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하청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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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20    업데이트: 15-12-09 11:24

동시

여름날 숲 속에서
아트코리아 | 조회 2,394

여름날 숲 속에서

                              -하청호-

 

 

 

여름날 숲 속에서

크고 우람한 나무 밑둥치를 보며

아버지의 다리를 생각한다

어린 나를 업고

냇물을 건널 때의 아버지의 다리

세찬 물살을 헤치며

내가 갈 수 없는 곳으로

데려다 준 아버지의 다리

거름을 져 나르며

우리 집의 생활을 짊어진 아버지의 다리

내가 이 세상을 잘 건너가라고

크고 튼튼하게 다리를 놓아 준

아버지의 다리

나는 여름날 숲 속에서

내 아버지 다리같이 이 땅에 굳건히

뿌리를 내린

푸르른 나무를 본다.

 

* 초등학교 국어 6-1/수록 작품 (2011년 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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