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과 줄기, 나뭇잎 주변에 하얗게 부서진 윤곽선은 오브제를 훨씬 부각시키면서, 뿌리기 작업을 통해 스토마프효과 마냥 꽃을 감싸면서 단순한 배경을 뒤로 작가가 전형적인 사실주의기법에서 멀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아직도 맨드라미를 기억 하고있다. 소녀의 얼굴만큼 커보이던 그 꽃...어릴적 둑길을 걷다가 내려다본 동글동글한 파꽃. 작은 꽃들이 모여 아가의 머리 만큼이나 커다란 수국... 잃어버리기 보다 잊고 지냈던 지난날의 기억은 이 소담스러운 꽃들을 만나 다시 재조명된다.
Lost memory를 향한 오마주 작가를 아는 이들은 이 작품들의 낮은 자세, 그 친절함이 작가의 마음에서 나온것임을 잘안다. 서자심획(書者心劃)이라는 말이 있다. 글씨는 마음을 쓴것 이라는 뜻이다. 장수경 작가의 그림을 보면서 그말이 더 옳았다. 시도 좋고 장편소설도 좋지만 마음가는대로 쓴 수필을 읽는 느낌이다.
작가가 머무는 대구 그 중에서도 나지막한 건물들이 보이는 풍경이다. 그러다 정말 가끔 작가가 떠나가 본 여행지의 다소 생소한 풍경조차 작가의 캔버스에서는 독특한 기법속에 녹아 편안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