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상규 교수의 사이버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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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    업데이트: 12-08-31 13:07

사이버서재

<불꽃같이 굴러가는 낙엽>
아트코리아 | 조회 844

<불꽃같이 굴러가는 낙엽>

 

마지막 남은 육신의 풍화를 위해
바람은 그들 생명의 태반으로부터
휙 추락한다.
머뭇거리지 않고
반항 없이

오그라든 잎맥마저 산산이 분해하려는
도전.
달리는 차도에
바람보다 더 빨리
세월보다 더 느리게
저토록 가열 차게 어디로 굴러 가는가.

생명의 끈을 다 놓아버리고도
저토록 기쁜 마음으로
풍화를 향해 내던진 몸의 향연.
허무를 생명으로 되돌려 놓는
그 엄숙한 열망, 거룩한 순리.

바람보다 더 빨리
때론 바람보다 더 느리게
생명이 또 다른 생명으로
진화할 수 있는 불꽃.
눈이 되어 내려앉는 이 깊어가는
늦가을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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