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노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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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67    업데이트: 14-02-20 15:52

작품방

알약
노현수 | 조회 2,149

알약

   

삼월의 어느 수요일, 바람 불고 누런 눈 날려 아, 입 벌리기 시작한 베고니아 꽃 잎 헐어낸다 창밖으로 이름 알 수없는 새 한 마리 수직으로 떨어진다 짓문드러진 뭉툭한 발가락 같은 맥문동 뿌리 얇은 잎 사이로 알약을 뿌린다 점점 몸 움츠려드는 늦은 이 시간 도시의 사람들처럼 알갱이들 어두운 맥문동 귀 속으로 들어가는지, 밤은 주검처럼 고요하고, 맥문동은 갓 넣은 부장품처럼 빨갛고 노란 색색깔의 알약을 제 몸에 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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