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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103 업데이트: 22-04-04 16:03
정하해 시
복숭아를 깨물며
아트코리아 | 조회 670
복숭아를 깨물며
정하해
단물의 뒷모습까지 오는데 한참 걸렸다
실로 저 뺨들이 나를 지나간 거다
스무 살의 나이를 데려다
슬픈 부분들을, 도려내고 복숭아를 심었다
그러니까 태초에 너를 지나
몇 생을 왕생한 것쯤의
우리는 단물을 기웃거렸고
거기서 머물다 돌아서는 찰나를
시절이라 했다
한 번씩 살아본 생애가 늘 다른 색이듯
어쩌면 첫 몸의 향기가
저렇게 남아, 한 입 속에서 꿈틀대는 것인지 모른다
너를 지나왔던 것들이
우르르 떠나고
끝 간 데 없이 층층한 뺨들이
또 한 생을 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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