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
이 구 락(시인)
하늘은 저물고
저무는 하늘과 나 사이
수심에 잠긴 유리창
당신의 걸레질은 아름답다
걸레질 너머 떠오르는
당신의 아득한 첫 별은 너무 기교적이다
지금쯤 적도 아래
배고픈 아이들이 쳐다보는
허기꽃 만발한 하늘
그 하늘 얼음빛 찬 별들은 무사한가
정원의 남천 꼭대기
문득 바람에 기우는 하늘,
당신의 걸레질에도 불구하고
저 붉은 별들은 이제 너무 나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