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9    업데이트: 20-01-31 14:23

비평

1997 이열모 서문 蒼暈 李烈模(東洋畵家, 成均館大 敎授)
관리자 | 조회 1,500
“汚染되지 않은 東洋人 ”
 
 
蒼暈 李烈模(東洋畵家, 成均館大 敎授)
 
동양의 문화는 山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태고적의 신화나 종교가 山을 배경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삶의 행적이 산에서 시작하여 산으로 돌아가는 그런 모습이었다.
동양의 賢者들은 山에서 진리를 터득하고 山의 뜻을 읽으며 노래하여 왔다. 이러한 성정(性情) 때문에 동양인들은 일반적으로 산을 좋아하고 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산에 대한 인간들의 외경심은 詩나 그림으로 표현되어 왔고, 그림의 경우 동양화의 진수는 아무래도 산수화에서 찾게 된다. 어느 분야보다도 가장 발전한 것이 산수화이고 오랜 역사 속에서 커다란 맥을 이루어 온 것 또한 산수화인 것이다. 이와 같은 산수화의 전통이 언제부터인가 점점 우리의 역사 속으로 멀어져 감을 느낀다.
서구의 과학 문명이 동양을 강타하면서 기존의 가치관이 크게 흔들리게 되었고, 산업화에 따른 도시문화가 삶의 형질(形質)을 바꾸어 놓았기 때문에 이른바 현대인의 안중에는 山의 의미가 한낱 레저(leisure)의 개념으로 밖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현대인들의 체질로는 자연의 오묘한 뜻이나 영산(靈山)의 기운(氣韻)을 헤아릴 줄 아는 심성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고 소비 문화의 퇴영(退嬰)적인 감각주의에 중독되어 퇴폐와 물신주의(物神主義)가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문명의 폐해(弊害: 인간성 파괴) 현상이 극에 달한 오늘에 이르러 생각 있는 사람들은 고전에서 새로운 의미를 깨닫게 되고 전통 속에 내장되어 있는 정신주의에서 인간의 참 가치를 되찾으면서, 대자연의 장엄한 조화야말로 眞善美의 모체라는 것을 통감하게 된다. 달리 말하면 동양적 사유의 본질이 결코 서양의 과학주의보다 못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미래의 인류생존의 철학은 동양의 정신주의가 그 관건이 되리라는 것을 예견케 한다.
근래에 우리나라 학계에서도 국학(國學)운동이 일고 있고 문화 예술 쪽에서도 우리의 전통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연관지을 수 있겠다. 다만 아직도 전통의 답습이나 재현하는 정도를 가지고 국적 있는 예술 운운하는 것도 문제이려니와 전통이라는 단어만 나와도 고루한 복고주의 아니면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폄하(貶下)하는 사대주의적 사고 또한 불식되어야 할 문제라고 본다.
문화 예술은 현재의 시공(時空)에서 호흡하면서도 전통이라는 토양에 뿌리를 박고 머리는 하늘을 바라보며 상상의 나래를 펴는 창조행위이어야지 전통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생각해서도, 또 서구문화에 경도(驚倒)되어 우리 것은 하찮은 것으로 치부해서도 곤란한 것이다.
이번에 가지게 된 金奭基와 朱道平의 2인 전은 그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 두 화가는 그림 주제가 모두 山水畵인데다가 각기 자기나라(한국과 중국)의 민족적 정서를 작품에 담고 있다는 점에서 재미있는 대비를 이루고 있는 전시회라고 하겠다. 동양인의 공통된 자연관 즉 산수에 대한 특별한 애착과 오랜 역사를 두고 면면히 이어져 온 산수화의 맥락이 오늘의 이 두 작가에게서는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가 하는 것을 음미케 하는 장(場)이기도 한 것이다.
두 작가는 공통적으로 전통 산수화에 근거를 두고 있으면서도 그 방법론(기법)에 있어서는 나름대로의 독창적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金奭基는 주로 질박한 묵선과 적묵담채(積墨淡彩)로 우리의 山河를 그리고 있다. 그는 비교적 우리의 실경을 충실히 사생함으로써 향토색이 짙게 배인 그림-소박한 자연주의를 구가하고 있다. 그의 그림에서는 세교(細巧)나 허식(虛飾)을 찾아볼 수 없고 오직 솔직함과 건실함만을 느끼게 한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 민족정서의 원형질이 무엇인가를 읽을 수가 있다. 검소하고도 은근한 운율(韻律)의 세계 말이다.
중국의 朱道平은 먹과 화선지의 특성을 한껏 활용한 기교파의 작가임을 알 수 있다. 종횡무진으로 자유롭게 구사하고 있는 유려(流麗)한 세선(細線)은 은유적인 발묵과 투명한 선염(渲染)적 채법(彩法)과 어우러져 자연의 아름다움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의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탈속(脫俗)한 화취(畵趣)는 作家로서의 자기세계를 서정적으로 비추고 있으며 우리는 그의 그림에서 세련된 연금술을 보는 느낌이다.
이 두 작가의 그림을 대하면서 나는 문득 ‘콤파-즈’의 말이 생각난다. 그는 금세기 초에 동방3국(한국, 중국, 일본)의 문화 예술을 접해보고 평가하기를 “중국 예술은 배우와 같고 일본 것은 기생과 같으며 한국 것은 가정 주부와 같다”고 하였다. 아직도 이 말은 동방 3국을 꿰뚫어 본 정평이라고 여겨진다.
金奭基의 사실적인 산수화와 朱道平의 사의적인 산수화 모두가 자연을 관조하는데서 얻어진 심원한 경지이며 순응적 자연관임에 틀림없다.
이것이 바로 오염되지 않은 동양인 본래의 체질인 것이다.


