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5    업데이트: 25-02-04 15:47

유배시편

씹는다, 씹어 세상의 질긴 것들을 -유배 시편 67 [숨바꼭질]
관리자 | 조회 326
씹는다, 씹어 세상의 질긴 것들을
-유배 시편 67 [숨바꼭질]
 
1.
살결 야들야들 연하다 가끔 씹히는 힘줄 오히려 반갑다
모처럼 친정에서 뜯어온 상추쌈에 쇠고기 부채살 한 점 넣어
씹는다 씹을수록 살맛이 참기름과 섞여 달큰 고소하다 그런데
 
육즙은 쩝쩝거리며 왜 내 모습 비춰주는가 어른들께 그에게
또는 가까운 이들에게 이처럼 온 몸 다 바쳐 내 단맛 내어준
적 있는가 가끔 거칠게 씹히도록 성깔 맛 한번 보여준 적 있는가
은근히 따져 물으며
 
2.
물에 물 탄 듯 뻣뻣하고 싱겁기만 했던 나를 야무지게 씹는다
늘 적당히 구렁이 담 넘어 가기만 기다리던 거울 속 내 비겁을
쨍! 째쟁! 깨뜨린다
 
그러나 눈치만 키운 그는 결코 혼자 죽지 않는다 얼른 세포
분열하면서 제 몸 조각들 양심 뒷면에 꼭, 꼭 숨겨두고 떠난다
언제 끝날 것인가 숨 막히는 이 세상살이 숨바꼭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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