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21    업데이트: 15-04-16 14:20

작 품 방

오월, 오이꽃 같은(-지영에게)|
강문숙 | 조회 1,004

 

오월, 오이꽃 같은(-지영에게)|

 

                                       강문숙

 

아이야, 먼데서 들리는

네 목소리가 오늘은 오이꽃 같구나.

아스라이 멀어서 인듯,

어쩌면 내 귓바퀴를 타고 굴러내리듯

푸른 종소리처럼 오래 울리는구나.

 

초여름 이른 아침 달려오는

네 발소리가 조약돌 같구나.

어느 깊은 계곡을 건너오는 듯,

어쩌면, 먼 바다를 향해 달려가는 듯

네 동그란 발꿈치에서 구르는구나.

 

아이야 너를 보면

산 너머 사는 어머니가 생각나고

너를 만지면, 손끝에서부터 환하게

수천 개의 등불이 켜지는구나.

너를 부르면, 내 마음이 먼저 달려가고,

나의 소망 중의 푸른 영혼인 너는

멈출 수 없는 나의 노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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