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의 김치를 그리는 여자다.
가끔 맛의 기억을 통해 엄마를 떠올릴 때가 있다.
그것은 어린 시절의 아련한 기억 언저리에서 자발적으로 떠오른
미각의 노스탤지어라 할 수 있다.
 
2011년부터 시작한 김치 시리즈 작품은 엄마와 나. 아니, 그 엄마의 할머니 이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다양한 결의 김치이야기이다.
사실적 평면화의 조형성을 표현하려다 보니, 문득 그 숨결 내면의 함축적 표현 근거가 박약하여 수없이 헤매다 비구상화로 변화하게 되었다.
 
우리의 전통음식 ‘김치’를 단순히
외양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넘어서 그 맥을 잇는 과정과 그리움에 기인한 상징성을 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