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17    업데이트: 24-10-2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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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이상화기념사업회 통영 문학기행문 정 숙, 일본 세다기야 서에 수감되어 [김춘수 유물전시관에서]
관리자 | 조회 265

그리운 이들 통영에서 만나다
 
1.일본 세다기야 서에 수감되어 [김춘수 유물전시관에서]
-정 숙 시인
 
능소화나무들이 햇살을 수혈하느라 힘줄이 툭툭 불거지며 유월 초하루를 펼쳐 보인다. 혓바늘이 돋아나는지 주황빛 입술이 혓바닥을 내민 채 열려 있다. 불씨를 전달하느라 우리 집 김 배달 씨처럼 매운 청량고추가 활활 불을 붙이나 보다. 그 힘으로 화들짝 꽃들이 피어나겠지만 오랜 스승님, 대여를 생각하며 찾아가는 길, 새벽이 어리석은 제자 처용아내 정 숙을 잠재우지 않는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의 꽃  전문 
 
 대한민국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 [꽃]은 대부분 알지만 한 번 읽고 지나가야하지 않겠는가? 실존주의란 인간은 자유롭고 책임 있는 존재이며, 자신의 삶을 통해 삶의 의미를 스스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철학적 사조인데 김춘수 시인이 무의미 시를 개척하기 전 의미시 존재론적인 [꽃]이 더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면서 그의 고독한 사유와 생이 더 찌릿하게 가슴에 다가온다.
 
덕분에 보들레르, 샤르트르, 에이츠, 상징주의와 실존주의 그리고 모더니즘까지 되풀이되던 강의 시간이 다시 살아난다. [부다페스트에서 소녀의 죽음] 속 22세 때 일본 천황을 욕하다가 세다기야 서 감옥에 갇혀 반년을 지낸 불안감이 그대로 표현되어 있고, 어쩌다 국회의원이 되어 월북 문인들 해금시키는데 일조하시고, 무의미시 이론을 널리 펼치시려 [처용단장] 연작시와 이론서로 평생을 바치셨다는 점을 정치적 이유로 평가해 주기를 거부하는 분들이 있어 많은 제자들은 선생님이 좀 더 올바른 평가 받기를 바랄 뿐이다.
 
선생님 생전 어느 행사 후 옆자리에 있었는데 어느 젊은 평론가가 대여의 시 [남천]이란 시 해설을 읽고 재미있었다고 말씀하셨다. 남천이란 그냥 단순한 식물 이름일 뿐인데 그 해설가는 시어의 의미를 찾느라 남천이 불교의 극락세계라며 너무 깊이 시인의 트릭에 빠져 있어 그 함정을 즐겼다는 선생님, 그것이 바로 무의미시라고 그땐 몰랐지만 너무 쉽게 무의미 시에 대한 의문이 풀리는 것이었다. 
 
<수련별곡>
바람이 분다/ 그대는 또 가야 하리/ 그대를 데리고 가는 바람은/ 어느 땐가 다시 한 번/ 낙화하는 그대를 다시 데리고 오리/
그대 이승에서/ 꼭 한번 죽어야 한다면/ 죽음이 그대 눈시울을/ 검은 손바닥으로 꼭 한번/ 남김없이 덮어야 한다면/ 
살아서 그대이고 받든/ 가도 가도 끝이 없던 그대 이승의 하늘/ 그 떫디떫은 눈웃음을 누가 가지리오?/
 
시인의 '수련별곡'은 대구 동성로의 2층 찻집 '세르팡'이라고 한다. 세르팡'이란 찻집 이름도 시인이 지었는데 '뱀'이란 뜻의 프랑스어로 일본의 유명한 잡지 이름이기도 하다. 이 찻집의 배화여고 출신 미모의 여인이 '수련별곡'의 주인공이라 한다. 김춘수 시인이 '나의 나타샤'라고 부르던 수련에게는 시인이 정신적인 지주였다고. 시인의 삶과 문학사에 '꽃'을 이야기하고 '처용단장'을 논한 '세르팡' 찻집
 
이런 저런 얘기 나누면서 도착하니 선생님의 유물전시관이 너무 초라해서 가슴 아팠다. 많은 자료들을 늘 선생님과 함께한 어느 시인이 보관 중이라는데, 필자는 운 좋게도 선생님의 친필 [거지 복주머니] 원고를 액자에 넣어 보관하고 있었는데 그 액자를 대구문학관에 기증해버렸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 그런 자료들이 빨리 모아져서 더 훌륭한 문학관으로 거듭나길 간절히 빌어본다.

