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을 품다 – 목우(木愚)김일환 열며
이번 나의 작품전은 우리민족의 한(恨)을 주제로 하여 큰 틀에서 아리랑에 그 의미를 두고자 한다. 한이 곧 어떤 바람이고 이 바람이라는 희망의 끈을 맺힘이 아닌 화해로 용해하고 응어리를 풀어나가는 한 방법으로 나무를 선택하였다. 오늘날에도 마을 어귀나 뒷산에 자리하고 있는 당산나무는 신목(神木)으로 아주 먼 선조 때부터 후대에 이르기까지 마을을 지켜보며 마을의 안위를 보살펴 왔던 마을의 수호신이었다. 우리는 농경민족의 후예로 자연의 섭리를 존중하며 자연과 더불어 공존하는 경천애인(敬天愛人) 사상으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왔다. 오늘날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이며 그 뿌리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물음에 우리의 오랜 정서 속에 녹아있는 한에서 찾고자 한다. 한(恨)은 밝음이고 깨달음이다. 그래서 우리민족은 한을 얻고자 수행과 고난을 마다하지 않았고 어디에 간들 어디에서 살든지 한을 노래하였으며 한을 찾아 인고의 세월을 견뎌왔던 것이다. 견디어 온 세월만큼 또 한이 쌓이고 맺혀서 한 많은 세월을 살아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한을 나무들의 모습으로 표현해 보고자 했다. 그리하여 나무가 품고 있는 여러 이미지를 어떤 상황적인 설정을 부여하여 상징화하였다. 그리고 배경처리를 같은 색조의 파스텔톤을 사용하여 나무의 모습을 드로잉 하듯 단숨에 그려 선이 갖는 감성적인 면을 극대화하여 표현 하였다.
2018. 10월
목우(木愚) 김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