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오이꽃 같은(-지영에게)
강문숙
아이야, 먼데서 들리는
네 목소리가 오늘은 오이꽃 같구나.
아스라이 멀어서 인듯,
어쩌면 내 귓바퀴를 타고 굴러내리듯
푸른 종소리처럼 오래 울리는구나.
초여름 이른 아침 달려오는
네 발소리가 조약돌 같구나.
어느 깊은 계곡을 건너오는 듯,
어쩌면, 먼 바다를 향해 달려가는 듯
네 동그란 발꿈치에서 구르는구나.
아이야 너를 보면
산 너머 사는 어머니가 생각나고
너를 만지면, 손끝에서부터 환하게
수천 개의 등불이 켜지는구나.
너를 부르면, 내 마음이 먼저 달려가고,
나의 소망 중의 푸른 영혼인 너는
멈출 수 없는 나의 노래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