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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평론

원로 문인화가 채희규 초대전
관리자 | 조회 2,261

2017-11-20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
 
끊임없이 문인화의 정체성을 견지하면서도 현대미를 추구해오고 있는 원로 문인화가 채희규(85) 작가가 15일부터 한국미술관(서울 인사동) 초대로 전시회를 열고 있다.“문인화는 보이지 않는 정신세계를 그림으로 형상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탄탄한 이론이 바탕이 돼야 문인화 정신이 제대로 묻어나는 작품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채 작가는 많은 것들이 변해가고, 창작 환경도 열악해져 가는 현실에서 더욱 치열하게 작품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고 있다.

열 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 채 작가는 지금껏 추구해온 문인화 정신을 집대성한 작품을 선보인다. 출품작만 200여 점에 이른다. 화목도 사군자를 비롯해 목련, 포도, 연꽃, 비파, 소나무, 조롱박, 파초 등 문인화의 전통적 오브제를 거의 망라했다.

채 작가는 눈에 보이는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반추상의 형태로 표현한다. 눈을 좇지 않고 마음을 좇기 때문이다. “사물의 외적 형태를 중시하기보다 그 물상의 내면세계를 어떻게 화면에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 자문자답하면서 나 자신의 심중을 옮겨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기운을 중시한다. “기(氣)는 문인화에서 핵을 이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는 생성소멸을 운행하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미술관 이홍연 관장은 “청오 작품을 감상하노라면 인생의 희로애락과 온갖 풍상을 묵묵히 견뎌내고 그림으로 말하는 노화백의 웅변을 마음으로 들을 수 있다. 바람이 불어오는 풍죽의 올곧음, 가녀린 여인의 머릿결 같은 난초의 창백함, 지는 가을의 쓸쓸함을 이겨내는 국화의 도도함, 봄을 재촉하는 목련의 소담스러움, 맑은 향기를 전하는 연꽃의 청아함 등 청오의 철학 또한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릴 적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붓글씨로 휘호하는 모습을 어깨너머로 익힌 채 작가는 초교 4학년 때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잘 썼다’는 칭찬을 들은 후 본격적으로 붓을 잡은 후 오늘날까지 70여 년간 붓을 놓지 않고 있다. 문인화 강의와 후진 양성 등 영남문인화의 맥을 전수하는 한편 석재 서병오 현창 사업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02)720-1161.최재수 기자 bio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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