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71    업데이트: 25-02-04 20:31

자유게시판

불곡 감실 여래좌상 봄날은 간다 5절
관리자 | 조회 18
봄날은 간다 5절
 
 
 
 
 
일흔의 바다가 봄바람에
눈을 떠보니
 
시들은 꽃자락 휘날리며
종달새 지절대는 봄날은 가고
 
가는 봄 옷고름 부여잡고
잠시만요 잠시만요
 
허겁지겁 그 설움에
그믐달만 머뭇거리네
 
 
 
 
 
 
 
 
 
 
 
 
 
 
 
 
 
 
 
 
 
 
불곡 감실 여래좌상
 
 
술기운이 새벽안개로 차올라 아직 눈뜨지 못하는 처용을 아침 햇살이 조롱하고 있었다. 취하도록 마신 동동주가 *‘가라리 네히어라’ 춤추며 노래 부르긴 했지만 제 좁은 소견이 가슴 치며 호탕하게 웃음 친 모습 검은 유리병 안에 가두었고
 
그 이후,
그는 경주남산 불곡 바위로 숨어 들어가 꽁꽁 얼어붙은 마음이 천년 긴 세월 바위를 뚫다가 언제부턴가 차츰 제 형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용서란 큰 바위 심장을 뚫는 일보다 힘든 일
 
제 생고기를 나무에 걸어 거풍하는 동안 새들이 쪼아대거나 사특한 찬바람이 얼렸다 녹였다가 과메기처럼 시간의 장난 묵묵히 참는 동안 어느 날 파릇파릇 푸른 거웃들이 자라나 솔향기 바람결에 솔솔 날리지만
 
처용,
그는 홀아비바람꽃으로, 봄바람엔 새초롬해진 눈길로, 겨울 칼바람엔 느긋해진 미소로 그 자리에 앉아 흰 제비꽃 같이 순결했던 아내를 여직 기다리고 있었다. 욕망이 참 부처를 가꿀 수 없을지라도
이미 천년 바람이 되어 제 귓불 어루만지며 맴돌고 있는 그녀의 입김 깨닫지 못한 채......
 
*처용가의 한 구절
 
 
시인 [정 숙, ] (jungsook48@hanmail.net)
본명 정 인 숙
경산 자인 출생
경북대 문리대 국어 국문학과 졸업
경주 월성 중학교 전직 국어교사
1991년 등단
1993년 계간지<시와시학>으로 신인상 수상.
<신처용가> <위기의 꽃> <불의 눈빛> <영상시집><바람다비제> <유배시편>시집과 [DVD] 출간 시극극본 [봄날은 간다] [처용아내와 손톱 칼] <시선집-돛대도 아니 달고> 제7시집<청매화 그림자에 밟히다>
2010, 1월 만해 ‘님’ 시인 작품상 수상
2015년 12월 23일 대구 시인 협회상 수상
포엠토피아. 시마을 , 서부도서관, 청도도서관, 북부도서관 시강의
지금 본리도서관, 대구문학아카데미 현대시 창작반 강의 중
범물 시니어 복지회관에서 내 인생의 꽃에 대한 강의 중
시와시학시인회 전회장
문학청춘 봄호에서 집중조명
2016년 5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극 극본과 연출
상화네거리에서 공연
2016년 5월 방천연가에서 처용아내와 장구쟁이 마당극 공연
2018년 시극 봄날은 간다 전국 순회 공연
http://poetjs48.ivyr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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