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어머니의 오줌 값
-하청호-
뒷밭 가장자리에
커다란 대추나무 한 그루가 있었네
거동이 불편해진
늙은 어머니가
소피를 본 요강을 대추나무 주위에
비우라고 했네
햇살 좋은 가을날이었네
대추나무는
여름 내내 노래를 불러준
새들에게 잘 익은 대추를 주고
함께 있어준 대추 속 벌레들에게도
아낌없이 나누어 주었네
그런데 나에겐
늙은 어머니의 오줌 값으로
몇 됫박 잘 익은 대추를 주었다.
참 비싼 오줌 값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