여도 멋대로 비틀어져
볼품없이 *은결든, 당신의
분재를
오늘은 어느 별에서 아스라히 바라보고 있는가
*암호로 말하다 *매우 슬프게 시끄럽 울어가며 *숨결 *상처가 내부에 있는
61
세한도 이후
-----모르스 부호 7
그 시절, 남편 따라 고향을 떠나
가을걷이 다 한 뒤 떨어진 벼이삭으로
허기진 고개고개 넘더니
까막새 과수원을 다리품으로 가꾸면서
온갖 전쟁의 잔해들 지혜로 물리쳐야 하는
그 길에서도 꿈을 버리지 않고
능금나무들 사이 언덕의 원두막 밑에
들장미 키우면서
뒤뜰엔 매화와 목단 꽃 흐벅지게 피워내면서
5남매 정정히 키운 아흔 고개 넘은 어머니,
병든 어린 아들과
다 키운 아들 둘 일찍 가슴 골짜기에 묻어두고
긴 세월 허리 굽은 고향 집 소나무 아래
어머니, 한 폭 수묵화로 가물거린다
푸른 하늘 한 점 짊어지고 서서
62
*초조 [初潮]
------- 석류 1
열다섯 딸아이의 젖망울
부풀어 오르다가
철없이 뜨거운 여름 기운 이기지 못하는가
어느 날 기어이 붉어지는 속 보여 줄까봐
옳게 여물지도 못하고
가슴 긁혔다고 짙붉은 울음보 터트릴까봐
멈출 줄 모르는 시간의 한 가지를 잡고
종일 어미는 살얼음판을 밟고 간다
*초경 初經, 첫 달거리, 첫 개짐
63
꽃뱀의 내력
--------석류 2
그 열매 속엔 뭔가 깨달은
뱀이 똬리를 틀고 앉아 제 알들을 품고 있는지
바깥세상에서 불고 있는
회오리바람에 대해 소곤소곤 얘기 들려주더니
그 알들이 제 비늘에 짙은 살빛 꽃물 들여
소슬히 바람 부는 어느 날
온 몸 꿈틀거리며 그 맛의 수위를 가늠할 수 없는
꽃뱀으로 눈뜨고 있다
64
제 7부 노을꽃
삼색표범나비
-노을꽃 1
들장미 붉은 꽃물에 물들어가며 수많은 나비들이 꿀의 毒, 맛에 젖
어 나풀나풀 흐느끼는 바람, 바람에 떨며 말없이 달려가는 시간의 물
살에 바르르르 쫒기다가
65
산다화
-노을꽃2
온종일 *해넘이하늘 등에 지고
달아오르다 못해
넘실거리는
불의
저
눈 빛
*해를 넘기는 하늘
66
사리 익어가는 냄새
---노을꽃 3
그 여자
서산마루 등 두드리며 오미자 찻물 진하게 우려내다가 물거울에 열난 몸 비춰보다가 *바아치며 산다화 꽃물에 같이 젖어들며 내일의 씨앗을 고르는가 밤의 비릿한 화염 피워 올리고 있다 먼 바다가 활활 타오르고 있다
그 불의 파도에 휩쓸리며 바람의 하루 넘기다보면
어느새 검버섯 꽃들만 *해 자욱 피어오르고
어디서 *다따가 깨달은 비구니의
사리 몇 알 익어가는가
생솔가지 타는 *내미 온 누리 진동한다
*서두르며 *많이 *중도에 갑자기 *냄새의 경상도 방언
67
불새 날아오르다
-----노을꽃 4
서산마루 불새 날아오른다
돌아오는 하루치 노동의 해를 삼키고
날개 펼치며 일어서자 붉어진 속 깃털이 풀풀 날린다
그 몸뚱이 씹히느라 핏물이 뚝뚝 떨어지며
하늘 가장자리로 *에떼르가 풀려나간다
*마취약
68
불의 눈빛
-노을꽃 5
해를 삼킨 그 힘으로 다시
불새, 날아오른다
훨훨 날아올라 아이들 꿈속으로 길 아닌 길을 낸다
그리곤 초승달에 걸터앉아 맑은 향피리를 분다
그 가락들, *달빛살 되어 흘러내리며
화살 맞은 제 새끼 가슴에 묻는 어미 새의
피맺힌 울음 빛으로
봄밤, 연둣빛 새순 싹틔우는 바람의 따스한 가슴 빛으로
연인들 주고받는 불의 눈빛으로
보는 이들의 가슴 속 빛깔에 따라 다르게 빛을 뿌린다
*달빛줄기
69
네 바다를 난 알고 있지
-기러기 아빠
넌 밤마다 피 흘리고 있지 바다 밑으로 철길을 놓으려다가 파도에 밀려나고
부딪치면서 온 몸 상처투성이로 피 철철 흘리고 있지 그래도 다음 날 밤이면
또 *비뉘한 바다 품속으로 잠수하며
그러다 *무리무리 괭이갈매기 되어
끼룩끼룩 울며 하늘을 배회하기도 하면서
그런 모습 날마다 바라보는 난 어쩔 수 없어
흔들리고만 있지
해초가 되어 물결에 휩쓸리며
그 울음소리 들어주는 것 밖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난
또 미치도록 흔들릴 뿐이지
|
그런 어느 날부터 깊은 바다 멀리서 칙칙 푹푹 기적이 이명처럼 들려오고 해저 터널이 뚫렸다며 밤마다 기차를 타고 손 흔들며 먼 수평선 찾아 어딘가로 떠난다는 걸 난 알고 있지
*비릿한 *가끔 이따금
70
안동 간 고등어
맛이 있다는 것은
간이 잘 들었다는 말인가
간이 잘 절여졌다는 것은
간잽이가
소금을 *맞갖게 잘 뿌렸다는 말이겠지만
제 고향 바다를 떠나 그 골짜기까지
험하고도 먼 길을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보니
그 성깔, 생 속 다 죽이고
저절로 푸욱 절여져 나긋나긋 짭짤한
그 맛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리라
무심히 흘러가기만 하는 시간과 터진 생채기에
덧씌워 뿌리는 사람 사이의 소금 말고는
매정스런 칼바람에다 살과 살 부딪히는 비린내와
뒷골목 썩은 냄새나는
삶의 현장만한
간잽이가 또 어디 있겠는가
*입맛에 바로 맞게
71
과녁을 찾아
쌍심지 켠 눈 꼬리로
지그시 깨문 입술로
가슴 속 끓어오르는 불덩이로
나는 매 순간 불화살을 쏘고 있다
이미 쏜 화살들은 *잼처 돌아올 수 없는데
덧없는 상처 남기며 과녁을 뚫고 나간 그것들은
모두 어디에 떨어져 있을까
빗물이 새는 양철 지붕 밑인가 아니면
추녀 끝 퇴락한 풍경 속인가
보리 이랑 흔들고 있는 푸른 파도는 아닐 터이고
바람의 발톱 사이 숨은 때처럼
까만 분함 같은 것들 끼리끼리 현기증 되어
언젠가 내 핏속에 회오리바람 일으킬
기회, 엿보고 있는가
인과처럼 다시 기회 엿보고 있는가
*다시
72
세포분열
*흐놀한 씨앗 하나에
얼마나 많은 눈물방울 매달려 있는 것인지
내 코바늘에 걸린 털실이 점점 불어나
무지개 빛깔 코트를 엮어나간다
머릿속은
떨어지는 그 씨앗들 주워
첫정이 누구였던지 대학 새내기 시절
꽃시계 탑 아래 벤치로 걸어본다
그래, 가슴 두근거리던 첫 미팅의 키 큰 남자
유들유들 기름기 흐르지만
눈 꼬리에 걸린 초승달 어딘가
그늘이 드리워져 있던 그
의사가 된 몇 년 뒤 느닷없이 복상사했다는데
코바늘은 *세우 몇 코 씩 건너 뛰어
신호위반을 하고
창 바깥엔 어느 새
진눈개비가 마른 단풍나무 가지 적시고
*그리운 *자주
73
꼬리가 길면
유월 아침을 펼치느라 바쁜 산 중턱에서
치레도롱뇽이 뉘 집 꽃봉오리 꺾으려다가 들켰는지
헐레벌떡 소나무 밑으로 도망가는데
메꽃 줄기들이 그 꼬리를 붙잡고 꽁꽁 묶느라
안간힘이다
난 산딸기 훔쳐 따먹다가 온 손등과 뺨까지
긁혔으면서도 그 광경에 신이 나
* ‘꼬시다 꼬방시다’
불난 집에 부채질이다
엉덩이에 달린 꼬리 더 잘릴까봐 흠칫 더듬어본다
내가
*고소하다의 경상도 사투리
74
[시인의 산문]
잃어버린 금싸라기들을 찾아서
-정 숙
사랑하는 처용님
여자가 하필 왜 시를 쓰느냐고요? 글쎄요. 저도 처음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비싼 밥 먹고 왜 하느냐고 빈정대기도 했었지요. 그 죄 값으로 짙푸른 파도 출렁이는 동해 물빛 같은 시간 다 보내고 늦깎이 시인이 되었지만요. 잃어버린 그 금싸라기들을 다시 되돌려 찾기 위해 두 눈 혈안이 되었다고 할까요? 고 작은 빛의 알갱이들이 보물찾기 하는 것처럼 뜻하지 않은 곳에 숨어 절 기다리고 있더군요. 옛날 하찮게 여겼던 것들이 이제 그 본 모습을 드러내며 조곤조곤 온갖 얘기 꾸러미들을 풀어놓으니 어쩌겠어요. 도리 없이 받아 적어야지요. 그것들은 누렇게 찌든 낙엽, 탱자나무 가시, 오동 꽃과 돌멩이 속에도 깊은 바다가 파도치고 있다며 저를 꼬집고 다그치기도 하면서 무조건 발가벗고 헤엄을 치라고 꼬드기더군요. 전 거름지고 장에 따라가듯이 그냥 따라갔을 뿐이지요.
