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그 낯선 의미 정하해 밤은 계곡물에서 올라왔다 낮의 뺨들은 따뜻하게 어두워져가고 사람의 눈은 허공을 향해 핀다 별의 더미어서 한 별이 떨어져 나간다 또 누구, 모질게 아프다 가겠다 아무 연고도 없이 방목 중인 나는, 사라진 별에 대해 묻지 않기로 했다 괜한 상처에 연루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먹빛 속에서 어렴풋해지는 나를 여러 번 놓친다 내가 무허가라는 거 저 밤이 먼저 알아채었다 부정확한 별을 밤 내내 건드렸다 검은 달은 큰 무기처럼 다가서고 타락을 숭배한 나는 실컷 미치거나 어떤 전율에 빠지거나 그리하여 변성기를 오래 느끼고 싶어서이다 한 목숨 끝에 얹히는 쓸쓸한 맛, 사람이 아니면 맛 볼 수 없는, 그대를 생각한 날들도 이러했던가 - 시집『우리 시대 시인 80명이 찾아낸 키워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