바다가 왼종일
새앙쥐 같은 눈을 뜨고 있었다.
이따금
바람은 한려수도(閑麗水道)에서 불어오고
느릅나무 어린잎들이
가늘게 몸을 흔들곤 하였다.

날이 저물자
내 늑골(肋骨)과 늑골 사이
홈을 파고
거머리가 우는 소리를 나는 들었다.
베고니아의
붉고 붉은 꽃잎이 지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다시 또 아침이 오고
바다가 또 한 번
새앙쥐 같은 눈을 뜨고 있었다.
뚝 뚝 뚝, 천(阡)의 사과알이
하늘로 깊숙이 떨어지고 있었다.

가을이 가고 또 밤이 와서
잠자는 내 어깨 위
그해의 새 눈이 내리고 있었다.
어둠의 한쪽이 조금 열리고
개동백의 붉은 열매가 익고 있었다.
잠을 자면서도 나는
내리는 그
희디흰 눈발을 보고 있었다.
- 처용단장1의 1 김춘수
 
다음 시는 경주 문정헌 입구에 경주를 빛낸 한국의 명시로 김춘수선생님 시 [꽃] 과 처용아내 정 숙의 시 [웬 생트집]이 나란히 시화로 전시되어 있다. 또한 [웬 생트집] 처용아내 1은 발표하자말자 문단에 큰 반향을 일으켜 1997년 [김재홍의 ‘시어사전’]에 정 숙의 많은 경상도 사투리 시어가 수록되었고 1998년 [김재홍의 ‘현대시 100년 한국 명시 감상’]에 첫 시집 ‘신처용가’(1996 년 발간) 중 ‘웬 생트집’이 수록되기도 했었다.
 
가라히 네히라고예?
생사람 잡지 마이소예
달이 휘영청 청승떨고 있지예
밤이 어서어서 다구치미 깊어가지예
임카 마시려던 동동주 홀짝홀짝
술삥 지혼차 다 비았지예
용광로 부글부글 끓는데
임이 안 오시지예
긴 밤 지쳐 살풋 든 잠 찔레꽃 꺾어든
귀공자를 잠시 반긴 거 뿌인데예
웬 생트집예?
셔블 밝은 달아래서
밤 깊도록 기집끼고 노닥거린 취기
의처증 된기라예?
아, 사철 봄바람인 사나아는 간음 아이고
외로붐에 속 골빙든 여편네
꿈 한분 살짝 꾼 기
죈가예. 예?
-정 숙의 웬 생트집 [처용아내 1]
시집 발표 후 [봄날은 간다1] 시극 극본으로 시극공연까지 했지만 스승님의 무의미 시 [처용단장] 연작시와 그 제자 정 숙(정인숙)의 처용아내 향가 중 처용가를 패러디한 연작시 [신처용가]는 서로 아무 상관없이 우연하게 태어났을 뿐이다. 정 숙은 처용아내가 화냥년이 아니라 기다림에 지쳐 열병을 앓고 있었을 뿐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는데......
 
2.여고시절 도덕 윤리 선생님이셨던 유치환 선생님의 결혼식 때 화동이셨다는 선생님 두 분 다 내겐 경상도 처용들이라고 단정 짓는다. 유치환 선생님은 필자가 대구여고 재학 중 교장 선생님이셨고 유란의 노래란 교가도 지으셨다.
 
