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은 - 이구락 -
흐린 날은 추억이 잘 보인다
흔들리며 지워지는 모든 것들
자알 보이는 흐린 날은
흐린 날의 그리움 흐린 날의 시장끼 넘어
수미산 맑은 그늘로 가는
키 낮아진 추억 하나
더욱 잘 보인다
흐린 날은 바람도 추억 쪽으로 흐르니
세상은 문득 아득하여
오래오래 저문다
― 시선집『와선』(시와반시,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