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용무
얼쑤!
물렀거라
너, 코비드
처용아내 나가신다
어서 신 코를 매어라
《시작노트》
어머니의 춤, 처용무를 찾아
시집이란 벽에 먹혀버린 한 여자, 허둥지둥 온 식구를 위해 마치 승무처럼 춤추며 기도하며 징을 치고 있는 줄 모르고 사람들은 처용아내가 겨우 저 아라비아 숫자에 먹히고 있으면서 해와 달이 하늘을 열고 닫는 춤사위에 꼼짝없이 조종당하는 달력 위 숫자들의 마리오네뜨 같다며 여자의 하루하루가 꽹과리 소리처럼 요란스럽다며 수군대기도 했었다.
백서른 평 적산가옥을 거의 날마다 펌프질로 마당 씻고 시할머니와 시어머니 그리고 시동생과 시누이들 4대의 가정부란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한 집에서 지지고 볶는 일은, 이제사 삶의 뒤란에 앉아 돌아보면 그 무게 이겨내려 웃으며 장구치고 북 치는 일은 차라리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어른들 돌아가시고 삼십년 시집살이 끝났다고 웃을 일이 아니었다. 막상 내 자녀 내 남편의 앞날에 닥친 어려움들 의논 상대도 없어 종일 징소리 들어가며 기도하는 일, 어머니의 춤, 모무라며 호작질로 마음을 다 잡을 수 있었으니 필자는 母舞라 하니 고 문 인수 선생님은 처용무라고 고집하시고
그러고 보니 백수를 지키신 어머니, 이 봉화 여사도 외딴 과수원 일꾼 구하느라 마을로 요령소리 요란하게 오르내리신 것도 가정을 지키기 위한 춤을 추셨던 것이다. 처용아내가 추는 처용무를
참고로 명당자리인 줄 알았던 시할머니의 무덤 관 속에 물이 찰랑거리고 있었다니, 잘되면 내 탓이고 못되면 조상 탓이라더니 어쨌거나 이제 좋은 자리로 모두 옮겼으니 더 이상 어둠속에서 부르는 징소리 사라지겠지? 간절히 기도드릴 뿐, 필자는 아무런 힘이 없다. 미친 듯 호작질하며 기도 핑계로 그냥 춤에 붙잡히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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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숙 시인(본명: 정인숙)
경산 자인 출생
경북대 문리대 국어 국문학과 졸업
경주 월성 중학교 전직 국어교사
1993년 계간지<시와시학>으로 신인상 수상.
2010, 1월 만해 ‘님’ 시인 작품상 수상 시집 『바람다비제』
2015년 12월 23일 대구시인 협회상 수상
『신처용가』1996 『위기의 꽃』2002 『불의 눈빛』2006 『영상시집』2005 『바람다비제』2009 『유배시편』시집 2011과 [DVD] 출간
2012시선집-『돛대도 아니 달고』 제7시집 『청매화 그림자에 밟히다』2015
전자시집 『그가 날 흐느끼게 하네』
한국대표서정시100인선『청매화 그림자에 밟히다』(2019) 『연인, 있어요』(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