몇 년 전 학교 건물 안에 [유란 역사관]이 개관되었고 역사관 개관을 축하하는 축시가 11기 정 숙의 시로 새겨져 있다. 통영이란 아름다운 곳에서 두 분이 서로 가까운 곳에 계시니 지금도 자주 만나 두런두런 얘기 나누고 계실까? 문득 청마 시가 연애편지의 고수라며 플라토닉 러브가 아니고 불륜이라며 산문으로 이뿐 가슴들에 찬물을 끼얹어 죄송스러운 생각이 든다. 선생님 초기의 시, [생명의 서][깃발][바위] 등의 시들은 그 시대 무거운 상황을 대변해주는 항변이었지만 그 어두운 시대의 불안감을 잊어버리게 한 아름다운 사랑시들, 그 공로를 잊지는 말아야하는데......  
 
3. 김춘수 선생님의 무의미 시와 정 숙의 의미 시
 
불러다오.
멕시코는 어디 있는가, 사바다는 사바다, 멕시코는 어디 있는가, 사바다의 누이는 어디 있는가, 말더듬이 일자무식 사바다는 사바다, 멕시코는 어디 있는가, 사바다의 누이는 어디 있는가, 불러다오. 멕시코 옥수수는 어디 있는가.  (시『처용단장』중에서 발췌)
달님이 체조하능기예
-처용아내 57 [신 처용단장]
자다가 봉창이 물구나무 서는 기예? 달님이 체조하능기예? 서방님예, 보이소 정신 쫌 차리이소. 예? 멕시코는 머고. 사바타는 또 뭔기예? 무신 암혼기예? 헛소린기예? 간밤에 디기 덥디만 더부 자신 거 아인기예? 없는 누부는 와 찾능기예? 말라꼬예“?
김춘수 선생님의 무의미 시에 대한 제자 처용아내 정 숙의 반발이 우습지 않은가! 필자는 참 건방진 제자다. 감히 스승이 쓴 시에 토를 달고 찧고 까불 수 있나? 선생님의 무의미시 [처용단장] 중 맥시코여 사바타여를 저렇게 무참하게 따지고 있으니 언어유희로 통하기도 하는 무의미시와 의미시의 싸움인 것이다. 거침없이 바른 말 잘 하시는 대여 선생님, 여느 여학생이 시인이 되고 싶어 작품을 들고 찾아가니 ‘자네는 시인으로도 여자로도 실패네’ 라고 해서 계단에서 훌쩍 거리다가 어느 선생님이 대신 작품을 보내 시인이 되었다는 얘기, 또 돌아가신 어느 선생님 생전에 당신 시는 시도 아니라고 말해 가슴에 한이 맺힌 고 조병화 선생님이 김춘수 시인의 제자, 정 숙 시인의[신처용가] 첫 시집 처용아내 연작시를 읽고 그렇게 기뻐하셨다는 후문도 이젠 아련한 추억이 되고 있다.
 
참고로 김춘수시인의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 전문을 올려본다.
 
