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吾 蔡熙圭 先生 招請展에 즈음하여
韓國美術館 館長李 洪 淵
금번 한국미술관에서는 원로작가 靑吾 蔡熙圭 先生을 초청하여 先生의 文人畵展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영남 문인화의 거두이신 靑吾 先生께서 한국미술관의 초청에 흔쾌히 응해주셔서 이처럼 좋은 전시회를 열게 되었음은, 우리 미술관으로서는 참으로 영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랜 세월 준비하고 연찬하신 작품들을 전시회를 통해 발표하심으로써 많은 후배후학들에게 귀감이 되어주시는 靑吾 先生 의 노력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아울러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靑吾 先生을 한 단어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저는 溫和함이라고 하겠습니다. 외면적인 풍모로나 인품에 서 비롯된 음성으로나 또한 일거수일투족 행동거지로나 모든 이들에게 편안함을 느끼게 하시기에 그렇 습니다. 매사에 빈틈없으신 성품임에도 불구하고 인자한 마음 쓰심으로 많은 이들이 존경하며 따르고 있음은 先生의 고매한 인품을 충분히 증명한다고 할 것입니다. 이번 招請展에 전시될 작품들의 畵材는 梅蘭菊竹의 사군자뿐만 아니라 소나무, 연꽃, 포도, 목련, 등꽃, 비파, 파초, 모란, 조롱박 등 문인화의 전통적 오브제(objet)를 거의 망라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입니다.
또한 작품의 크기 면에서 살펴보면 감상자들이 편안히 다가갈 수 있는 小品으로부터 일반대중 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大作들이 전시될 것입니다. 섬세하고 소박한가 하면 한편 웅혼하고 강렬한 200 여 점의 작품들……. 이들을 감상하노라면, 인생의 희로애락과 온갖 풍상을 묵묵히 견디어내고 그 림으로 말씀하시는 老畵伯의 雄辯을 마음으로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바람이 불어오는 풍죽의 올곧음, 가녀린 여인의 머릿결 같은 난초의 창백함, 지는 가을의 쓸쓸함을 이겨내는 국화의 도도함, 봄을 재촉 하는 목련의 소담스러움, 맑은 향기를 전하는 연꽃의 청아함 등등 先生의 哲學 또한 배울 수 있을 것입 니다.
어느 것도 그냥 스치고 지나칠 수 없는 先生의 역작들은 한 작품 한 작품마다 감상자 여러분에게 각각의 感興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무한경쟁의 시대, 진정한 스승이 필요한 이때, 靑吾 先生이 작품을 통해 전해 주시는 말씀을 통해 지난 날을 되돌아보시고, 그를 통해 삶의 여유를 회복하시길 희망해봅니다. 끝으로 先生의 건승하심과 예술 적 성취가 중단 없이 계속 되길 바라며 초청의 인사에 대신합니다.
2017년 11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