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종사 /정하해
물도 절을 짓는구나
마냥 흘러가는 이유 불문 아니던가
여기 물 한 덩이 모셔놓았구나
늙은 산을 앉혀놓고
제 몸을 두드려 공양 올리느라
그렇게 처연하게 울었구나
목어들을 데리고 두물머리 나가
합일물을 보라고!
썩은 뼈가 놀라지 않게 구경만 하라고
신신 타일렀겠구나
어느 해 보시하고 내려왔던
갑갑한 내 눈물도 지금쯤
절 하나 꾸려놓고
아래 막사발 찻집으로
뻔질나게 다녀갔겠구나
후미진 곳에서 일없는 강물과
숱하게 내기하다 갔겠구나
큰 절 아래 작은 절 서로
따 먹기,
佛法 체류하던 강이 캄캄히 눕도록
서 있는 그는
서양화가 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