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익 초대展
“빛의 풍경”
옛길-봄의정원 I_162x65cm_Oil on Canvas_2011
장은선 갤러리
2011. 12. 14 (수) ▶ 2011. 12. 23 (금)
Reception : 2011. 12. 14 (수) PM 4:00~6:00
서울 종로구 경운동 66-11 | T. 02-730-3533
옛길-봄의정원 IV_130.3x80.3cm_Oil on Canvas_2011
서양화가 조재익 선생은 두툼한 질감의 그림을 그린다. 수행자의 공력처럼 보이는 치열함이 묻어 나오는 작품들은 오랜 시간을 들여 작품을 완성한 작가의 노고가 돋보인다. 물감의 두께를 올리면서 작가는 어릴 적부터 저장해두었던 감수성을 조금씩 풀어놓고 오랜 시간 많은 것을 보며 느꼈던 감정이 켜켜이 쌓여 자신의 존재를 이루었다는 자각을 보여준다.
평범하게 보이는 풍경에 이질적으로 보이는 구조물은 작가가 수행 기간 중 인도나 태국, 미얀마 등 불교성지에서 본 것들이다. 화려하면서도 빛을 품은 자연 풍경 속에 오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사물들은 지나간 응축된 시간과 계절을 보여주며 시간의 풍경을 말해준다. 단순한 풍경이 아닌 시간의 틀과 흔적을 함께 공존 시킴으로 존재의 무상함을 보여준다. 이처럼 작품에 무게 있는 생각을 담아낼 수 있는 것은 미술의 본질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정면으로 돌파하려고 시도한 작가의 용기 덕분이다.
작가는 본인의 그림을 통하여 관객과 빛으로 소통하기를 원한다. 시간의 흐름에 대한 무상함을 담았지만 반대로 또 찬란한 시간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듯한 작품은 실제로도 따뜻한 빛을 품고 있다. 작가의 추억과 고민의 흔적을 담은 작품들은 공간과 사물과 빛, 공간이 하나가 된 세계이며 우리들에게 생동감을 전해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빛을 품고 있는 작가의 따뜻한 신작 20여점을 선보인다.
옛길-빛의정원 I_100x65cm_Oil on Canvas_2011
조재익 선생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같은 과 동 대학원을 졸업.
12회의 개인전과 60여 회가 넘는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고 MBC 미술대전 특선 및 입선 3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및 입선 5회, 동아미술제 특선 및 입선 2회, 중앙미술대전 입선의 수상경력과 터키 한국총영사관, 헝가리 한국대사관, 체코 한국대사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및 오리진회화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작가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옛길-빛의정원 II_100x65cm_Oil on Canvas_2011
2011년 개인전에 부치는 짧은 생각
I.
나는 이 그림을 보는 당신이 스스로가 빛임을 알기를 바란다. 또는 공간과 사물들, 질료와 행위 그리고 당신이 빛과 하나 되어 있음을 보기를 바란다. 아무것에도 오염되지 않은 당신 그 자체. 빛인 당신이, 당신이 보고 있는 그림-산과 오두막, 정원, 꽃들-을 비춘다. 화가의 빛이 당신이 보고 있는 산을 비추고 당신이 그 산을 비춘다. 당신과 나는 하나다. 그림 속에서 또는 밖에서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만났다.
II.
