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然에서 찾은 藝術魂
김보라 / 성북구립미술관장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길을 선택하고 그 길을 따라 걸어간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의 삶, 그 오랜 인생의 여정을 하나의 주제만을 가지고 응집시켜 나갈 수는 없을 것이다. 만약 그런 여정을 살아가는 삶이 있다면, 더욱이 그 삶의 주제가 예술이라는 범주 안에서 일관된 무형의 가치를 찾는 일이라면, 그 노고의 시간을 결코 가벼이 여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응집력만이 예술발전의 에너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석기는 자신의 주제를 한결같이 자연에서 찾은 예술의 혼으로 그의 일생을 채워가고 있는 작가다. 화폭에 담긴 그의 자연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깊이 있는 정신세계를 형성해 가고 있다.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수많은 예술가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재현의 대상과 그 중심이 되는 가치의 변화에 따라 분류되었다. 그것은 상당부분 시대적인 환경과 사상의 흐름과도 연관을 갖는다. 이는 예술가들이 때로는 가장 이상적인 것을 재현하기도 하고, 때로는 가장 사실적인 것을 재현하기도 하는 이유가 된다.
현대는 동양과 서양의 미학적 특성이 혼재된 시대이다. 많은 부분을 쉽게 공유하고 진정한 내 것 인양 쉽게 흡수하기도 한다. 따라서 동양과 서양의 구분 자체가 모호해질 수 있으며, 영역의 순수성은 낡은 방식으로 취급되기도 하는 것이다. 현대 미술에 있어 재현이란 모든 새로운 것에 대한 가능성을 의미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고유한 영역에 기반을 둔 새로운 미학적 재현이 이루어지고 있는가라는 문제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동양의 미학이 어떻게 흐르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탐색하는 일은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역사를 이해하기 위하여, 또한 보다 다양한 가치가 존재함을 인식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김석기의 작업은 자연에서 기인한다.
그의 작품 속에 담겨있는 과거의 자연은 철학을 말하고 있다. 자연에서 시작된 동양사상이 작가의 사상적 뿌리가 된다. 그는 자연을 기점으로 작가의 몸과 마음의 일치를 시도한다. 지속되는 작업의 시간은 고스란히 명상의 시간으로 이어지며, 육체와 정신이 하나가 되는 순간 예술적 기반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그의 과거의 자연은 동양사상과 철학적 뿌리를 기반으로 현재를 만들어 가기에 충분하다.
외형적으로 보여 지는 작품의 소재 또한 현재의 자연이다. 그는 자신의 작업을 위해 쉴 새 없이 산과 마주한다. 자신을 실제로 자연 앞에 놓이게 함으로써 존재감을 인식하여 보다 신실한 작품을 만들기 위한 준비 과정을 스스로 겪는다. 이렇게 걸러진 소재들은 강인함과 인내를 포함하게 되는 것이며 외형의 재현을 뛰어넘어 응집된 예술의 혼을 깨울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그에게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변화를 직시하는 미래의 자연이 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깊이 박힌 뿌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새로운 가지를 키우듯, 그의 예술은 항상 진행형이며, 이는 동시에 미래의 변화를 예고하는 전주곡을 의미한다. 그는 매너리즘을 거부하는 작가이고자 항상 시대를 의식한다. 따라서 그의 미래의 자연은 오랜 검증의 시간을 통하여 형성된 결실로 새로운 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자연은 작가가 선택한 고유한 영역이며, 동시에 새로운 미학적 시도이기도 하다.
이렇듯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며 40여년의 시간을 한길로 걸어온 단단하고 높은 한 예술가의 초상을, 필자의 설익은 문체로 담아내는 마음은 송구하고 부끄러울 따름이다. 그가 오랜 세월 작업해온 작품들로 화집을 발간하고 전시회를 통하여 새로운 이정표를 세움으로서 자연에서 찾은 예술의 혼으로 작품이 새롭게 창조되기를 기대하며 용기를 내어 그의 화집에 서문을 연다. 부족하나마 그를 위해 이러한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아울러 그에 대한 깊은 존경하는 마음의 표시임을 밝혀두는 바이다.
2007년 봄 경기도 미술관에서
Artistic Soul Found in Nature
Curator of Gyeonggido Museum of Art
Kim Bora
People choose their own path of life and set out on a journey. While walking on the road of life, they may find it hard to concentrate their life onto one single theme. If we can find someone who has achieved it in his or her life, and someone whose theme of life is in the efforts to find consistent abstract values in the category of art, we cannot but admire the time devoted to the hard work. It is because the force of concentration is the sole energy that flourishes an artistic soul.
Kim Seok-ki is the artist who has fulfilled his life with his artistic spirit nourished in the nature. The nature expressed in his works reveals the wideness and depth of his mental identity.
Without regard to the difference of the East and the West, many an artist is categorized by the objects that he or she tries to represent and the change of their main values. It goes along with the stream of times and ideas. This is why artists represent idealism at some times and realism at other times.
We live in modern times where aesthetic features of the East and the West are mixed together. We share and absorb much of the features with each other without considerations as if they were ours from the first place. Along the way, it seems that the boundary between them looks unclear and sticking to one territory could be considered as antiquated. In Modern Art, representation of things has come to mean the possibility toward all the new things. But this is the point where a critical mind should be awakened in terms of the issue of whether or not an aesthetic representation is made based on the realm of originality.
Therefore, it goes without question that we should make a ceaseless inquiry about how the aesthetic view of the East has flowed. It is very important because it helps us understand the history better and have a recognition that there are a variety of values out there.
The works of art of Kim Seok-ki are rooted in nature.
The nature of "the past" on his canvas represents his philosophy. Orientalism originated in nature is his philosophical root. He attempts to make a harmony between body and soul through nature. The duration of work connects itself with meditation time during which his artistic foundation is firmed up as his body and soul become one. The nature of "the past" in his works is sufficient enough to show that of "the present" on the basis of Orientalism and his view of life.
His objects from an external point of view show the nature of "the present". He makes an endless contact with the mountains for his works of art. He prepares himself to make more sincere works of art in the way of putting himself in front of nature and opening his eyes toward the sense of being. The topics filtered through the process have toughness and perseverance by which his artistic soul is awakened beyond a simple representation of nature.
We should also note that his works of art suggest the nature of "the future" which anticipates changes beyond the present. As if trees spread out their roots deep not to be pulled out, his works of art are on the way of progress and are preludes that suggest the future. He never falls into mannerism but tries to be aware of the times. The nature of "the future" is the result of verification over a long time and also preparation for a new birth.
In this sense, the nature in his works is a new aesthetic attempt as well as the realm of his own choice.
It is with fear that I dare to try to portray an admirable artist who has been on the single path of artistic life for more than forty years. This is a humble introduction to his book of works of art written with an anticipation that he is sure to widen the horizon of art and set a new milestone on his path. Lastly, I would like to express my appreciation for being allowed to write this piece of writing as a token of my respect for him.
On a spring day of 2007
at Gyeonggido Museum of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