다뉴브강에 살얼음이 지는 동구(東歐)의 첫겨울
가로수 잎이 하나 둘 떨어져 뒹구는 황혼 무렵
느닷없이 날아온 수발의 쏘련제(製) 탄환은
땅바닥에
쥐새끼보다도 초라한 모양으로 너를 쓰러뜨렸다.
순간,
바숴진 네 두부(頭部)는 소스라쳐 삼십보(三十步) 상공으로 튀었다.
두부(頭部)를 잃은 목통에서는 피가
네 낯익은 거리의 포도(鋪道)를 적시며 흘렀다.
―너는 열 세 살이라고 그랬다.
네 죽음에서는 한 송이 꽃도
흰 깃의 한 마리 비둘기도 날지 않았다.
네 죽음을 보듬고 부다페스트의 밤은
목놓아 울 수도 없었다.
죽어서 한결 가비여운 네 영혼은
감시의 일만(一萬)의 눈초리도 미칠 수 없는
다뉴브강(江) 푸른 물결 위에 와서
오히려 죽지 못한 사람들을 위하여 소리 높이 울었다.
다뉴브강은 맑고 잔잔한 흐름일까,
요한슈트라우스의 그대로의 선율일까,
음악에도 없고 세계지도에도 이름이 없는
한강의 모래 사장(沙場)의 말없는 모래알을 움켜쥐고
왜 열 세 살 난 한국의 소녀는 영문도 모르고 죽어 갔을까,
죽어 갔을까, 악마는 등 뒤에서 웃고 있었는데
한국의 열세 살은 잡히는 것 하나도 없는
두 손을 허공에 저으며 죽어 갔을까,
부다페스트의 소녀여, 네가 한 행동은
네 혼자 한 것 같지가 않다.
한강에서의 소녀의 죽음도
동포의 가슴에는 짙은 빛깔의 아픔으로 젖어든다.
기억의 분(憤)한 강물은 오늘도 내일도
동포의 눈시울에 흐를 것인가,
흐를 것인가, 영웅들은 쓰러지고 두 달의 항쟁 끝에
너를 겨눈 같은 총뿌리 앞에
네 아저씨와 네 오빠가 무릎을 꾼 지금,
인류의 양심에서 흐를 것인가,
마음 약한 베드로가 닭 울기 전 세 번이나 부인한 지금,
십자가에 못 박힌 한 사람은
불면의 밤, 왜 모든 기억을 나에게 강요하는가.
나는 스물두 살이었다.
대학생이었다.
일본 동경 세다기야서 감방에 불령 선인으로 수감되어 있었다.
어느 날, 내 목구멍에서
창자를 비비 꼬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어머니, 난 살고 싶어요.>
난생 처음 들어보는 그 소리는 까마득한 어디서,
내 것이 아니면서, 내 것이면서……
나는 콩크리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고
북받쳐 오르는 울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누가 나를 우롱하였을까.
나의 치욕은 살고 싶다는 데에서부터 시작되었을까.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내던진 죽음은
죽음에 떠는 동포의 치욕에서 역으로 싹튼 것일까.
싹은 비정의 수목들에서보다 치욕의 푸른 멍으로부터
자유를 찾는 소녀의 뜨거운 피 속에서 움튼다.
싹은 또한 인간의 비굴 속에 생생한 이마아쥬로 움트며 위협하고
한밤에 불면(不眠)의 담담한 꽃을 피운다.
인간은 쓰러지고 또 일어설 것이다.
그리고 또 쓰러질 것이다. 그칠 날이 없을 것이다.
악마의 총탄에 딸을 잃은 부다페스트의 양친과 함께
인간은 존재의 깊이에서 전율하며 통곡할 것이다.
다뉴브강에 살얼음이 지는 동구의 첫겨울
가로수 잎이 하나 둘 떨어져 딩구는 황혼 무렵
느닷없이 날아온 수 발의 소련제 탄환은
땅 바닥에 쥐새끼보다도 초라한 모양으로 너를 쓰러뜨렸다.
부다페스트의 소녀여.
 
4.통영이 부럽다.
유치환 선생님 김춘수 선생님 박경리 선생님 또 윤이상 선생님까지 통영 출신이라면 여기 산새가, 땅 기운이 문필봉이 어느 정도인지 어설픈 선무당 같은 생각에 잡혀 이리저리 살펴보는 척 해본다. 필자가 문인 가운데 제일 존경하는 분이 박경리 선생님이 아닐까? 그 분의 가파른 삶이 작가를 만들었지만 그런 지독한 통증이 소설의 뿌리를 내리고 자라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거대한 왕국을 건설하신 분을 처음 뵈었을 때는 이천년 대 초기 서정시학의 청소년 행사가 원주에서 있었고 우연히 어느 선생님을 따라 갈 수 있었다. 도착하자 말자 학생들 시극 대회가 있다고 어느 반을 배정받아 급한 대로 정 숙의 첫 시집 신처용가 시극을 연습시켰고 대상을 수상했었다. 또한 강원도 고이성선 시인이 [월식]이란 시를 발표하신 때라 ‘해가 커텐을 치고 그 짓하러 들어간다’ 그 구절 얘기하며 서로 웃었는데 얼마 뒤 돌아가셨다는 충격이 매우 컸었던 기억 등을 생각하며, 사유의 삽질하다가 시 한편 적어본다.
 