미얀마의 수행승 시절, 그곳의 겨울은 유난히 안개가 많고 짙어 마을로 탁발을 나가면 앞선 스님들과 길옆 맨발로 서서 밥을 준비해 기다리고 있던 마을 사람들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뜨거운 밥의 김과 안개와 앞선 도반 스님의 뒷모습이 한 덩어리가 되어 마치 비현실적인 풍경 속에 있는 듯 아득한 느낌이 들곤 했었다. 희미한 야자수, 긴 대나무 끝에 두레박이 달린 우물가, 이웃 절에서 나온 분홍색 가사의 나이 어린 시얄리들, 어슬렁거리는 개, 인도계 소녀, 할머니들 그리고 자비송의 음률까지도 그러한 분위기에 일조하는 것이었다. 처소로 돌아올 때쯤이면 태양이 희뿌옇게 보이기 시작하고 서서히 주변이 드러나기 시작할 무렵, 안개 속 숨죽이고 있다가 갑자기 깨어난 것처럼 분주하고 소란스러운 느낌이 마을과 숲과 밭에서 일기 시작하고, 안개 물방울 하나하나, 야자수 잎, 밭의 작물들과 사람들마저 생기를 띄고 살아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삼단 도시락을 들고 출근하는 런던시가렛 공장 아가씨들과 자전거 행렬과 오가는 사람들도. 그 아름다운 광경에 매료되어 뒤따르던 스님에게 탁발 시 침묵해야 하는 규칙을 깨고, ‘정말 아름답다’고, ‘이런 것들을 뒷날 꼭 그려보고 싶다’고 말을 걸곤 했다. 사물과 빛, 공간이 하나 된 세계 그리고 생동감.
III.
귀국하여 몇 년이 지났다. 막연한 생각 속의 그것은 좀 더 숙성되길 기다린 것 같다. 이제 그것의 가능성을 조금 본다. 내 그림에서 빛이 느껴지기를 소망한다.
옛길-은자의 오두막 II_130.3x80.3cm_Oil on Canvas_2011
[작품설명]
그림을 조금 유심히 보고 있으면, 편한 만큼 가벼운 그림은 아니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어려운 얘기를 이해하기 쉽게 말하고 있는 그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깊은 생각을 담았다는 말이다. 어떤 생각일까.
우선 수행자의 공력처럼 보이는 치열함이 묻어나온다. 두툼한 질감에서 보인다. 오랜 시간을 들여 작품을 만들었다는 얘기다. 물감의 두께를 올리면서 작가는 어릴 적부터 저장해두었던 감수성을 조금씩 풀어놓았을 것이다. 오랜 시간 많은 것을 보며 느꼈던 감정이 켜켜이 쌓여 자신의 존재를 이루었다는 자각을 보여주려는 의도다.
결국 그가 아름다운 풍경화를 통해 정작 얘기하려는 것은 존재의 문제인 것이다. 이런 생각은 다소 이질적으로 보이는 자연 풍경과 구조물의 어색한 조화에서 눈치 챌 수 있다. 그림에 등장하는 구조물들은 작가가 수행 기간 중 인도나 태국, 미얀마 등 불교성지에서 본 것들이라고 한다. 오랜 세월을 담은 흔적들인 셈이다. 풍화된 탑이거나 부서진 사원의 잔해들이다. 그래서 단색조로 처리하고 있다. 세월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이에 비해 한 철을 살아가는 꽃이나 나무, 풀들은 화려하고 다채로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구조물로 표현된 응축된 시간과 계절의 순환을 따라 스러지는 시간을 풍경의 틀 속에 대비시켜 존재의 무상함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조재익 풍경이 보여주는 이질적인 정서에서 이런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평범하게 보이는 풍경에다 이처럼 무게 있는 생각을 담아낼 수 있는 것은 미술의 본질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정면으로 돌파하려고 시도한 작가의 용기 덕분이다.
[※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155호에 실린 전준엽의 글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옛길-은자의 오두막 IV_130.3x80.3cm_Oil on Canvas_2011
■ 조재익 (Cho, Jae-Ik)
학력 | 1982 마산고등학교 졸업 | 1991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 1993 홍익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 2011 제12회 개인전 장은선 갤러리 (서울) | 2010 제11회 개인전 세종갤러리 (서울) | 2009 제10회 개인전 장은선 갤러리 (서울) | 1992~2006 개인전 9회
단체전 | 1990~2011 60여회
수상 | MBC 미술대전 특선 및 입선 3회 |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및 입선 5회 | 동아미술제 특선 및 입선 2회 | 중앙미술대전 입선
작품 소장 | 터키 한국총영사관 | 헝가리 한국대사관 | 체코 한국대사관
현재 | 한국미술협회 및 오리진회화협회 회원