ON THE JOINT EXHIBITION OF KIM, SEOK-KI AND ZHU, DAO-PING
 
LEE. YUL-MO (Professor of Art and Artist Sung Kyun Kwan University)
 
Eastern cultures have long been known to have a unique appreciation for nature. Many legendary figures of Eastern mythology and folklore have gained intellectual and spiritual inspiration from their natural surroundings. This becomes evident when one considers the prevalence of natural scenery in Oriental art.
In Eastern poetry and paintings, mountains have traditionally been used as symbols that express Truth, Goodness, and Beauty.
In landscape painting - which is an essential component of Oriental art - the depiction and portrayal of mountains is considered to be a part of the mainstream. It is implicitly understood that the use of mountains in paintings is fundamental if the piece is to be classified as "Oriental landscape".
Regretfully, the invaluable traditions of landscape painting have disappeared with the growth in popularity of modern art.
The main reason for this can be attributed th the influence Western. civilization has had on greatly altering the existing values and traditions of Eastern cultures through modernization. today, urbanites of the industrialized world have reduced mountains to merely an idyllic for spending their leisure time.
The younger generations have become addicted to sensuality, prodigality, and luxury which has resulted in the demoralization of a modern world motivated by consumerism and materialism.
However, those of us who are aware of this general trend are reverting back to the classics to rediscover our identity and the true value of life through our traditions. We have come to the realization that solemn harmony between nature and human beings is the best way to find Truth, Goodness, and Beauty.
We anticipate that the belief in Eastern spiritualism will reemerge as the basic ethos among the people of the East. One example of this anticipation is illustrated by a recent series of efforts being made within cultural and artistic circles to reassess the current trend within the realm of National literature, academia and the arts.
One outcome of this re-evaluation has been coined as 'arts with a national identity'. Unfortunately, this concept is counterproductive in that rather than incorporating tradition into new ideas and exprssions, it has widened the gap between what is seen as being traditional and modern.
Arts with a national identity is a concept which has many negative connotations attache to it resulting in a sort of hackneyed reaction and repulsion to the word 'tradition'.
While culture and art - as creative activities - are bound to history and tradition, they are free of any tangible limitations giving absolute freedom to an individual to express one's thoughts and imagination. Therefore, culture and art should neither be regarded upon as having a "golden rule", nor should it be compared to and judged as it been with West. Rather, culture should be seen as being relative - free from ethnocentrism and discrimination.
This upcoming joint exhibition will be an impressive event which will expose you to a unique insight into landscape painting as interpreted by Kim Seok-ki of Korea and Zhou Daoping of China.
Though both artists share the same motif of landscape painting, it is interesting to see the contrasts in emotions that are portrayed. the different emotions stem from their different cultural and ethnic experiences. What common message the two artists do convey in their works is their mutual respect and appreciation for nature which has up until now been characteristic of the Eastern culture.
Although the artists share the tradition of landscape painting, they demonstrate their own original style. Kim Seok-ki expresses Korean mountains and rivers using plain Chinese ink lines and light coloring created by simple brush strokes. He depicts an authentic landscape, rich in local color, opening up now ground demonstrative of simple naturalism. One does not see shrewdness or ostentation in his paintings, but rather truthfulness and faithfulness. One can feel the essence of our national emotion and of a moderate and serene spiritual world.
Zhou Daoping is a technician who manipulates the properties of his drawing paper and ink stick. By utilizing his great skill of producing elegant and delicate touches, he harmonizes it with the subtle use of his ink stick and transparent Seon-yum ― in using this style, he first brushes water onto his drawing paper then before the water dries, he begins to paint. This enables Zhou Daoping to depict natural in a dramatic form.
Their paintings remind of Conpaz who came into contact with the art and culture of Korea, Japan, and China at the beginning of this century. He commented, "The art of China is like an actress, that of Japan a street girl, and that of Korea a housewife."
This comment accurately describes the art of these three countries. Kim Seok-Ki`s realistic approach and Zhou Daoping`s spiritual style has enabled both artists to reach a profound realm within Oriental art and represents a clear awareness of their relationship with nature. This is the very essence of the 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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