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1,974    업데이트: 18-04-20 13:50

AUTHOR NOTE

장인영 화백과의 만남

아트비젼 K기자와의 일문일답

 

 
K기자: 그렇다면 초대전을 60여 일간이나 교수님의 작품을 이곳에서 모든 비용을 감수하면서 전시를 하게된 직접적인 동기가 교수님 작품의 깊은 철학과 특성에 있다고 생각되는데 그 점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맞습니다. 제 작품에는 깊은 회화적 의의와 철학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첫째는 옛날에는 남들이 흔히 그리는 풍경화 등의 다양한 그림을 저도 그려왔지만 이러한 그림들은 누구나 그리는 그림이고 오늘날 미술분야는 거의 세계적으로 평준화가 되어 가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고심과 연구 끝에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한민족의 얼과 희로애락이 담겨있는 것은 역시 민화(民畵)라고 생각합니다. 민화야 말로 한국미술의 양식 가운데 뿌리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지요. 민화는 혼을 가장 깊숙이 담고 있고, 이것은 여느 민족을 막론하고 공통적인 생각일 것입니다. 그 가운데 장생복락(長生福樂)이라는 염원(念願)이 제1차적인 바램일 것입니다. 그래서 제 그림의 주제는 십장생도에 있습니다.
 
둘째는 십장생도는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그려왔건만 저만큼 집요하게 20여년에 가깝게 연구 개발하면서 그려온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많은 평론가나 화가들이 말해왔지만 나는 십장생도를 전통적인 채색은 살리되 오늘날 현대 감각에 맞게 기하학적으로 재구성하여 한국화와 서양화를 접목하여 창작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물론 재료, 구성을 새롭게 한 것이지요. 옛날 분위기는 살리되 현대미술의 흐름을 고려하여 캔버스의 규격으로 나무로 채널을 만들고 그 위에 닥나무 종이를 이개여 발라 건조시키는 과정을 거쳐 2mm~5mm의 두께로 마르텔 효과를 나타내어 입체감도 있고 박진감도 넘치는 한편의 드라마처럼 많은 이야기와 철학이 담긴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재료로서 특이한 것은 닥나무 종이가 그 종이 자체에 온도, 습도를 자체적으로 조정되기 때문에 보존에 영원하며 채색 역시 안료나 때로는 유화물감, 때로는 아크릴류의 재료로 중량감이 있고 화려하되 순수하고도 해학적이며 다소 추상적인 경우도 있는 소위 한국적인 말로 단청색이나 오방색 등 민족화라는 내용이 담긴 동양사상의 철학적 사유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특히 한국미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데에는 십장생도를 능가할 화목(畵目)으로서 예술양식이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이론입니다.
 
셋째는 십장생도에 있어서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사상은 장생과 복락을 기원하되 현실의 절박함과 소원하는 바를 해결하고 성취하려는 관렴의 표현체로서 사용해온 청, 적, 황, 백 등 오색구름을 배경으로 한 오방색과 동양사상에서 말하는 오행, 오방위, 계절 그리고 오늘날 미술 치료에서 말하는 채색의 인체와 정신 건강, 그밖의 인간 관심사와 함께 이 그림에는 연계성이 있다는 점이 다른 작품들과도 구별되는 사항입니다. 따라서 이 그림은 보는 감상자로 하여금 기쁨과 즐거움을 제공하며 긍정적이고 가정에 사랑의 분위기를 제공해 주는 점입니다. 뿐만 아니라 개인이나 사회나 국가의 중대 국사에도 왕좌의 뒤편에는 십장생도가 있었습니다. 가령 2005년 APEC 정상회의 때에도 대한민국 부산의 누리마루에서 23개국 최고 정상(대통령이나 국가 원수)들이 회담을 가졌던 회의장 내 대형의 십장생도를 연출해 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K기자: 그렇다면 십장생물(十長生物)은 무엇이며 그 의의와 왜 열 가지의 자연물들을 인간들이 신성시 여겼는지 이유가 무엇입니까?
 
오래전부터 성스러운 선계의 상징물(해, 달, 소나무, 바위, 불, 노초, 사슴, 학, 물, 구름, 거북이, 잉어, 융통성있게 때로는 대나무, 연, 천도복숭아, 산이 포함되기도 한다.) 이라고 여겨진 것들로 원래 사람은 누구나 할 것 없이 태어나면 죽음을 맞이한다. 그런 숙명에서 벗어나서 젊게 오래 살려는 욕망을 가지게 되고 마침내 이것이 발전되고 확대되어 불노장생의 신이 있다는 선계의 존재를 믿고 그 길을 찾아 그런 경지에 이르기를 바라는 신선 사상과 연결된 이상적인 공간이다. 이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서민들의 원초적인 염원이 투영된 그림이 바로 십장생이다.
십장생이란 해, 산, 바위, 구름, 불노초, 거북, 사슴, 잉어 또는 대나무, 연, 천도복숭아도 포함될 때가 있다. 모두가 환상적인 세계를 재경으로 한 선계(仙界)의 신성사상과 상징물들로 조화롭게 자리하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내용물들을 동양화와 서양화의 기법을 혼용 병합하여 재료나 내용면에서도 기하학적이면서도 구상과 비구상을 때로는 해체와 통합의 미학을 조화 있고도 재미있는 특유의 조형성을 표출코자 하였다. 채색에 있어서는 종래에 많은 사람들이 그려왔던 채색과는 다르지만 본래의 색의 이미지는 살리면서도 화려하고 중량감있는 색의 혁명을 가미시킨 새로운 조형성을 내포한 십장생이라고 감히 밝히고자 합니다.

