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같이 굴러가는 낙엽>
마지막 남은 육신의 풍화를 위해
바람은 그들 생명의 태반으로부터
휙 추락한다.
머뭇거리지 않고
반항 없이
오그라든 잎맥마저 산산이 분해하려는
도전.
달리는 차도에
바람보다 더 빨리
세월보다 더 느리게
저토록 가열 차게 어디로 굴러 가는가.
생명의 끈을 다 놓아버리고도
저토록 기쁜 마음으로
풍화를 향해 내던진 몸의 향연.
허무를 생명으로 되돌려 놓는
그 엄숙한 열망, 거룩한 순리.
바람보다 더 빨리
때론 바람보다 더 느리게
생명이 또 다른 생명으로
진화할 수 있는 불꽃.
눈이 되어 내려앉는 이 깊어가는
늦가을 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