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로(旅路)-
나무가지마다 흰 눈 가득 품은 겨울산
차가운 얼음바람이 산 아래로 쓸어 내린다.
유난히 춥고 눈이 많이 내린 이 곳 天山에서
서러운 감동과 애처러움이 몰려온다.
하얀 입김 몰아쉬고 선한 눈 껌뻑거리며
한 무리의 말떼가 저 멀리 지나간다.
목동도 보이지 않는다.
너희들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사슴만 목이 길어 슬픈 짐승이 아니로구나.
따뜻한 햇살로 위안을 받고
긴 기다림을 배우는 이 계절이 끝나면,
그리고 새싹이 나고 개나리 진달래 피면,
너희들은 어디서 무엇을 할꼬...
또 다시
대지를 거침없이 달리고 있으려나...
멋진 근육과 넘치는 힘을 볼 수는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