그런데 산 넘어 산이고 강 건너 가시밭이고 같은 게들이 서로의 발 물고 늘어지듯이 잡아당기기도 하고 말씀으로 생살에 빗금을 긋기도 하면서 온갖 훼방을 놓긴 했지만 시는 제 밥이고 집이고 애인이었기에 또한 많은 위안을 주기도 했어요.
늦바람은 감당할 수 없는 힘으로 압력을 넣어 가슴 속 깊이 내재된 용암을 폭발시키고 말았어요. 전 그저 받아 적었을 뿐, 그런데 끝도 없이 밀고 나오더군요. 그것들을 새끼처럼 꼬아서 밧줄을 만들어 우물 속에 빠져 허우적이는 제 모습을 건져 올렸어요. 그것은 썩은 밧줄이 아니었던지 제 생명을 구했지요. 거듭 태어날 용기와 힘을 준 것이지요. 이젠 신기가 들었는지 눈도 귀도 말문도 열려 귀뚜라미들 웃는 소리도 들린다니까요.
사실 전 눈과 귀 모든 감각을 열어두고 잠자면서도 기다렸어요. 혹시 언제 찾아오실지 모르지만 그 님이 찾아오실 때 옷자락이라도 붙잡아 그 향기나 흔적 남기려고.
시에서 겸손을 찾다 보면 긴장이 흩어지거나 내숭을 떠는 것처럼 보인다는 핑계로[사실 시는 행간에 많은 보석을 감추며 내숭떠는 일인데] 너무 시건방을 떨지나 않았는지 걱정이군요. 전나무가 키만 뻣뻣이 키워 거드름 피우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몸 어느 곳 약간만 눌러도 곧 눈물을 쏟아낸다는 얘기 들으셨나요? 쓰러지지 않기 위해 더 긴장해야만 하는 뼈아픔도 우리 서로 다 아는 일 아닌가요?
처용님, 당신이 아무리 말려도 전 오월의 장미 꽃잎이 하르르 지는 이유와 쓰라림을 그림으로 그릴 겁니다. 그리고 눈을 뜨고자, 말문을 열고자 하는 이에게 도움을 줄 것입니다.
시는 쓰는 것이 아니라 보고 듣고 느끼고 깊이 생각하며 상상의 나래를 달고 훨훨 날아오르는 일이지요. 길에서 장미 가시에 찔린 바람이, 바람에 뺨맞은 가랑잎이 훌쩍이는 소리 들리는데 의리에 사는 토종 경상도 처용아내가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겠어요. 말도 안 되지예. 그나저나 곧 벚꽃이 바람기 화들짝 피워내는 봄밤일 텐데 우야지예. 예? 서방님!
75
*정 숙의 시어사전
[참고]
김재홍의 ‘시어사전’
이응백의 ‘아름다운 우리말을 찾아서’
삼국유사
두시언해
국어사전
이상규의 경북방언사전
1낮달
*어무이,-어머니의 경상도 방언
*영가-영혼
2월광소나타
*흐드러진 -썩 탐스런
*붑괴어----끓어 뒤섞이어
3한여름밤의 몽상
*쓰렁쓰렁-남모르게 비밀히 하는 모양
*발싸심- 몸을 비틀면서 비비적거리는 짓
4눈물이슬
*낮결-한낮에서 해가 저물 때까지
5토란잎이
*해껏- 아침부터 해가 질 때까지
6 두부
*나스르르해지다----부드러워지다
*숫접은----순박하고 진실한
7 시를 위한 광시곡 -76
*어러이--미치도록
8기둥을 찾아
*곁에서 도와줄 ---곁비할
*점점 심해지는 ---시난고난
*석양 --야지랑해
*몹시 지쳐 몸이 떨리는 현상 -----속바람
*옆에서 도와주다------------옆들다
9봄밤이라예
*봄밤입니다----봄밤이라예 [경상도 방언]
*고요하고 쓸쓸히 ----오롯이
*소용돌이 *깊이 잠든 --물뉘누리 귀잠든
*진초록빛 -갈매
*굽은 길-에움길
*생글생글 웃으며 재미있게 지껄이며------새살거리며
*자궁-아기집
10 폐타이어
*서북풍 -된하뉘
*먼바다 -난바다
*시드럽다. 고달프게 -시드러이
*늙고 병들어 쭈그러진 여자-버커리
*수고로이-이삐
*여러 사람을 사귀느라--閱人[열인]하다
11합궁하는 날
*몸의 모양, 태도 -몸맨두리
*작은 풀싹이 돋아나는 봄철 -잔풀나기
*순한 말로 구슬리다-궁글리다
76
12꽃에는 달무리가
*성질이 독살스러운 -사박스런
*마음이 순하고 곱게 -수련하게 -----77
*바쁜-바아치는
*열매-여름
13 꽃의 은유를 찾아
* 허겁지겁 -헝겁지겁
* 미친듯이-어러이
*맨몸-살몸
*환장하다-환심장하다의 다른 말
14깊은 상처가 때론 빛을 키우는가
*짝사랑-외쪽생각
*애틋한 사랑-다솜
15느티나무
*어머니 -어매
*짧은 -노루꼬리
*한 생애-한 뉘
16 낙화암
*어린나무-보드기
17 분갈이를 하며
*사랑-괴욤
18 시월봉숭아
*시월에 핀 봉숭아꽃 -늦깎이
* 뒤쫓아 -미조차
*구슬픈 뼈아픈-애왇븐
19 구멍론 2
*문득-믄드시
*몹시 지치다-맛문하다
*들꽃바람[조어]
20 갯바위 --------78
*밀물 썰물-미세기 *경전과 같은 파도
21어떤 차선 위반
*남성의 성기-연장
22 線에 관한 명상
*오줌-소마
23 밤벌레
*잘 익은 열매-아람
24직선은 피가 차갑다
*옭아 매이다-옭매여
25 초겨울
*넓은 들-펀드기
26 폐가
*집의 바깥 언저리-집터서리
*잠자리 -철개이 [경상도 방언]
*날개-날감지
27 어처구니 사랑
*어처구니; 맷돌의 손잡이
28 자목련
*우멍거지 수술; 포경수술
29 학처럼
* 대변 -매화꽃송이
*병중에 자꾸 잇대어 자는 잠-이승잠
30 우주에서 변쓰다 -79
*암호로 말하다 -변쓰다
*매우 슬프게 시끄럽 울어가며 -콜콜히 우닐며
*상처가 내부에 있는-은결든
31 초조[初潮]
*첫 달거리-----초경[初經], 첫 개짐
32산다화
*해를 넘기는 하늘-해넘이하늘
33 사리 익어가는 냄새
*서두르며 -바아치며
*많이 -해
*중도에 갑자기-다따가
34불의 눈빛
*달빛줄기-달빛살
35 네 바다 속을 난 알고 있지
*비릿한-비뉘한
*가끔 이따금-무리무리
36 안동 간고등어
*입맛에 바로 맞게-맞갖게
37 과녁을 찾아
*다시-잼처
38 세포분열 ---------80
*그리운 -흐놀한
*자주-세우
39 꼬리가 길면
*고소하다-꼬시다. 꼬방시다[경상도 방언]
40 가을 단풍을 노래하다
*일어서며 -수끄리며
*떠들썩한 -수떠린
*수선스러운 모양-왁달박달
41 뜨게질하다
*고달프게-시드럽게
42 빈바구니
*보살님 같은 꽃 -꽃보살님