삽질하다
  -정 숙
 
필라멘트가 끊어진 소켓이 전구를 갈아 끼우려 최참판댁을 찾아 왔습니다 평사리 마을을 터전으로 일구고 경작하고. 세우신 토지라는 견고한 왕국에 이르려면 얼마나 어느 정도 삽질을 해야 하나요
 
통영에서 차가운 손 꼬옥 잡아봅니다
첫 만남은
원주 채소밭에서 풀 뽑고 계셨지요
그냥 시골 할머니의 모습 잊혀 지지 않습니다
처음엔 자식들에게 전기 공급이 되지 않을까
허리 끊어지는 줄 모르고 원고지 메웠지만 이젠
진주 목걸이를 한 돼지가 되기 싫어
충전도 없이 전압을 높이고 있다는
평생 허기진 삶이 쌓은 선생님의 왕국에
처용아내 정 숙은 오늘도 감전되고 싶어
사유의 삽질 멈출 수 없어 불을 켭니다
 
‘내 인생이 문학이고 지금 문학이 내 인생입니다’ 라는 선생님의 말씀 곱씹으니 찌르르 흐르는 전류, 지직 불꽃이 튀어도 콘센트 플러그를 뽑지 않습니다 캄캄한 암전이 더 두렵기 때문입니다
 
끝내 유방암 환자까지 치르셨던 선생님의 묘소를 찾아가는 길은 남해가 보이고 수레국화 꽃밭에서 제자들과 맘껏 까불고 놀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특히 박경리 선생님께 정이 가는 것은 젊은 시절 드라마에 흠뻑 빠지게 했던 [토지]와 [김 약국의 딸들]등 추억을 만들어 주어 더욱 고맙고 감사한 거라며 돌아서니 선생님의 사위 고 김지하 선생님이 떠오른다. 행사에서 자주 뵙기도 해서 선생님 자신은 하늘이 곧 사람이라는 동학교가 자신의 종교라며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이들과 뜻을 같이 할 수 없다고 변절자란 손가락질을 감수한 선생님의 말씀이 자꾸 뇌리를 따라 다니고 있는데 또 다른 멋쟁이 윤이상 선생님이 원고지에 떡 버티고 계신다.
 
5. 마무리
물론 순서는 윤이상 선생님이 먼저였느냐 따질 수 있겠지만 그런 건 상관하지 않겠다. 생전에 현존하는 세계 5대 작곡가로 꼽힌 선생님이지만 간첩 누명으로 사형선고까지 받은 선생님의 한 생이 묘비명에 새겨진 글을 보면 대강 짐작할 수 있다. 통영국제음악당 바위에 새겨진 處染常精 처염상정 더러운 진흙에 뿌리내리고 있어도 항상 맑고 깨끗한 연꽃을 이르는 글귀로 처한 곳이 더럽게 물들어도 항상 깨끗함을 잊지 말라는 뜻이라고 한다. 윤이상의 생애는 천천히 더 찾아보아야겠다. 윤이상 기념관의 해설사 이중도 시인이 필자의 첫 시집 [신 처용가] 알아보고 얘기하는 바람에 다른 얘긴 다 잊어버렸으니 나중 만나 한 번 더 해설을 듣도록 해야겠다. 어쨌던 윤이상이란 멋진 남자를 내 생의 단골로 삼아야하지 않겠는가!
 
 
 
 
저작자 표시컨텐츠변경비영리시인 [정 숙, ] (jungsook48@hanmail.net1993년 계간지<시와시학>으로 신인상 수상.
2010, 1월 만해 ‘님’ 시인상 수상 시집<바람다비제>
2015년 12월 23일 대구시인 협회상 수상
대구문학아카데미 시 창작반 지도
인터넷 시마을과 포엠토피아 포엠스쿨 정 숙반 지도
청도도서관 서부 북부도서관 용학, 범물, 본리도서관 동도 초등학교 현대시 창작 지도
현대불교 문인협회 대구 경북지회 회장
전국 시와시학 문인회 회장
대구 이육사 기념사업회 공동 대표
이상화 기념사업회 이사겸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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