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    업데이트: 18-04-13 14:27

언론&평론

몸. 그 아름다움‧생명력과 휴머니티(시인 이태수)
관리자 | 조회 907
몸. 그 아름다움‧생명력과 휴머니티
-최명희의 그림들
 
 
최명희는 문학적 감성이 빼어난 서양화가이다. 하지만 그의 그 감성은 그림에 그대로 드러나기보다 캔버스에 무르녹아 ‘회와의 언어’로 완전히 변용되어 나타난다. 그가 이 길을 뒤늦게 출발했으면서도 작품의 완성도가 높고 세련되며 개성이 두드러지는 까닭도 이같은 재능과 역량에 힘입고 있음이 분명하다.
 
최명희의 그림들이 돋보이는 가장 근본적인 미덕은 ‘인간을 향한 따스한 가슴열기’에 있는 것 같다. 인간에 대한 사랑과 연민은 그의 마음이 가 닿는 대상의 ‘아름다움’과 풋풋하고 신비한 ‘생명력’ 돋우어 내기에 주어지고, 그것의 극대화를 통한 휴머니티의 구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마음은 언제나 너무나 자연스럽게 인간을 향해 열려있다. 또한 그 배경에는 역시 아름다움과 생명력의 한 상징이나 기호처럼 보이는 꽃이 빈번하게 자리 잡기도 한다. 다시 말하자면 작가의 마음은 한결같이 아름다움과 풋풋하고 신비한 생명력 ᄄᅠᆼᅟᅩᆯ리기에 주어지고, 그 적극적이고 가장 직접적인 대상으로 인물(때로는 꽃과 함께)이 선택되고 있으며, 모든 허울을 벗어 던져 버렸으므로 원초적인 아름다움과 생명력이 극대화되기도 하는 ‘누드’가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명희는 인물화나 누드를 통해 대상의 외양만 그리는데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인물이나 누드가 거느리고 있는 ‘깊숙한 이면’과 그것을 향해 열려 있거나 동질성을 뿌리로하는 ‘자신의 심상 풍경’을 따스하게 또는 뜨겁게 형상화하는 미덕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 점이 그의 그림을 범상하기 않게 만들고 견인력이 증폭되는 동력이 되고있는지 모른다.
 
피상적으로 보면 그의 인물화나 누드는 언뜻 개성이나 특성이 두드러지지 않는 ‘사실’로 읽힐는지도 모른다.그러나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대상을 충실하게 그리는 사실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재현하는 차원에 머물지 않고 그 같은 외양속에 은밀하게 주관적인 시각을 개입시키고 있으며 오히려 그런 오소들이 강조되어 다가온다.
 
대상과의 친화의 공간을 시적인 분위기로 형상화하는 듯한 그의 대부분의 그림들은 우선 그 외양의 못브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도 일단은 눈길을 끈다. 하지만 그간은 작품의 완성도 위에 대상의 특성이나 인상에 빗대어 자신의 내면세계를 떠올리고 이성으로 통어된 서정적 자아를 곁들여 보여주기 떄문에 더해진다는 이야기가 되는 셈이다.
 
다시 한 번 짚어보지만 최명희의 구성회화들은 작가의 마음이 가 닿는 대상의 인상들을 기록하는 한편 작가의 내면이나 정신을 물들이고 있는 심상 풍경들을 재구성해 보인다고 해야 마땅하리라고 본다. 더구나 때로는 밝고 맑음을 넘어서서 ‘어떤 강렬함’까지 내비치는 경우도 있어 이 작가가 삶과 인간을 향한 사랑과 연민이 얼마나 두터운가도 느끼게 된다.꿈의 세계에 이르는 몸짓이나 기구 같은 빛깔을 환상적으로 그려 보이는 작품들도 눈에 띄지만, 그보다는 인간을 향한 내면의 뜨거움 같은 것을 직감케 하는 작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같이 강렬한 생명력을 안으로 다스리면서 삶을 깊이 끌어안으려는 치열함을 거느리고 있는 최명희의 그림에는 캔버스에 잡힌 대상들이 하나같이 정지태로 묵여 있지 않고 살아서 꿈틀거리는 느낌을 안겨주는 점도 ‘생동하는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가능성이 아직은 큰 몫으로 남아있는 이 작가의 ‘밝고 및나는 내일’을 지켜보고 싶다.
 
이태수 _ 시인,매일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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