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수묵화의 토양展
청포도 익어가는 7월 중순에 영남을 대표하는 수묵화가들이 열작한 수묵풍경화을 만나게 되어 기쁨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수묵그림 중에서도 “수묵풍경화”인가 봅니다.
호남의 남종화(南宗畵)는 탄탄한 반석위에 자리 잡은 채 전통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호남의 남종화단(南宗畵壇)과는 달리 영남의 전통회화는 상대적으로 척박한 토양에 그 뿌리가 약한 것이 현실입니다. 때문에, 황무지를 일구는 마음으로 영남 수묵화의 진흥에 나선 일군(一群)의 작가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이러한 전시의 가치는 대구 수묵화단의 역사이자 미술사에 남을 사료(
작금(昨今)을 서구화된 조형미학에 매몰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뚜렷한 경향이나 개성은 물론, 전통 조차 지키지 못하는 혼재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전통을 수구(守舊)한다든가, 전통을 초월해야 한다는 강박증보다는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노력“ 이 필요합니다.
장자는 죽음까지도 포함한 자연의 모든 변화를 받아들이고자 했습니다. 수묵 풍경화의 작업은 자연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구도적(求道的)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전국을 대표하는 11명의 초대작가와 34명의 영남지역의 수묵화가들로 구성된 45명의 작품이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장을 빛 낼 것이라 확신합니다.
2013. 5.
(사)한국미술협회 대구광역시지회장 박 병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