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 정하해
텔레비 보면서 만두 먹는다
가끔씩 보는 인간극장,
치매를 잃은 어미와 아들이
주거니 받거니 단조롭게 말놀이 한다
심청이가 군대 갔는데 심청이가 군대가서 무다히 죽었는데, 살아났다
아들이 준 동화책을 펼쳐들고
전혀 다른 스토리로가 저 촌부 머리에서
상상되어 나오자
아들은 박장대소 구르면서 잘 읽는다고
손뼉 친다, 만두 씹다가
뜬금없이 저 일에 마음 대고 말았다
어미에게 밥을 떠 넣다
잘 먹는다고 또 장난치는 아들
수염은 불쏘시개 같은데
그녀 머리는 감기고 빗겨 깻단 같다
그는, 그녀를 위해 매일 살을 태웠듯 굴뚝은 쉴 날 없이 연기 오른다
라는, 생각이 나를 메이게 한다
만두를 먹다가
눈물을 흘리다가
그러면서 끝까지 다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