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사진

-화산-

 

중국의 명산 오악 중 서악(西岳)

화강암 덩어리가 산군을 이룬 곳

구름바다 위로 우뚝 솟은 거대한 다섯 봉우리가

꽃송이를 닮았다는 화산(華山 2,160m)

 

정으로 쪼아 만든 가파른 바위 계단

험하고 무서운 천 길 낭떠러지 바위 능선

한길로만 통한다는 12km 좁고 기다란 계단 길

더운 여름날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가고 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서봉 가는 바위 길

철 난간에 매여 있는 수많은 붉은 매듭과 자물쇠가 눈에 뜨인다.

 

소원을 빌었던 붉은 매듭들은

지금은 엉켜 붙어서 이루지 못한 욕망처럼 바람에 몸부림친다.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던 자물쇠는

헤어진 연인들의 안타까운 집착처럼 쇠줄에 매달려 녹슬고 있다.

 

그렇지만 하늘 아래까지 올라와 지금도

붉은 매듭을 매고 자물쇠를 잠그고 있는 저 사람들을 위해

오늘은 두 손 모아 함께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