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70    업데이트: 24-01-17 11:10

위기의 꽃

자라풀
정숙 | 조회 971

우포늪에서 가져온 자라풀이 꽃을 피웠다
하얀 꽃 이파리 셋이 우산을 펴 들고
새들새들 두 송이나 피웠다
아기 공룡이 하얀 치마 나풀거리는 어린 계집애랑
죽담에 서서 나를 멀거이 보고 있었다
벗기 시작했다
꼬질꼬질 때묻고 끈 주렁 달리고
어깨죽지 심 많이 들어간 옷부터
나부시 벗고 있었다
우르르쾅!
공룡들이 우레를 앞세워 달려오고 있었다
맨 몸이 어느새 처녀림을 헤매고 있었다

굵은 빗방울이 세맨 바닥을 후벼파면서
TV 아침마당에는
지 핏줄을 찾아온 한 입양 소녀가 울고 있었다

-이다이 가 이라 녀곤[보현십원가]
이다지 큰 원을 세우고 나아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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