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엔 사물의 생동감·작가의 인간미 전부 담겨있어야"
40여년 화업 이어온 작가의 철학 엿볼 수 있는 작품 다양
"나에게 스승은 자연이지요."
자연 속에서 자연을 음미하고 그 속에 녹아있는 사물을 가슴으로 느끼고 머리로 정리한 뒤 화폭에 담는다. 그에게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자연에 내재된 문학적·철학적 함의를 작가의감성과 직관으로 또 다른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다
지역 화단에서 40여 년간 화업을 이어오고 있는 문인화가 석여(石如) 손수용의 회고전 '자연(自然)에 귀의(歸依)하다'가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5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
수묵 문인화를 하고 있는 석여 손수용은 산수, 꽃, 새, 동물, 초충, 어해, 소나무 등 대자연의 다양한 소재를 대상으로 먹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형상화하고 있다. 3년 터울로 전시를 하는 그의 작품전은 이번이 15회째라 전시만 해도 45년의 화력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을 우리의 현학적인 먹색으로 표현한 작품 70여 점을 선보인다.
손수용은 자연의 일부가 되길 원했고 전통을 자연과 접목하려 노력하며 그림을 그려왔다. 그의 작품은 고등학교 미술 교과서(지학사) '수묵과 채색에 담긴 정신' 편에 김홍도의 '총석정'과 나란히 실려 있기도 하다.
문인화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손수용은 "시(詩), 서(書), 화(畵)를 두루 익힌 작가가 대상을 보고 느낀 감흥을 삽시간에 옮긴다. 간결하면서도 그 사물의 특징이 다 드러나야 하고 기운차고 생동감이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그 그림에는 작가의 사상성, 학문적 요소, 인간미, 심지어는 유머와 위트까지 담겨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이번 전시에 즈음해 '문인화 기법 연구집'과 '산수화기법 연구집' 2권을 출판했다. 작가는 "강의를 다니면서 우리의 전통 회화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현대미술이 중심이 된 대학에서 제대로 된 수묵의 기법을 배울 기회가 부족하다는 현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출판 배경을 설명하면서 "나무, 바위, 산, 구름 등 45가지 소재의 자연 생물체를 그리는 기법을 설명하며 이를 직접 표현한 필치로 생생하게 느끼며 깨달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