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21세기 첨단과학의 시대,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지만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 감동하고 위로받고 휴식하며 자연의 품으로부터 이탈을 거부한다. 행여 인간이 이루어 놓은 문명의 파편에 의해 자연이 손상될까 걱정하며 자연의파괴를 두려워하고 자연을 지키고자 한다.
20세기에 접어들어 다다이즘 이후 많은 미술가들이 자연에서 문명으로시선을 돌려 소재와 방법을 전환하고 문명의 우산에서 해답을 찾으며 자연의 비를 피하고 기계적 메카니즘을 조형에 도입하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편에서는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며 첨단 과학적으로 변화하기보다는 자연에서 방법론을 찾고 전통적 조형언어를 고집하는 움직임들도 만만치 않다.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거나 하이테크적 환경에 순응하기보다 어머니의 품과같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애정을 전통적 언어로 곰삭이고 자연의 미를 화폭에 담으려 한다. 이런 의미에서 박회원은 자연의 품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Naturalist 자연주의자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고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교육의 현장에서 오지, 벽지를 돌며 문명의 흔적이 아쉬운 자연의 풍광에서 따사로운 정취를 느끼고 그들로부터 받은 감흥과 정서를 조절하여 감성의 울림을 통해 표현하였다.
그는 스스로를 길들여지지 않은 자유주의자로 간주한다. 자유분방하고 길들여 지지 않은, 주체할 수 없는 예술적 끼를 교육자의 직업의식으로 통제하고 여과하여 작품으로 재생산하였다.
삶에서의 모든 갈등과 고뇌는 작품을 통해 배열되고 해소되어 현실을 극복하는 힘으로 정제되었다. 그리하여 그의 작품은 자유를 갈망하는 고뇌의 표상이고 현장에서 생경하게 쏟아내는 탈출 의지의 은유물이고 대리물이다. 그래서 그는 틈틈이 붓을 잡고 삶의 아픔을 예술로 형상화한다. 삶의 작은 여유를 즐기는 행위로서가 아니라 고뇌의 결정으로 삶의 아픔을 쏟아내고 스스로 정제하는 수단인 것이다.
그는 오늘도 건조한 현대적 삶 속에서 자연을 바라보고 위안을 얻고 현대인의 아픔을 삭히며 삭막한 현대문명 속에서 평안한 자연의 미를 찾고, 자연의 미가 야기하는 감성의 울림에 귀를 기울인다. 그래서 그의 작품전에 작은 메시지와 격려를 보낸다.
2014. 9.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교수 미학박사 박 남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