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문인화가 채희규 선생<사진>이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의 초대를 받았다. 15일부터 한국미술관에서 20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대구의 문인화가가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대규모 전시를 갖기는 처음이다. 문인화에 대한 작가의 진정성과 작품성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작가는 “문인화는 보이지 않는 정신세계를 그림으로 형상화하는 것이다. 탄탄한 이론이 바탕이 돼야 문인화 정신이 제대로 묻어나는 작품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85세의 나이에도 문인화에 대한 열정으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문화센터와 여성회관에서 문인화 강의는 물론 청오서화연구원을 운영하며 후진도 양성하고 있다. 석재 서병오기념사업회 부회장으로 석재 현창 사업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구시 서예대전 초대작가상, 대한민국 정수서예문인화대전 초대작가상, 대한민국 미술인상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가는 영남 문인화의 맥을 잇는다. 석재 서병오 선생과 죽농 서동균 선생, 천석 박근술 선생의 필의를 계승했다. 박근술 선생의 문하에 있을 당시 1만장의 화선지를 가져다 놓고 하루 13시간씩 붓을 잡을 정도로 문인화에 정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영남 문인화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현대성과 상징성이 담긴 독창적인 화풍으로 문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0번째 개인전인 한국미술관에서의 전시는 작가의 작품을 총체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화목도 사군자를 비롯해 목련, 포도, 연꽃, 비파, 소나무, 조롱박, 파초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8곡 소나무 병풍 등 대작도 4점 포함됐다.
정태수 한국서예사연구소장은 “작가의 이번 전시는 반세기에 가까운 필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며 “눈에 보이는 사군자와 각종 식물, 꽃 등을 실재하는 소재의 형상에서 벗어나 자유분방하게 작가의 조형의지를 반영시켰다. 청윤하고 간결하며 필요없는 부분을 떼어낸 일필의 문인화 정신이 깃들었다”고 평가했다.
작가는 “강의와 작품 활동을 통해 끊임없이 문인화를 연구해왔다. 이번 전시는 지나온 모습을 살펴보는 좋은 기회이다. 작업을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21일까지. 010-3814-4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