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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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정하해 ‘젖은 잎들을 내다버리는…’ 2015-09-24 영남일보
아트코리아 | 조회 1,991

정하해 시인이 시집 ‘젖은 잎들을 내다버리는 시간’(시인동네)을 펴냈다.

포항에서 태어난 정 시인은 2003년 ‘시안’으로 등단했다. ‘살꽃이 피다’ ‘깜빡’ 등의 서정이 묻어나는 시집을 펴냈다.

시집 해설을 맡은 조동범 시인은 이번 시집을 받은 첫 소감에 대해 ‘마치 저물녘의 철로에 앉은 막막함처럼 디아스포라의 감각을 예리하게 도려내는 것만 같았다’고 소개했다.

정주하지 못하고, 정처없이 미지를 유랑하는 디아스포라의 한없는 막막함을 자유롭게 펼쳐놓았다.

‘별안간 비 쏟아진다 그러나 열차는 사과나무와 오리나무가 있는 북방으로 간다// ……// 나를 뒤돌아볼 소경이여 눈은 오늘밤도 달려올 것이다 얼큰한 별빛이 한 이별을 작별하고 여기로 탑승한다, 우리는 역마다 알몸을 지불하고 새떼의 나침반을 기억하며// 달리는 내내 너는 홀쭉하게 마른다 닿기 전 너는 중독된 세상사가 다 빠져야 한다 정갈한 기도처럼 열한 시 북방으로 우리는 간다’(독감 바이러스)

정 시인은 이번 시집을 발간하면서 ‘인질’이라는 말을 내내 떠올렸다고 한다. 그는 “몇 년 동안 잡혀 산다는 것 끔찍한 일이지만 아무것도 고백할 게 없다는 게 더 슬플 뿐”이라며, “나를 던져주어도 가져가지 않는다는 이 익숙한 것들의 전범, 밤낮없이 거래하던 내 정신의 인질, 이제 가거라”라고 시원섭섭한 심정을 시인의 말로 남기기도 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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