43 날마다 하늘을 바라보는 이유
웃음과 눈물 -웃음눈물
몸까시-몸에 난 가시
44 수련의 몸속에는
*향기-향, 향내, 향그럼
45 분수
*물결이 굽이쳐 용솟음치다-소쿠라지다
46 구멍론 3
*꽃무늬수다-----이런저런 아름다운 수다의 조어
49 진눈개비 날리는 날
*조어, 꽃잎처럼 날아와 내리꽂히는 것들-------------꽃창날들
**차례
제목 불의 눈빛
약력
자서
제1부 달빛 여자 및 蓮
1, 낮달 -달빛 여자 1
2,월광 소나타 -달빛 여자 2
3.한여름 밤의 몽상-달빛 여자 3
4.연꽃--蓮 1
5.이슬염주 -蓮 2
6.눈물이슬- 蓮3
7.토란잎이-蓮 4
제 2부 불의 여자
8.두부 -불의 여자 1
9.詩를 위한 광시곡-불의 여자 2
10.기둥을 찾아-불의 여자 3
11.봄밤이라예--불의 여자 4
12.폐타이어---불의 여자 5
13.빛과 그늘-불의 여자 6
14.합궁하는 날-불의 여자 7
15,꽃에는 달무리가---불의 여자 8
16.꽃의 은유를 찾아--불의 여자 9 ---81
17.분꽃들-----불의 여자 10
18.꽃들도 더듬이가 있는가------불의 여자 11
19.동거--------------------불의 여자 12
제3부 늪의 여자 및 거울 속 여자
20.깊은 상처가 때론 빛을 키우는가 -늪의 여자1
21.뿌리-늪의 여자 2
22.느티나무-늪의 여자 3
23.뜨게질------늪의 여자 4
24.빈 바구니----늪의 여자 5
25.낙화암-늪의 여자 6
26.날개를 위해----늪의 여자 7
27.분갈이를 하며 -거울 속 여자 1
28.가을 단풍을 노래함-거울 속 여자 2
29.풍경은 왜 우는가-거울 속 여자 3
30.하늘에 그린다---거울 속 여자 4
31.시월봉숭아-----거울 속 여자 5
32.분꽃사연------거울 속 여자 6
33.상사화 피는 사연-거울 속 여자 7
34.절정-거울 속 여자 8
35.날마다 하늘을 바라보는 이유-거울 속 여자 9
36.수련의 몸 속에는-------거울 속 여자 10
제 4부 구멍론 및 선과 줄
37.구멍론1--------막힘 또는 뚫림
38.구멍론2---------해어화
39.구멍론3---------입술
40.갯바위-선과 줄1
41.밤길-선과 줄 2
42.밤을 태우는 힘에 대하여-선과 줄 3
43.삶이 형장에서----선과 줄 4
44.숨바꼭질------선과 줄 5
45.어떤 차선위반--선과 줄 6
46.선에 관한 명상---선과 줄 7
47.밤벌레---------선과 줄 8
48.직선과 곡선-------선과 줄 9
제 5부 중심론 및 수몰지구
49.가로등이 켜지면-중심론 1
50.분수----------중심론 2
51.얼음축제-정리해고를 보며 1
52.진눈개비-정리해고를 보며 2
53.초겨울------정리해고를 보며 3 --------82
54.달팽이 우화-수몰지구 1
55.달맞이꽃-----수몰지구 2
제 6부 모르스 부호 및 석류
56.폐가 -모르스 부호 1
57.수련-모르스 부호 2
58.어처구니 사랑-모르스 부호 3
59.자목련-모르스 부호 4
60.학처럼----모르스 부호 5
61.우주에서 *변쓰다-모르스 부호 6
62.세한도 이후------모르스 부호 7
63.初潮-석류 1
64.꽃뱀의 내력-석류 2
제 7부 노을꽃 외
65.삼색표범나비-노을꽃 1
66.산다화------노을꽃 2
67.사리 익어가는 냄새--노을꽃 3
68.불새 날오르다------노을꽃4
69.불의 눈빛------노을꽃 5
70.네 바다를 난 알고 있지- -기러기 아빠
71.안동 간고등어
72.과녁을 찾아
73.세울 속 여자 10
해와 달의 초침 소리 숨어있다
그 리듬의 맥박 소리에 맞춰 꽃봉오리 지고
또 다시 맺힌다 긴 시간 새침 떨다가 어느 날
새벽부터 입을 열 몸단장해야한다
정오에는 선명하게 붉은 빛깔 드러내다가
하오엔 차츰 입술을 오므린다
재깍재깍 소리에 귀 기울인다
낮 동안 가둔 햇살과 바람 그리고 안개와
어둠을 섞어 제 생의 향기를 만들어 낸다
다시 새 아침이면 그 *향그럼 뿜어내도록
하늘과 땅의 맥박이 그 고운 입술을 재촉한다
한 일주일 동안 그 *향내 다 소진하고나면
자신의 흔적 다 지워버리고
제 뿌리에 걸린 인연의 끈 차마 잘라버리지 못 해
다시 해와 달의 숨소리에 맞춰
저만의 향을 만들어야하고
*향기의 여러 표현: 향그럼, 향내, 향
36
제 4부 구멍論 및 선과 줄
구멍論 1
-------막힘 또는 뚫림
막힘은 죽음인가
마음 문을 꽁꽁 닫아걸었던
겨울 땅이 얼마나 숨이 막혔던지 드디어
숨구멍을 열기 시작한다
뾰족뾰족 새 움들을 틔워 한숨 크게 내쉬면서
세상 환하게 불 밝혀볼 작정인지
그 한숨으로 밀어, 밀어 올린
새싹과 꽃들은 땅의 숨구멍이자
언어요 몸짓이요
열명길이라며, 봄은
바로 구멍이
길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골짜기마다 숨구멍을 틔워
저리 화안하게 봉화를 피워 올리는 것인가
37
구멍論 2
-해어화
나는 한 때 세상과의 문을 닫아걸고
마늘처럼 겨울이 얼린 땅, 어둠 속
녹슨 철문에 기대어 매일
자신의 분노 뽀드득 씹으며 살아왔다
모든 게 남의 탓이라고
수없이 가시에 찔린 상처 어루만지면서
그러던 어느 봄날 내 몸의 가시가
자신을 찌른다는 걸 *믄드시 깨닫게 되었고
한 줄기 빛을 찾아 세상 밖으로
새싹을 깨워, 화해의 손길로
막힌 숨통을 틔우려 *맛문하다 보니
비로소 환한 눈빛이 봄을 밀어 올리는 것 같아
가시를 매운 향으로 녹여
사람들에게 뭔가 말을 전하려는데
내겐 그 통로가 없어
혼자 핀 *들꽃바람에 그저 흔들리고만 있었더니
*문득 *몹시 지치다 *조어
38
구멍論 3
-입술
묘하게도 요 작은 문양이
화사한 *꽃무늬수다 뱉어낼 때 마다 마음 속
봄도 겨울도 엇갈리는
철따라 묘한 향기 뿜어내는
음순으로