 
K기자: 십장생의 열가지 내용물에 대하여 개별적인 뜻이 있겠지요.

 
예, 있지요. 개별적인 의미들이 합치되고 통합하여 통일성을 이루면 인간이 원하는 원초적인 염원인 장생복락의 꿈도 이루어지고 다툼이 없이 평화롭고도 건강하게 삶을 사는 꿈이 이루어진다는 종교적인 진리의 신앙이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인간들이 살아감에 있어서 하나의 좌우명처럼 그렇게 믿고 생활하면 뜻이 있는 곳엔 길은 있기 마련이고 자기가 아는 만큼 길이 보이듯이 집안 자주 보이는 곳에 십장생도 그림을 걸어 놓고 생각하면서 기원하면 꼭 꿈은 실현된다고 믿습니다.
여러가지 개별물에 대한 뜻은 별도의 재료와 내용을 참고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또한 본인의 작품에 대한 유명한 평론가들의 평도 별도의 재료로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장인영 작품의 특성

韓民族의 대표적인 민화로서 "十長生圖"에 관한 간단한 小考



1. 십장생의 의미

한민족이 대표적으로 염원(念願)하는 것 가운데 가장 강하게 나타나온 사상은 장생(長生)과 복락(福樂)이 담긴 십장생도(十長生圖)이다.
십장생은 해, 산, 돌, 물, 구름, 소나무, 불로초, 거북, 학, 사슴, 달 등 이 가운데 열 가지의 장생물(長生物)을 말한다. 동양사상에서 십(十)이랑 숫자는 여러가지를 의미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十' 모든 수를 갖추는 기본이 되며, 여기에서 '─'은 동서를 나타내고 '│'은 남북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十"이란 숫자는 사방 즉 동서남북 모든 중앙이 갖추어 짐을 뜻하며, 완전함을 나타낸다. 그러나 실제 십장생도에서 다루고 있는 이 열 가지 장생물에 한정되어 있지 않고, 어떤 경우에는 몇가지가 제외되거나 다른 것으로 대치되기도 한다. 즉, 대나무나 천도복숭아 등이 추가되거나 대체되는 경우로 융통성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십장생도는 회화로서 민화, 자수, 나전칠기, 도자기, 목공예, 철제은입사 등 그밖에도 궁궐이나 민가의 꽃담, 병풍, 혼례복이나 복주머니, 베갯모, 장신구 등에도 십장생도를 사용했다. 가령 창덕궁에 소장되어 있는 기본적인 십장생도에도 대나무와 복숭아가 추가되어 12장생도가 되어 있다. 그밖에도 경복궁, 자경전 굴뚝의 십장생 문양은 대나무, 연꽃, 포도가 추가되었다. 또한 단국대학 석주선 기념민속박물관의 '수십장생 안석침"에는 해와 달이 빠지고 대나무가 구성되어 8생도로 나타나 있다. 그밖에 고려말의 선비 목은(牧隱), 이색(李穡)의 <세화십장생> 시(時)에는 산이 빠지고 대신 대나무가 포함되어 있다. 이밖에도 문헌적 자료는 그 실례가 많다.

