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ㆍ삶 그리고 미술
유행에서 자신을 쉽게 맡기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의 회화적 물음이 그만큼 절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의 이러한 태도는 삶의 소용돌이와 미술의 과잉정보 속에서 우리에게 사람의 진실과 작업의 진정성을 반성해보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에너지를 제공해 준다. 따라서 김성균의 회화 매체와 기법에 대한 탐구는 삶의 진실에 대한 사유에 근거하고 있다. 삶의 희노애락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진솔한 그의 모습처럼 그의 그림도 그저 질박하고 맑아서 꾸밈이 없다. 이렇듯 김성균의 그림은 ‘무공해 식품’같은 담백한 맛이 느껴진다. 그의 그림이 우리에게 웃음을 던져주는 것은 일상의 조각들을 순간적으로 포착하는 재치와 그 일상들이 아름답게 가꾸어 지는 평범한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화면의 안정되고 정형화된 구도와 재현적인 상황 그리고 왜곡 없이 드러나는 색채 등으로 인해 현란함과 과잉표현이 익숙해진 우리의 시각은 오히려 그 앞에서 당황하게 될는지도 모른다. 작품의 주제는 치열한 도시생활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관객에게 잠재되어 있는 원초적인 자연에로의 희귀감정을 환기 시킨다. 또한 현대적 감각과 과감한 재료의 사용으로 참신함과 대담함을 선보인 김성균의 작품은 유화위주의 서양화와 설치미술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신선한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수정이 불가능하므로 고도의 기술적 완성도를 요하는 수채화 작업을 고집하는 김성균은 맑고 깨끗한 수채화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우리나라 정서를 그린다. 여기서 자연의 이미지를 함축적으로 집약시킨 작가의 또 다른 역량이 느껴진다. 또한 작가는 소박한 소재로 그들이 가진 여유와 서정을 그려내고 그 속에서 일어나는 사유와 풍경 그리고 마음속에 꿈꾸는 이상향을 담백하게 표현한다. 이것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픈 작가의 욕구이자 바람을 반영한다. 이렇듯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아늑하고 편안해지며 서정적인 분위기와 투명수채화의 물맛이 느껴진다. 그리고 대상에서 얻은 감흥을 자유로운 필치로 표현한 그의 작품을 시각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직감적으로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내재되어 있다.
작가특유의 원숙함 속에는 자연을 보는 그만의 노련하면서도 부드럽고 관대한 시선이 드러나고 작가자신의 관점에서 한층 더 폭넓고 흥미롭게 해석한 작품을 보여준다. 그의 세련된 화면 위에서 정제된 여백과 절제된 조형미로 서구적이면서 동시에 간결한 사물의 표현과 내용의 함축과 은유라는 동양화의 기본정신과 내적 사유를 옹호하는 동양적인 세계관이 반영된 작품을 선보인다.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예술학과
미학 박사과정 정 경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