나비 부르는 붉은 장미꽃이었다가
금세 깨진 유리그릇이 되어
누군가의 가슴에 박히는 사금파리였다가
어느새 관음보살이 되어 자근자근
그 상처 쓰다듬다가
대신 아파하며 울어주기도 하다가
*아름다운 수다 의 조어
39
갯바위
---선과 줄 1
바다는
산을 갉아먹으려 쉼 없이 몸부림이고
산은
그 바다 밀어내느라 잠 한숨 못 들고
그 틈새 작은
돌부처 하나 가부좌 틀고 앉아
산은 산으로서
바다는 바다로서
서로의
경계線, 지켜야한다며
미세기의* 시달림으로
제 온 몸 찢기고 부서지는 줄 모르고
세월없이 목탁 두드리며
경전파도 뒤적이면서
*밀물 썰물
40
밤길
------선과 줄 2
큰길에서 연등 밝혀들고 급히 흘러가는
시간의 물살
그 틈새에서 떨어지는 미세한 먼지 입자들이
조용히 가라앉고 있는 듯하지만
실은 그 앙금들끼리 처절한 혈투를 벌이거나
삶이란 깃발 아래서 칼날을 갈고
사람은 자신의 마음이라는 그릇 크기에 따라
제 별자리 만든다고
어둠의 장난, 숨은 소용돌이가
어떤 이는 부처로
어떤 이는 사형수라는 지울 수 없는
붉은 線을 키우기도 한다
그 모든 것 위장하기 위해
밤은 마녀의 빗자루를 타고
알록달록 휘황한 불꽃들을 피워 올리기에
가로등은 밤 내 잠들지 못 하고
41
밤을 태우는 힘에 대하여
------선과 줄 3
초겨울 어느 밤
‘불타는 조개’
간판을 붙잡느라 바람에 펄럭이며 안간힘을 쓰는
포장마차엔 온갖 사람들이 소주 한 잔에
고집스런 서로의 선, 지우며
시달렸던 하루를 씻어 내리고
그 자리엔 회전의자의 높낮이도 아파트 평수도 상관없이 곰장어 굽는 불길이 지글지글 추위를 녹여주고 공들여 키운 아들을 사랑이란 덫에 잃어버린 아버지, 울며 늘어놓는 푸념도 공사장에서 죽도록 일하고도 품삯을 받지 못한 어느 아저씨의 쓰린 가슴도 같이 따뜻이 데워주면서 그 시간만큼은 서로 순대 속처럼 끈끈한 피로 엉켜 시린 추위를 달래주고
하찮은 조개 몇 개와 막창들이 그리고 떡볶이까지 아무 힘없어 보이는 것들끼리 어울려 어둠을 몰아내려 불 지피며 세상을 움켜쥐고 끌어당기거나 끌어안는
힘, 그 힘이 부러워, 부러워
밤의 깊이도 잊은 채
42
삶의 형장에서
--선과 줄 4
산다는 건 선 긋고 줄 잇는 일이라
어떻게 선을 잘 치느냐에 따라 세상이 달라지는데
꼬마물떼새는 비포장 길에 알을 품다가
다가오는 트럭에 깔려버리고
개개비는 갈대밭에 둥지를 틀어
보금자리 떨어질까 전전긍긍하고
동고비는
까막딱따구리 둥지에 진흙으로 제 몸 맞춰
담을 쌓지만 곧 돌아온 집 주인이 허물어뜨리고
자연이 사람들에게 세 들었는지
사람이 자연에게 세 들었는지, 지극히 애매모호한
경계선
그 아슬아슬한 선에 매달려
그 선들의 다툼 때문에 태풍 루사에게 산채로
소나 돼지를, 사람까지 제물로 바치는 것인가
43
숨바꼭질
-선과 줄 5
무당거미가 제 선의 조형, 그 거미줄에 걸린
낙엽으로 몸을 숨긴다
천적 삼광조를 속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점 연두 왕거미는
연둣빛 잎에 죽은 듯 엎드려 숨죽이고
노란 거미는 노오란 꽃 속에 숨어
밤낮 예고 없이 일어서는 어둠의 독 가시를
이기기 위한 내 위장술은 웃음뿐인가
그것이 바로 내 목숨의 꽃이기에
더 절실하게 게워내도록 밤잠 설치지만
아직 그 실마리 잡지 못해, 이제까지 내가
엮어온 거미줄들이 아침 이슬 한 방울에
끊어질 듯 흔들리고
오늘도 내 시의
안식처, 나의 우주가 흔들리고
44
어떤 차선위반
--------밤도장 찍는 여자
나의 처용은 내내 샐쭉해진 눈 꼬리 내리지 않는다
노래방엔 가기 싫다고 누차 말했는데 어젯밤
기어코 옆집 부부와 같이 가자더니 말꼬리의
꼬투리 풀지도 않고 볼트만 꼭꼭 조이면서
내 눈길이 그 밤 내 그 남자 가슴에 안겨
몸부림을 쳤다나, 내 원 참
알콩달콩 이 정도는 그래도 행복이지
뉴스에서 중앙선 침범으로 한 가족이 다 세상
하직했다는 보도 보다 관계있는 낱말 줄긋기 하듯
차선 약간씩 넘나들며 사는 것도 참, 맛일 텐데
흥, 가끔 내 인주에 이웃집 *연장으로
밤 도장을 찍을 수도 있지 뭘 그래
우격다짐 몰래 해보지만
오늘밤도
선, 하나 제대로 긋기에도 역부족이다
내 불운한 시처럼
*남성
45
線에 관한 명상
-선과 줄 7
창경원 쇠창살인가
어릴 때 그렇게 가보고 싶었던 동물원,
호랑이, 오랑우탄, 비단뱀, 악어들
*소마를 보면서 서로의 영역 최대한의 허풍과
비장의 무기로 선을 긋고 있었지
갇힌 열망들이 활화산 되어 흘러내리는
용암, 저 붉은 악마들의 응원과
축구 선수들의 건널 수 없는
운명의 강,
회전의자를 향한 집념보다 더 강렬하게
승자와 패자라는 선 하나를 긋기 위해 오늘도
공 하나가
온 세계를 미치게 하는 이 시각
저 벽과 벽 사이
너와 나 사이에 거미들은 목숨으로 줄을 치고 있고
모래사막에선
지금 방울뱀, 고슴도치가
숨길 막히게 서로의 생명줄 노려보고 있지
*오줌의 점잖은 표현
46
밤벌레
----선과 줄 8
시집 식구와의 딱딱한 껍질
허물지 못해
성냥 개피 똑똑 분지르고 있던 날
비슬산에서 주운
알밤들에
밤새 벌레들이 뒤엉켜 두터운 *아람의 껍질
선의 성곽을 허물어뜨리고 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 무엇보다
가슴속으로
마음의 틈을 파고드는 것이 제일이라며
속내 파고들어 보라는 듯이
서로 사이에 터널을 뚫으면서
이빨로 서로 할퀴고 물어뜯기보다
가슴과 가슴이 뜨겁게 만나야한다며
입술 열어 넌지시 일러주며
* 잘 익은 열매
47
직선과 곡선
-----접시 깨는 여자
직선은 피가 차갑다
장미정원에 앉은 35평 빨간 벽돌집 그 내부 칸칸이 가로막은 기하학적 선들 시어머니와 며느리 올케와 시누이 그리고 동서와 동서 사이에 교차되는 차가운 눈빛들이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녀들 간의 뜨거운 곡선 끈끈하게 엉킨 실타래와 같이 한 지붕 밑에 얽혀 *옭매여 있다