2. 십장생도의 사상적 배경

최초의 회화는 석기시대 동굴인의 상상력에서 비롯된 일종의 사냥미술이었다. 생존의 수단으로써 강한 자신감과 공통적인 특징인 토속적인 지고지선의 자기수련이나 풍류나 종교와 같은 유·불·선의 동양 고유 고전사상들이 모두 혼합되어 있다. 이러한 종교형태의 무속적인 사상은 자유 분방함과 절정감으로 하여금 민화적인 서정이 솔직하며 자연스러운 색채로 발산되었다. 현실의 절박함과 소원하는 바를 해결하고 성취하려는 관념의 표현체로서 흔히 사용하여온 색은 청, 적, 황, 녹, 백의 오색구름을 배경으로 시작하 오방색이다. 특히 무신도의 색채관념은 대표적인 오색으로 이것은 오행, 오 방위, 계절, 그리고 인체, 정신 등 인간사의 모든 관심사와 연결되어 있다.
장생도의 기원에 대해서는 정확하게는 알 수 없으나 한국 고유의 무속신앙과 중국에서 내려오는 신선사상이 함께 어우러진 장생복락 사상이다. 장생이란 말은 중국의 신성사상에도 있지만 중국에서는 십장생이란 말은 없다. 또한 장생물들을 지정하여 전체적으로 아울러 지정한 사례도 없다. 그러므로 필자의 생각으로 볼 때 일면 중국의 신선사상(神仙思想)을 소재로 한점은 같으나 구조 자체는 한국의 독창성있는 고유 사상이다. 일본에도 십장생이란 개념은 없다.
이상과 같이 무한한 생명력을 가진 자연이나 인간들이 숭배하여온 거북이나 조류, 나무 등 숭배의 대상으로 여겨온 무속신앙의 수용으로 불로장생력을 가진 숭배의 대상이 된 것은 당연하며 그것을 그림으로 행동화한 십장생도는 한국인의 민간신앙이며 가장 왕성했던 고려말로 부터 조선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행해졌던 것이다.

3. 내용과 성격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 신성사상이 전래되어 불로장생을 강하게 염원해 왔다. 삼국시대의 고분 벽화나 백제시대의 각종 금속&;제품은 물론, 자수 등에도 십장생의 양식화된 문양은 많이 보인다. 따라서 우리 생활주변에는 장생도로 하여금 비현실적이며 초월적이고 이상적인 세계로서 인간 본래의 마음의 본체를 순수하고 정화하면서 평화와 사랑을 나누며 장생복락을 사모하며 동경하고자 하는 사상이다.
오늘날 복잡하고 다원화된 세계에 이 세상을 미워하고 원망할 것이 아니라 언제나 장생도를 감상한다면 스트레스도 쉽게&nbs;풀릴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은 십장생도를 구성하고 있는 장생물의 소재와 그가 담고 있는 의의를 알아본다.


첫째, 해와 달
일찍이 한민족은 해와 달을 하나의 인격신(人格神)으로 여기되 주신(主神)으로 삼았다.해와 달은 항상 그 빛이 영구하듯이 인간의 생명과 인간을 사랑하는 연민의 정도, 의리도, 부부간의 사랑도 변함없기를 기원할 뿐만 아니라 만상의 생명체를 소생시키거나 자양분을 공급하고 온도와 밝고 어둠을 준다. 태양과 달은 과학적으로 크기는 달라도 머무는 곳 쉽도 없이 함께 어우러져 앞으로 때로는 뒤로 다정함을 볼 수 있다.

둘째, 구름(雲)
구름은 비를 내리어 모든 생명체에세 자양분과 성장을 촉진시킨다. 영롱한 오색구름은 오방색의 기원이 되기도 한다.

셋째, 산과 물
산은 모든 생명체의 먹이사슬의 보고이다. 산이라는 그 자체를 산신으로 생각하여 오늘날에도 산신제를 지내는가 하면 큰 나무나 바위는 신령이 있다 하여 신성시 하였다.
물은 모든 생명체의 모체이며 젖줄이다. 수분이 없는 곳에는 어떠한 생명체도 존재할 수 없다. 또한 물은 기체, 고체, 액체로 변화하는 변증법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넷째, 소나무와 대나무 
소나무는 송수천년(松壽千年), 낙낙장송이란 말도 있다. 어려운 여건이나 환경속에서도 천년을 넘게 살다. 그러므로 소나무는 한민족의 수난사와 흡사한 정서적 측면에서 한민족의 상징물로도 여겨왔다. 소나무의 얼켜있는 가지가지들은 연민의 정과도 같고 눈이 쌓인 설송(雪松)의 모습은 백의민족의 의지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나무는 사철 푸른 나무로서 비록 속은 비어 있지만 강하고 유연하다.


다섯째, 바위와 거북이, 사슴
바위는 그 위용함이 대단하고 바위의 지곡의 깊은 곳에서는 뜨거운 불덩어리와 물줄기, 용이 있다고 생각하여 왔다. 바위는 모든 풍화작용이나 번개에도 끄덕없이 버티어 오는 굳굳한 정신이 있다. 
거북이는 중국에서는 용, 봉황, 사슴과 함께 우주창조를 행함에 도와준 신성물로서 3000년을 살며 기이하고도 신령스런 동물로 간주해 왔다.


여섯째, 천도복숭아, 불로초
선도(仙挑), 천도(天挑), 영도(靈挑) 모두 신선이 따서 먹음으로 불로장생한다는 전설이 담겨 있는 과일이다. 이것은 엄청난 고목에만 열리고 3000년에 한번씩 열린다고 한다. 이것은 십장생 속에 포함시키지 않은 경우가 있다. 
불로초는 인간이 가장 소망을 담은 즉 늙지 않고, 병들지 않는 약초로서 주로 사슴이 먹는 것을 제일로 생각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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