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현대미술가협회 2026 특별기획전 ‘HERE DAEGU! 현대미술비엔날레를 꿈꾸며’가 열리고 있는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장 전경.
대구현대미술가협회 제공
예술은 언제나 먼 곳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거대한 담론도, 세계를 움직이는 새로운 흐름도 결국 한 사람이 서 있는 ‘여기(HERE)’에서 비롯된다.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바라보며 무엇을 남길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쌓일 때 비로소 한 도시의 문화는 역사가 되고, 예술은 시대를 움직이는 언어가 된다.
대구현대미술가협회가 마련한 2026 특별기획전 ‘HERE DAEGU! 현대미술비엔날레를 꿈꾸며’는 바로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번 전시는 대구가 지닌 현대미술의 역사적 자산을 현재의 창작과 연결하고, 이를 미래의 ‘대구현대미술비엔날레’라는 비전으로 확장하려는 문화적 선언이다.
전시의 핵심 키워드인 ‘HERE’는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고, 기억과 상상이 만나며, 개인의 사유가 공동체의 문화로 확장되는 창작의 출발점이다. 전시는 예술이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질문을 열어놓는 행위임을 강조하며, 예술가가 세계를 향해 나아가기 이전에 자신이 서 있는 ‘여기’를 얼마나 깊이 탐구하느냐가 창작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조경희 대구현대미술가협회장은 “비엔날레는 단순한 국제전이 아니라 도시가 세계를 향해 던지는 문화적 선언”이라며 “대구가 현대미술의 발상지라는 역사적 정체성을 바탕으로 세계 현대미술 담론을 이끄는 도시로 성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6전시실부터 13전시실까지 모두 8개의 섹션으로 구성되며, 각 전시실은 서로 다른 주제 아래 현대미술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6전시실은 박미향 코디네이터가 기획한 ‘시선이 머문 쉼표의 기록’으로 강현경, 권소현, 김민수, 이성철 등 14명의 작가가 참여해 일상과 기억이 머무는 풍경을 다양한 조형언어로 풀어낸다.
7전시실에서는 김조은 코디네이터가 기획한 ‘Room 7-여전히(And Still)’가 펼쳐진다. 국내 작가들과 일본 작가들이 함께 참여해 시간과 기억, 지속성에 대한 사유를 국제적 시각으로 확장한다. 그리고 8전시실은 신은정 코디네이터의 ‘추상과 형상-경계의 공존’을 주제로 윤상천, 황정목, 강다온 등 국내외 작가들이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9전시실은 임경인 코디네이터의 ‘HER-DAEG’U, EAGER-HUED’를 통해 도시와 인간, 색채와 감성을 연결하는 현대적 감각을 제안한다. 10전시실에서는 고수영 코디네이터가 기획한 ‘소통-보다’가 마련된다. 류승희, 이선희, 곽호철 등 참여 작가들은 예술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소통의 가능성을 다양한 매체로 제시한다. 11전시실은 허남문 코디네이터가 기획한 ‘Identity’를 통해 권정호, 최창규, 허양구 등 지역 중견·원로 작가들이 정체성과 존재에 대한 질문을 이어간다.
특히 같은 공간에서는 아카이브 특별전도 함께 마련된다. 1997년 창립된 대구현대미술가협회의 발자취와 함께 최병소, 박현기, 이명미, 이배, 남춘모, 이교준, 김호득 등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청년 시절 자료와 기록이 공개돼 대구 현대미술의 형성과정을 되짚어볼 수 있다.
12전시실에서는 최대진 코디네이터가 기획한 ‘TRACE, 흔적의 언어’가 펼쳐진다. 한국과 일본 작가들이 함께 참여해 시간 속에 남겨진 흔적과 기억의 층위를 조형적으로 탐색한다. 13전시실에서는 남명옥 코디네이터의 ‘THE NEW FRONTIER-STARS ABOVE, SERVERS BELOW’를 통해 새로운 예술의 지평을 향한 도전과 미래 비전을 제시한다. 전시는 19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6-13전시실, 2층 전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