서로 토우가 되길 강요하는
직선의 외줄타기에 갇힌
맏며느리
차가운 유리 접시 깨트리며
곡선을 만들려고 끙끙거리고 있다
*옭아 매이다
48
제 5부 중심론 및 수몰지구
가로등이 켜지면
-중심論 1
하루살이와 불나방들
자신이 하찮은 존재인 줄만 알았다가
죽어서야
제 기름으로 어둠 속 불 밝힌다는 걸 깨닫고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었다는 것과
산다는 것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
49
분수
-중심論 2
여직 바위 굴리고 있는
시지프스 형벌은 분명 아닌데
제 욕망의 끈 놓지 못하고
바스러진 몸 다시 추슬러 채찍질하며
*소쿠라지다가
늘 그 자리 떨어진다
기둥을 아무리 높이 세워도
하늘은 볼 때마다 한발씩 뒤로 물러서 있고
물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땅을 벗어날 수 없다는 걸
깨닫지 못 한다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線을 그리고 있다
삶의 끝, 죽음이 뻔히 보이지만
살아가는 사람들처럼
*물결이 굽이쳐 용솟음치다
50
얼음 축제
-정리해고 1
소나기 오던 한 여름에 그는 얼어버린 것인가
뿌리부터 서서히 차가워 오는 자국 느끼면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크리스탈 식탁 등 아래
노란 앞치마 두른 아내와 분홍빛 뺨의
남매들이
퇴근시간 통통 달려와 품에 안겨
꺼칠한 수염 자국에 볼 비비던
고 햇빛 달빛 몽우리들
낡은 흑백 사진 속 한 장면으로
멈춰지고
여름 한파에 사업도 가정도 다 잃어버린 그 남자
조금씩 녹아내리다가 다시 굳어버리는
얼음 조각상이 된 추억의 단맛들 애써 핥으며
역 대합실 의자에 누워 봄꽃 자지러지게 피우던
그 시절의 꿈 길게 청해보는 것인가
51
진눈개비
----------정리해고 2
누가
하늘의 거대한 얼음날개 속 깃털 정리하는가
시나브로 희끗희끗한 눈발들 떨어지고
춤추는 듯 흔들리다가
바람 세게 회오리치면 갑자기
화살, 직선이 되어
어둠의 끝 모르는 누군가의 여린 가슴에
사정없이 내리꽂히는
저
얼음 *꽃창날들
*조어, 꽃처럼 날아와 꽂히는 것들
52
초겨울
-정리해고 3
빈 *펀드기
누군가에게 알곡 다 빼앗겨버린
볏단끼리 서로 기대서서
시린 몸과 마음
비비며
어깨 다독여주면서
*넓은 들
53
달팽이 우화
-수몰지구 1
운문 댐 수몰지구 장씨 아저씨
누덕누덕 기운 꿈 보따리 짊어지고 상경하더니
온몸의 뼈와 살 다 짜내어 10여 년
달동네 벌집 한 칸 마련하였더니
이제 육신의 힘 허물어지고 있는
등뼈 위에 그 벌집 하나 짊어지고
노을 지는 삶의 비탈길을
허덕허덕 오르는 모습 뒤엔
무슨 하늘의 운세인지
서울에서
집 한 채 등에 지고 태어난
달팽이 한 마리
제라늄 이파리에서 보란 듯이 기어가고
54
달맞이꽃
-----수몰지구 2
효성병원 꽃밭 한 귀퉁이에 숨어
잎 다 떨어뜨리고
온 몸에 조명등 작은 전구 휘감고 있는가
누렇게 말라 비틀어
발끝에 낙엽 몇 장 맴돌고 있는
가출한 뒤
역전 뒷골목에서 밤마다 불 밝히고 반짝이며
제 병든 꽃 파느라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들이던 길거리의
숨은 꽃
그 헐벗은 여자 하나
하늘 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젊은 산모들 몰래 훔쳐보며 한숨만 쉬고
55
제 6부 모르스 부호 및 석류
폐가
----모르스 부호 1
어머님, 팔순 문턱에 서 계신다.
살아가기 위해 가족을 위해 서까래 정렬시키듯
정성스레 두레밥상을 차리시던 분
이제 무너져 가는 당신의 빈집에 갇혀
밤마다 저승길의 어둠, 혼자 바라보시며
등뼈도 헝클어지고 귀에선 와글와글
저승사자들이 하얗게 밤잠 설치시게 하지만
그래도 집지킴이 구렁이와 시들어 가는
꽃밭에서
낮이면 채송화, 맨드라미 씨앗 뿌리시는
어머님의 여윈 몸 점령하려
*집터서리 애호박 다 따버리고 없는 빈 덩굴이,
마른 댕댕이가 발 뻗으며 휘감고 있지만
무너지는 한 쪽 지붕을 이고
한 때 실했었던
대들보, 때 지난 *철개이 *날감지처럼 삭아가고
*집의 바깥 언저리 *잠자리의 경상도 방언 *날개
56
수련
--모르스 부호 2
시어른과 쿵쿵 찹쌀떡 찧던 작은
돌 호박에
어른들 돌아가시고 집 정리하면서
층층시하 육남매 맏종부라는
강산이 세 번 바뀌는 동안의
그 미궁 속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물을 채우고 수련을 심었다
살벌하도록 문 꼭꼭 닫아건 꽃봉오리
다섯 개 오래도록 맺혀있었는데 그 중 한 송이가
어제 가슴을 먼저 열었다
열고나면 햇살 가득히 품어 안은 속
저리 곱고 붉은데
어둠만 끌어안고 서로 날카로운 부리로
쪼아댄 건 아닌지 돌이켜보라는 듯
57
*어처구니 사랑
---------모르스 부호 3
아파트 베란다에서 먼지만 덮어쓰고 한 십 오년 살아남은 맷돌 한 짝, 신혼 시절 오래된 적산 가옥에서 4대가 아래 위 손잡고 정답게 또는 눈물 콧물을 섞어 넣으며 두부콩을 갈던 시절 잊지 말라며 눈 흘끔거리더니
언제부터인지 그 손잡이, 어처구니 빠진 자리에 파란 사랑초 싹이 자라고 있다 증손자 업고 다독거리시던 시할머니 돌아가시기 전 간절히 용서를 비시던 시어머님의 적막이 고인 눈동자와 응급실에서 말씀 대신 맏며느리인 내 손바닥에 손가락 끝 꼭 꼭 누르시며 뒤를 부탁하시던 시아버님,
삼십년간 그 분들의 숨 막히던 숨결들이, 새록새록 다시 자라고 있다 머지않아 분홍 꽃송이도 몇 피어나겠지
