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노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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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67    업데이트: 14-02-20 15:52

작품방

링거병 치켜든
노현수 | 조회 2,717
링거병 치켜든


좌판에 한 무더기씩 놓여 시들어가는 나물,
저 푸른 몸들,
반나절 넘도록 누구 하나 시든 햇살 값을 물어보지 않는다
연신 햇볕과 바람 사이로
물을 뿌려대지만 등 굽은 할머니는 나물보다 더 목이 탄다
링거병 치켜든 환자 같은 나물들,
홍시처럼 물커덩 하루해 떨어지면
비틀 시들고 마른 침묵처럼 남은 나물들 이고
가는 등 굽은 할머니는 말없이 밤보다 더 무거운 어둠을 밟으며 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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