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사리암 돌계단 정하해 비가 내려도 새벽은 붉었다 먼데 북소리처럼 나무를 두드리는 그 소리, 떨어져 내 등에 한 짐 경쾌하다 처음부터 그대가 오르는 중인지 내려가는 중인지 생각 않기로 했지만 2342.jpg 한 발 옮기면 그대는 서너 발쯤 길어지고 가쁜 호흡을 쉬게 하면 그대가 쳐드는 산으로 하여 내가 절벽이다 내 전부 그러쥐고 오르는 더디고 불안한 이것이 끝인가 싶다가도 승천 못하고 걸린 그대의 마음이 비였던 가 싶어 어느새 저만치다 그대가 늙은 이무기로 살아 이 골짝 전부를 숨죽여 놓았으나 어쩌랴 그 비늘 밟아야 오를 수 있는 저 세상 밖의 암자를 이 또한 천근만근 사람이라는 죄목에 해당되는 일인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