*맷돌의 손잡이
58
자목련
--------모르스 부호 4
이른 봄
자줏빛 어린 꽃봉오리들
하늘 우러르며 서 있는 모습이
*우멍거지 수술 잘 된 어린 고추들이 아닌가
아들, 아들하며 그 고추 높이 치켜세우며
자랑스레 거풍시키면서
맵고 씩씩하게 잘 자라서
세상 어둡고 깊은 고랑 모두 뒤집듯이 벌떡 벌떡
일어서보라면서
정화수 한 사발로 기원하던
옛 어머니들 보인다
*우멍거지 수술; 포경수술
59
학처럼
-------모르스 부호 5
가랑잎 떠나버린 겨울 가지 위에서
홀로 임종의 시간 견디며
생의 마지막 시간 힘들게 조율하고 있다
어머님,
앉혀드리면 날갯죽지 힘없이 늘어뜨리며
자꾸 허리 꺾으며
미음 한 모금 겨우 부리 들어 넘기게 하면
살아온 설움과 기쁨 모두 내려놓으려는지
미안한 마음으로 냄새나는 *매화 꽃송이들
계속 요 위에 부려놓는다
가끔 헛것들 보인다며 허공에 손 그어대더니
곧 홀가분히 날아가려는지
지친 날개 몇 번 퍼덕거리다가 *이승잠에 든다
이제는 꿈 아닌 꿈에서 깨어나지 않으려는가
* 대변 *병중에 자꾸 잇대어 자는 잠
60
우주에서 *변쓰다
------모르스 부호 6
응급실은
지상의 인간들이 마지막 인사 나누는 대합실인가
아버님, 이미 지상과 우주 공간을 오르내리고 온 식구 *콜콜히 우닐면서 손잡고 흔든다. 그중 내 손바닥에 마지막 남은 힘을 모아 손톱 끝으로 꼭꼭 누르더니, 맏며느리인 내게 당부할 말씀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세상모르는 바보 같은 며느리 일일이 가르치느라 참, 지독한 *숨질이었는데 살면서 그 전문 속에 담긴 언어들 풀다보면 어깨는 더 무거워지고 그동안 정성으로 가꾸던 긴장의 끈, 철사를 더 꽁꽁 옭아매어
아무리 조여도 멋대로 비틀어져
볼품없이 *은결든, 당신의
분재를
오늘은 어느 별에서 아스라히 바라보고 있는가
*암호로 말하다 *매우 슬프게 시끄럽 울어가며 *숨결 *상처가 내부에 있는
61
세한도 이후
-----모르스 부호 7
그 시절, 남편 따라 고향을 떠나
가을걷이 다 한 뒤 떨어진 벼이삭으로
허기진 고개고개 넘더니
까막새 과수원을 다리품으로 가꾸면서
온갖 전쟁의 잔해들 지혜로 물리쳐야 하는
그 길에서도 꿈을 버리지 않고
능금나무들 사이 언덕의 원두막 밑에
들장미 키우면서
뒤뜰엔 매화와 목단 꽃 흐벅지게 피워내면서
5남매 정정히 키운 아흔 고개 넘은 어머니,
병든 어린 아들과
다 키운 아들 둘 일찍 가슴 골짜기에 묻어두고
긴 세월 허리 굽은 고향 집 소나무 아래
어머니, 한 폭 수묵화로 가물거린다
푸른 하늘 한 점 짊어지고 서서
62
*초조 [初潮]
------- 석류 1
열다섯 딸아이의 젖망울
부풀어 오르다가
철없이 뜨거운 여름 기운 이기지 못하는가
어느 날 기어이 붉어지는 속 보여 줄까봐
옳게 여물지도 못하고
가슴 긁혔다고 짙붉은 울음보 터트릴까봐
멈출 줄 모르는 시간의 한 가지를 잡고
종일 어미는 살얼음판을 밟고 간다
*초경 初經, 첫 달거리, 첫 개짐
63
꽃뱀의 내력
--------석류 2
그 열매 속엔 뭔가 깨달은
뱀이 똬리를 틀고 앉아 제 알들을 품고 있는지
바깥세상에서 불고 있는
회오리바람에 대해 소곤소곤 얘기 들려주더니
그 알들이 제 비늘에 짙은 살빛 꽃물 들여
소슬히 바람 부는 어느 날
온 몸 꿈틀거리며 그 맛의 수위를 가늠할 수 없는
꽃뱀으로 눈뜨고 있다
64
제 7부 노을꽃
삼색표범나비
-노을꽃 1
들장미 붉은 꽃물에 물들어가며 수많은 나비들이 꿀의 毒, 맛에 젖
어 나풀나풀 흐느끼는 바람, 바람에 떨며 말없이 달려가는 시간의 물
살에 바르르르 쫒기다가
65
산다화
-노을꽃2
온종일 *해넘이하늘 등에 지고
달아오르다 못해
넘실거리는
불의
저
눈 빛
*해를 넘기는 하늘
66
사리 익어가는 냄새
---노을꽃 3
그 여자
서산마루 등 두드리며 오미자 찻물 진하게 우려내다가 물거울에 열난 몸 비춰보다가 *바아치며 산다화 꽃물에 같이 젖어들며 내일의 씨앗을 고르는가 밤의 비릿한 화염 피워 올리고 있다 먼 바다가 활활 타오르고 있다
그 불의 파도에 휩쓸리며 바람의 하루 넘기다보면
어느새 검버섯 꽃들만 *해 자욱 피어오르고
어디서 *다따가 깨달은 비구니의
사리 몇 알 익어가는가
생솔가지 타는 *내미 온 누리 진동한다
*서두르며 *많이 *중도에 갑자기 *냄새의 경상도 방언
67
불새 날아오르다
-----노을꽃 4
서산마루 불새 날아오른다
돌아오는 하루치 노동의 해를 삼키고
날개 펼치며 일어서자 붉어진 속 깃털이 풀풀 날린다
그 몸뚱이 씹히느라 핏물이 뚝뚝 떨어지며
하늘 가장자리로 *에떼르가 풀려나간다
*마취약
68
불의 눈빛
-노을꽃 5
해를 삼킨 그 힘으로 다시
불새, 날아오른다
훨훨 날아올라 아이들 꿈속으로 길 아닌 길을 낸다
그리곤 초승달에 걸터앉아 맑은 향피리를 분다
그 가락들, *달빛살 되어 흘러내리며
화살 맞은 제 새끼 가슴에 묻는 어미 새의
피맺힌 울음 빛으로
봄밤, 연둣빛 새순 싹틔우는 바람의 따스한 가슴 빛으로
연인들 주고받는 불의 눈빛으로
보는 이들의 가슴 속 빛깔에 따라 다르게 빛을 뿌린다
*달빛줄기
69
네 바다를 난 알고 있지
-기러기 아빠
넌 밤마다 피 흘리고 있지 바다 밑으로 철길을 놓으려다가 파도에 밀려나고
부딪치면서 온 몸 상처투성이로 피 철철 흘리고 있지 그래도 다음 날 밤이면
또 *비뉘한 바다 품속으로 잠수하며
그러다 *무리무리 괭이갈매기 되어
끼룩끼룩 울며 하늘을 배회하기도 하면서
그런 모습 날마다 바라보는 난 어쩔 수 없어
흔들리고만 있지
해초가 되어 물결에 휩쓸리며
그 울음소리 들어주는 것 밖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난
또 미치도록 흔들릴 뿐이지
|
그런 어느 날부터 깊은 바다 멀리서 칙칙 푹푹 기적이 이명처럼 들려오고 해저 터널이 뚫렸다며 밤마다 기차를 타고 손 흔들며 먼 수평선 찾아 어딘가로 떠난다는 걸 난 알고 있지
*비릿한 *가끔 이따금
70
안동 간 고등어
맛이 있다는 것은
간이 잘 들었다는 말인가
간이 잘 절여졌다는 것은
간잽이가
소금을 *맞갖게 잘 뿌렸다는 말이겠지만
제 고향 바다를 떠나 그 골짜기까지
험하고도 먼 길을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보니
그 성깔, 생 속 다 죽이고
저절로 푸욱 절여져 나긋나긋 짭짤한
그 맛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리라
무심히 흘러가기만 하는 시간과 터진 생채기에
덧씌워 뿌리는 사람 사이의 소금 말고는
매정스런 칼바람에다 살과 살 부딪히는 비린내와
뒷골목 썩은 냄새나는
삶의 현장만한
간잽이가 또 어디 있겠는가
*입맛에 바로 맞게
71
과녁을 찾아
쌍심지 켠 눈 꼬리로
지그시 깨문 입술로
가슴 속 끓어오르는 불덩이로
나는 매 순간 불화살을 쏘고 있다
이미 쏜 화살들은 *잼처 돌아올 수 없는데
덧없는 상처 남기며 과녁을 뚫고 나간 그것들은
모두 어디에 떨어져 있을까
빗물이 새는 양철 지붕 밑인가 아니면
추녀 끝 퇴락한 풍경 속인가
보리 이랑 흔들고 있는 푸른 파도는 아닐 터이고
바람의 발톱 사이 숨은 때처럼
까만 분함 같은 것들 끼리끼리 현기증 되어
언젠가 내 핏속에 회오리바람 일으킬
기회, 엿보고 있는가
인과처럼 다시 기회 엿보고 있는가
*다시
72
세포분열
*흐놀한 씨앗 하나에
얼마나 많은 눈물방울 매달려 있는 것인지
내 코바늘에 걸린 털실이 점점 불어나
무지개 빛깔 코트를 엮어나간다
머릿속은
떨어지는 그 씨앗들 주워
첫정이 누구였던지 대학 새내기 시절
꽃시계 탑 아래 벤치로 걸어본다
그래, 가슴 두근거리던 첫 미팅의 키 큰 남자
유들유들 기름기 흐르지만
눈 꼬리에 걸린 초승달 어딘가
그늘이 드리워져 있던 그
의사가 된 몇 년 뒤 느닷없이 복상사했다는데
코바늘은 *세우 몇 코 씩 건너 뛰어
신호위반을 하고
창 바깥엔 어느 새
진눈개비가 마른 단풍나무 가지 적시고
*그리운 *자주
73
꼬리가 길면
유월 아침을 펼치느라 바쁜 산 중턱에서
치레도롱뇽이 뉘 집 꽃봉오리 꺾으려다가 들켰는지
헐레벌떡 소나무 밑으로 도망가는데
메꽃 줄기들이 그 꼬리를 붙잡고 꽁꽁 묶느라
안간힘이다
난 산딸기 훔쳐 따먹다가 온 손등과 뺨까지
긁혔으면서도 그 광경에 신이 나
* ‘꼬시다 꼬방시다’
불난 집에 부채질이다
엉덩이에 달린 꼬리 더 잘릴까봐 흠칫 더듬어본다
내가
*고소하다의 경상도 사투리
74
[시인의 산문]
잃어버린 금싸라기들을 찾아서
-정 숙
사랑하는 처용님
여자가 하필 왜 시를 쓰느냐고요? 글쎄요. 저도 처음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비싼 밥 먹고 왜 하느냐고 빈정대기도 했었지요. 그 죄 값으로 짙푸른 파도 출렁이는 동해 물빛 같은 시간 다 보내고 늦깎이 시인이 되었지만요. 잃어버린 그 금싸라기들을 다시 되돌려 찾기 위해 두 눈 혈안이 되었다고 할까요? 고 작은 빛의 알갱이들이 보물찾기 하는 것처럼 뜻하지 않은 곳에 숨어 절 기다리고 있더군요. 옛날 하찮게 여겼던 것들이 이제 그 본 모습을 드러내며 조곤조곤 온갖 얘기 꾸러미들을 풀어놓으니 어쩌겠어요. 도리 없이 받아 적어야지요. 그것들은 누렇게 찌든 낙엽, 탱자나무 가시, 오동 꽃과 돌멩이 속에도 깊은 바다가 파도치고 있다며 저를 꼬집고 다그치기도 하면서 무조건 발가벗고 헤엄을 치라고 꼬드기더군요. 전 거름지고 장에 따라가듯이 그냥 따라갔을 뿐이지요.
그런데 산 넘어 산이고 강 건너 가시밭이고 같은 게들이 서로의 발 물고 늘어지듯이 잡아당기기도 하고 말씀으로 생살에 빗금을 긋기도 하면서 온갖 훼방을 놓긴 했지만 시는 제 밥이고 집이고 애인이었기에 또한 많은 위안을 주기도 했어요.
늦바람은 감당할 수 없는 힘으로 압력을 넣어 가슴 속 깊이 내재된 용암을 폭발시키고 말았어요. 전 그저 받아 적었을 뿐, 그런데 끝도 없이 밀고 나오더군요. 그것들을 새끼처럼 꼬아서 밧줄을 만들어 우물 속에 빠져 허우적이는 제 모습을 건져 올렸어요. 그것은 썩은 밧줄이 아니었던지 제 생명을 구했지요. 거듭 태어날 용기와 힘을 준 것이지요. 이젠 신기가 들었는지 눈도 귀도 말문도 열려 귀뚜라미들 웃는 소리도 들린다니까요.
사실 전 눈과 귀 모든 감각을 열어두고 잠자면서도 기다렸어요. 혹시 언제 찾아오실지 모르지만 그 님이 찾아오실 때 옷자락이라도 붙잡아 그 향기나 흔적 남기려고.
시에서 겸손을 찾다 보면 긴장이 흩어지거나 내숭을 떠는 것처럼 보인다는 핑계로[사실 시는 행간에 많은 보석을 감추며 내숭떠는 일인데] 너무 시건방을 떨지나 않았는지 걱정이군요. 전나무가 키만 뻣뻣이 키워 거드름 피우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몸 어느 곳 약간만 눌러도 곧 눈물을 쏟아낸다는 얘기 들으셨나요? 쓰러지지 않기 위해 더 긴장해야만 하는 뼈아픔도 우리 서로 다 아는 일 아닌가요?
처용님, 당신이 아무리 말려도 전 오월의 장미 꽃잎이 하르르 지는 이유와 쓰라림을 그림으로 그릴 겁니다. 그리고 눈을 뜨고자, 말문을 열고자 하는 이에게 도움을 줄 것입니다.
시는 쓰는 것이 아니라 보고 듣고 느끼고 깊이 생각하며 상상의 나래를 달고 훨훨 날아오르는 일이지요. 길에서 장미 가시에 찔린 바람이, 바람에 뺨맞은 가랑잎이 훌쩍이는 소리 들리는데 의리에 사는 토종 경상도 처용아내가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겠어요. 말도 안 되지예. 그나저나 곧 벚꽃이 바람기 화들짝 피워내는 봄밤일 텐데 우야지예. 예? 서방님!
75
*정 숙의 시어사전
[참고]
김재홍의 ‘시어사전’
이응백의 ‘아름다운 우리말을 찾아서’
삼국유사
두시언해
국어사전
이상규의 경북방언사전
1낮달
*어무이,-어머니의 경상도 방언
*영가-영혼
2월광소나타
*흐드러진 -썩 탐스런
*붑괴어----끓어 뒤섞이어
3한여름밤의 몽상
*쓰렁쓰렁-남모르게 비밀히 하는 모양
*발싸심- 몸을 비틀면서 비비적거리는 짓
4눈물이슬
*낮결-한낮에서 해가 저물 때까지
5토란잎이
*해껏- 아침부터 해가 질 때까지
6 두부
*나스르르해지다----부드러워지다
*숫접은----순박하고 진실한
7 시를 위한 광시곡 -76
*어러이--미치도록
8기둥을 찾아
*곁에서 도와줄 ---곁비할
*점점 심해지는 ---시난고난
*석양 --야지랑해
*몹시 지쳐 몸이 떨리는 현상 -----속바람
*옆에서 도와주다------------옆들다
9봄밤이라예
*봄밤입니다----봄밤이라예 [경상도 방언]
*고요하고 쓸쓸히 ----오롯이
*소용돌이 *깊이 잠든 --물뉘누리 귀잠든
*진초록빛 -갈매
*굽은 길-에움길
*생글생글 웃으며 재미있게 지껄이며------새살거리며
*자궁-아기집
10 폐타이어
*서북풍 -된하뉘
*먼바다 -난바다
*시드럽다. 고달프게 -시드러이
*늙고 병들어 쭈그러진 여자-버커리
*수고로이-이삐
*여러 사람을 사귀느라--閱人[열인]하다
11합궁하는 날
*몸의 모양, 태도 -몸맨두리
*작은 풀싹이 돋아나는 봄철 -잔풀나기
*순한 말로 구슬리다-궁글리다
76
12꽃에는 달무리가
*성질이 독살스러운 -사박스런
*마음이 순하고 곱게 -수련하게 -----77
*바쁜-바아치는
*열매-여름
13 꽃의 은유를 찾아
* 허겁지겁 -헝겁지겁
* 미친듯이-어러이
*맨몸-살몸
*환장하다-환심장하다의 다른 말
14깊은 상처가 때론 빛을 키우는가
*짝사랑-외쪽생각
*애틋한 사랑-다솜
15느티나무
*어머니 -어매
*짧은 -노루꼬리
*한 생애-한 뉘
16 낙화암
*어린나무-보드기
17 분갈이를 하며
*사랑-괴욤
18 시월봉숭아
*시월에 핀 봉숭아꽃 -늦깎이
* 뒤쫓아 -미조차
*구슬픈 뼈아픈-애왇븐
19 구멍론 2
*문득-믄드시
*몹시 지치다-맛문하다
*들꽃바람[조어]
20 갯바위 --------78
*밀물 썰물-미세기 *경전과 같은 파도
21어떤 차선 위반
*남성의 성기-연장
22 線에 관한 명상
*오줌-소마
23 밤벌레
*잘 익은 열매-아람
24직선은 피가 차갑다
*옭아 매이다-옭매여
25 초겨울
*넓은 들-펀드기
26 폐가
*집의 바깥 언저리-집터서리
*잠자리 -철개이 [경상도 방언]
*날개-날감지
27 어처구니 사랑
*어처구니; 맷돌의 손잡이
28 자목련
*우멍거지 수술; 포경수술
29 학처럼
* 대변 -매화꽃송이
*병중에 자꾸 잇대어 자는 잠-이승잠
30 우주에서 변쓰다 -79
*암호로 말하다 -변쓰다
*매우 슬프게 시끄럽 울어가며 -콜콜히 우닐며
*상처가 내부에 있는-은결든
31 초조[初潮]
*첫 달거리-----초경[初經], 첫 개짐
32산다화
*해를 넘기는 하늘-해넘이하늘
33 사리 익어가는 냄새
*서두르며 -바아치며
*많이 -해
*중도에 갑자기-다따가
34불의 눈빛
*달빛줄기-달빛살
35 네 바다 속을 난 알고 있지
*비릿한-비뉘한
*가끔 이따금-무리무리
36 안동 간고등어
*입맛에 바로 맞게-맞갖게
37 과녁을 찾아
*다시-잼처
38 세포분열 ---------80
*그리운 -흐놀한
*자주-세우
39 꼬리가 길면
*고소하다-꼬시다. 꼬방시다[경상도 방언]
40 가을 단풍을 노래하다
*일어서며 -수끄리며
*떠들썩한 -수떠린
*수선스러운 모양-왁달박달
41 뜨게질하다
*고달프게-시드럽게
42 빈바구니
*보살님 같은 꽃 -꽃보살님
43 날마다 하늘을 바라보는 이유
웃음과 눈물 -웃음눈물
몸까시-몸에 난 가시
44 수련의 몸속에는
*향기-향, 향내, 향그럼
45 분수
*물결이 굽이쳐 용솟음치다-소쿠라지다
46 구멍론 3
*꽃무늬수다-----이런저런 아름다운 수다의 조어
49 진눈개비 날리는 날
*조어, 꽃잎처럼 날아와 내리꽂히는 것들-------------꽃창날들
**차례
제목 불의 눈빛
약력
자서
제1부 달빛 여자 및 蓮
1, 낮달 -달빛 여자 1
2,월광 소나타 -달빛 여자 2
3.한여름 밤의 몽상-달빛 여자 3
4.연꽃--蓮 1
5.이슬염주 -蓮 2
6.눈물이슬- 蓮3
7.토란잎이-蓮 4
제 2부 불의 여자
8.두부 -불의 여자 1
9.詩를 위한 광시곡-불의 여자 2
10.기둥을 찾아-불의 여자 3
11.봄밤이라예--불의 여자 4
12.폐타이어---불의 여자 5
13.빛과 그늘-불의 여자 6
14.합궁하는 날-불의 여자 7
15,꽃에는 달무리가---불의 여자 8
16.꽃의 은유를 찾아--불의 여자 9 ---81
17.분꽃들-----불의 여자 10
18.꽃들도 더듬이가 있는가------불의 여자 11
19.동거--------------------불의 여자 12
제3부 늪의 여자 및 거울 속 여자
20.깊은 상처가 때론 빛을 키우는가 -늪의 여자1
21.뿌리-늪의 여자 2
22.느티나무-늪의 여자 3
23.뜨게질------늪의 여자 4
24.빈 바구니----늪의 여자 5
25.낙화암-늪의 여자 6
26.날개를 위해----늪의 여자 7
27.분갈이를 하며 -거울 속 여자 1
28.가을 단풍을 노래함-거울 속 여자 2
29.풍경은 왜 우는가-거울 속 여자 3
30.하늘에 그린다---거울 속 여자 4
31.시월봉숭아-----거울 속 여자 5
32.분꽃사연------거울 속 여자 6
33.상사화 피는 사연-거울 속 여자 7
34.절정-거울 속 여자 8
35.날마다 하늘을 바라보는 이유-거울 속 여자 9
36.수련의 몸 속에는-------거울 속 여자 10
제 4부 구멍론 및 선과 줄
37.구멍론1--------막힘 또는 뚫림
38.구멍론2---------해어화
39.구멍론3---------입술
40.갯바위-선과 줄1
41.밤길-선과 줄 2
42.밤을 태우는 힘에 대하여-선과 줄 3
43.삶이 형장에서----선과 줄 4
44.숨바꼭질------선과 줄 5
45.어떤 차선위반--선과 줄 6
46.선에 관한 명상---선과 줄 7
47.밤벌레---------선과 줄 8
48.직선과 곡선-------선과 줄 9
제 5부 중심론 및 수몰지구
49.가로등이 켜지면-중심론 1
50.분수----------중심론 2
51.얼음축제-정리해고를 보며 1
52.진눈개비-정리해고를 보며 2
53.초겨울------정리해고를 보며 3 --------82
54.달팽이 우화-수몰지구 1
55.달맞이꽃-----수몰지구 2
제 6부 모르스 부호 및 석류
56.폐가 -모르스 부호 1
57.수련-모르스 부호 2
58.어처구니 사랑-모르스 부호 3
59.자목련-모르스 부호 4
60.학처럼----모르스 부호 5
61.우주에서 *변쓰다-모르스 부호 6
62.세한도 이후------모르스 부호 7
63.初潮-석류 1
64.꽃뱀의 내력-석류 2
제 7부 노을꽃 외
65.삼색표범나비-노을꽃 1
66.산다화------노을꽃 2
67.사리 익어가는 냄새--노을꽃 3
68.불새 날오르다------노을꽃4
69.불의 눈빛------노을꽃 5
70.네 바다를 난 알고 있지- -기러기 아빠
71.안동 간고등어
72.과녁을 찾아
73.세포분열
74.꼬리가 길면
75.시인의 산문
76.정 숙의 시어사전포분열
74.꼬리가 길면
75.시인의 산문
76.정 숙의 시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